미국 팝 문화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테일러 스위프트가 카멀라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해 수백만의 스위프티(스위프트의 열렬 팬)들이 해리스에 한 표를 던지게 만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린 킴(29)은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다섯 차례 공연에 모두 다녀올 정도로 열성 팬이다. 그녀는 스위프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히기 몇 주 전,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설 생각을 밝힌 직후부터 하루 14시간씩 동료 스위프티들에게 온라인으로 해리스를 찍으라고 설득하는 데 쓰고 있다. 해리스를 지지하는 다른 메가 팬들과 함께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어 밈(meme)과 몽타주, 뉴스 레터를 만들어 해리스의 대선 승리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영국 BBC는 14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방송으로 소셜미디어 움직임이 미국 대선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가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 흐름의 맨 앞에 스위프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프티스 포(for) 카멀라'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킴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으며 해리스야 말로 “우리의 권리, 우리 친구들과 우리 가족들의 권리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는 35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정치적 연륜을 쌓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기부를 시작해 16만 5000 달러를 모았다.
이전에는 정치 캠프에 참여한 적이 없다는 킴은 모든 참가자들이 각자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들은 전석 매진된 에라스 투어 티켓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조언하거나 스위프트의 서명이 담긴 머천다이즈 상품을 경매한다든지 등의 '기술'을 걸어 투표 참여와 선거판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스위프티스 포 카멀라'는 자원봉사 조직이며 독립적인 조직이지만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고 했다. 킴은 “당신이 예상하는 것보다 놀랍게도 훨씬 일상적으로" 대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세상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진다고 했다. 그녀는 "캠프 쪽은 자원봉사자 등록 같은 절차를 돕기도 하고 우리가 자원봉사자 훈련을 조직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적 교류 뿐만아니라 문자와 폰뱅킹 기법 같은 것도 공유한다.
“우리가 요청할 수 있다. 우리가 카멀라 옆에 더그(카멀라의 남편)가 서 있는 사진이 필요하면 '그가 준 보물 내봐'라고 농담하면 되는 격이다.”
BBC는 해리스 캠프에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온라인 세상은 양측 캠프의 주요 전장이 됐다. 지지자들이 만든 밈과 동영상이 유료 광고보다 젊고 선거 참여 경험이 없는 유권자에게 훨씬 효과적이며 한결 정통한 것으로 여겨진다.
스위프티들이란 군대는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구축한 아주 활동적인 팬덤과 맞서는 무기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에 대한 밈과 사진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능력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테크 재벌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 선언은 머스크에 헌신하는 팔로워 군대가 X에서 트럼프 팬덤을 따라 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피드 톱을 계속 지키고 있다. 하지만 반작용도 따른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최근 한 밈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는데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한 것처럼 인공지능(AI)이 합성한 사진이었다. 스위프트는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힌 포스트에다 그런 오도된 이미지 때문에 자신이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포스트에는 1070만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킴은 해리스가 바라는 대로 유권자 등록 활동이 눈에 띄게 늘었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도 엄청 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스위프트들이 자신의 단체에 뛰어드는 데 "엄청난 사기 진작"이 됐다고 덧붙였다.
스위프트의 온라인 지지자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든 그녀에게 헌신적인 것으로 악명 높아 그녀의 적들로 비치는 이들에겐 상당히 위협적으로 비칠 수 있다. 해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괴롭히는 글을 퍼뜨리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 킴은 이미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들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고 했다. 상대를 존중하고 혐오를 멀리하는 방식으로 전문성 있게 움직일 것이라고 킴은 다짐했다.
물론 스위프티 중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도 있다. '스위프티스 포 트럼프' 계정도 만들어져 있다. 현재 이들의 팔로워는 '스위프티스 포 카멀라'보다 적은 숫자다. 이들 가운데 몇몇은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에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킴은 가능한 많은 유권자에 접촉해 스위프트를 아끼는 마음으로 해리스 지지란 공통 분모를 찾겠다고 했다.
“우리는 누구라도 고립됐거나 소외됐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그녀는 "자신이 느끼고 믿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정치적 믿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 깨달은 보수적인 여성들에 접근하는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스위프티들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 그룹은 틱톡에다 수십만 갈래의 견해를 쏟아내는데 미국에 사는 유권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미 해리스를 찍겠다고 마음을 잡은 이들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선거든 한 손으로도 꼽히지 않는 주에서 결정적인 승부가 갈리고 몇십만 표가 승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해서 어떤 식으로든 유권자 등록을 늘리고 유권자가 투표소에 나타나도록 독려해야 하는 것이다. 스위프트 팬들의 다수는 젊은 유권자로 투표소에까지 끌고 가기 어려운 이들이란 역사를 갖고 있다. 해서 반대로 얘기하면 차지하면 이득이 될 여지가 많다.
킴은 스위프티들과 그들의 소셜미디어 노하우가 비밀병기라고 생각한다. “꿈에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곤 상상하지도 못했다. 우리는 많은 순간들을 보냈는데 한 발 물러섰다가이런 일도 겪었다. 내 생각에 우리는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진짜 멋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