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구조 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보장되는 ‘공무원’ 직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9일 행정자치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7급 공무원 지원경쟁률이 135대 1이나 됐고, 전산직의 경우는 370대 1에 달했다. 이는 2000년 79대 1, 2001년 78대 1, 2002년 88대 1, 2003년 99.3대 1인 것과 비교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것.
공무원직 인기는 사무, 기능직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중순 광주광역시 북구청에서 실시한 환경미화원 10명 공채에 239명이 지원, 2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응시자가 92명(42%)이나 되는 등 지원자의 학력도 높아졌다.
구직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다시 취업을 준비하는 추세다. 최근 인크루트가 직장인 857명을 대상으로 ‘불황으로 인한 퇴사, 취업난 해결책으로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를 준비하고 계십니까?’라고 질문했더니 “그렇다”는 응답은 61%인 525명으로, “아니요”라는 대답(39%)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미혼남녀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결혼상대로 공무원은 인기가 높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www.duonet.com)가 전국의 20세 이상 미혼남녀 2578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배우자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성은 ▲교사(53.1%)와 ▲공무원·공사직(36.8%) 등을, 여성은 ▲공무원·공사직(42%)과 ▲의사·약사(41.2%) 등을 희망한다(복수응답)고 밝혔다.
이처럼 공무원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크루트는 공무원 인기 상승의 이유를 7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종신고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삼팔선(38세 정년), 사오정(45세면 정년), 오륙도(56세까지 다니면 도둑이란 뜻)를 배출하는 일반 기업의 경우 상시 구조조정체제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우는 구조조정의 칼 바람이 비껴가고 있는 유일한 안전지대이다.
둘째, 출퇴근이 정확한 편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겨울철의 경우 5시 퇴근이 대부분이고, 5일제 근무에 따라 공무원 역시 5일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셋째, 노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 갈수록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실적에 따라 개인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기계발이라는 명분 아래 외국어, 자격증 등 직무교육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으며 고강도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공무원은 생존 경쟁이 다소 덜한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시간활용이 가능하다. 하루 24시간이 일의 연속인 직장인의 경우 일 외적인 부분에서 놓치는 삶이 너무나 많다. 가족, 친구, 지인뿐 아니라 건강, 취미 등 일 외의 삶을 즐길 시간이 도대체 없다는 것이다. 밤 늦게 퇴근해 집에 오면 잠자기 바쁘다는 직장인들의 신세타령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다섯째, 수당이 많다. 일반 직장에서는 연봉제의 실시로 각종 수당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명목상 수당이 있지만 연봉을 각 항목에 나눠 맞춘 것 뿐이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우 야근수당, 연구비 등 각종 수당이 따로 나온다.
여섯째, 신분이 보장된다. 특히 신용에 관한 부분은 제도적인 신분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기업 직원 이상의 혜택이 있다.
일곱째, 채용 차별이 일반 기업보다 덜하다. 오히려 여성, 지방대, 이공계 등은 일정 인원을 의무 채용하는 할당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있다. 또 필기시험을 치루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채용보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공무원 연봉은 보통 직원 100명 이상인 중견기업과 비슷한 편이다.
(조선/박영철기자)
* 공무원인 저는 그런 것을 못 느껴봤는데...
요즘 공무원 늦게까지 바쁜데...
대전 정부종합청사 건물이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자, 누군가가 일도 하지 않 으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불을 밝혀 놓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어 관계 기관에서 조사를 했다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