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오쉼터 뒤 공장에서 불났었다.
오늘 새벽 3시 30분쯤, 여동생이 내 방을 노크 한다.
“오빠, 지금 뒷산에 있는 공장에서 불이 난 거 같은데 우리는 괜찮을까요?”
불은 새벽 2시쯤부터 시작된 거 같은데
깊은 잠에 빠져서 소방차 사이렌 소리도 못 들었다.
바지를 입고 옥상으로 나가봤다.
자오쉼터 후문 쪽으로 해서 공장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소방차가 보인다.
소방차들의 경광등 돌아가고 있었고, 비상
뒷산 나무 위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삼촌들 깨워서 피난 갈 준비할까요?”라는 여동생의 말에
“불난 지 조금 됐고 소방차도 많이 출동한 거 같으니 잠시 더 지켜보자.”라고 했다.
그리고 여동생과 큰아들과 아내에게 한번 현장에 가보라 했다.
“소방관에게 이 아래에 장애인 시설이 있는데 피난 가야 하는지 알아보라.”라고 했다.
다녀오더니 불은 거의 꺼진 거 같다고 했다.
소방관에게 피난해야 하는지 물어 보니
“우선 불 끄는 중이니 대기만 하세요.”라고 했단다.
불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 위에는 기숙사도 있는데 사람은 괜찮겠지?”라는 말도 들리더란다.
아침 5시쯤 소방차들이 철수했다.
아침에 뉴스를 틀어도 인터넷 신문을 뒤져봐도 불난 기사는 없었다.
불만 나고 사람은 괜찮으니까, 기사가 나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