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아주 좋지않았습니다.
제 구역은 서대문구 창천동인데,
신촌동5 투표소인가 그곳에서 투표를 했죠.
6시가 조금 넘어서, 밖은 아직 깜깜했습니다.
투표안내문.선거공보에 실려있는 약도를 보고 대충 찾아가겠지했는데, 막다른 골목;;
다시 그 골목을 나와 내려가고 올라가고, 집에서 멀지는 않은데 상당히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드문드문 붙어있는 <투표소 가는 길>, 그리고, 초입에 자원봉사학생인 듯한 아가씨가
서있지 않았으면 조금 더 헤맸을지도 모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새벽엔 엄청 추웠구요.
무슨 빌라 한 개 동의 지하주차장이었는데,
태도들이 영 불친절했습니다. 특히 젊은 남학생들....
혹시나 해서 챙겨갔던 등재번호가 인쇄돼 있는 안내문을 내밀며 등재번호를 말했는데
(그러면 빨리 투표할 수 있다고 써 있었거든요) 대꾸는커녕, 거들떠도 안보더라구요.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신경질적인 태도는, 바로 그 옆 본인확인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
(여자분들은 좀 나은데, 역시 젊은 남자들이 그렇더라는...)
제 성격이 좀 급하고 다혈질인 편인지라, 평소같으면 버럭, 태도가 왜 그 모냥이냐?,고
항의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 무력감과, 뭐랄까... 귀찮아져서 얼른 투표만 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들어갈 때는 저 밖에 없었고, 밖에서 남자들 두엇이 웅성거리며 서있었는데,
제 뒤를 따라 들어왔었죠.(알고보니 선거참관인들) 그리고, 제가 투표를 마치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때 쯤, 몇몇 분이 더 들어 와서 절차를 밟고 계셨구요.
돌아와서 곰곰 생각하니....
그 젊은 남자들... 내가 꼰대로 보여서, 자신들이 원하지않는(?) 후보 지지자
들로 생각해서 태도가 좀 그랬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언듯 들더군요.
물론 순전히 제 오해일 수 있습니다만.
옆머리 희끗희끗하고 인상은 거칠고 차림새도 비루하고.....
어쨌든 그들이 가진 편견과 선입견으로는 일본후보 지지층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사실....
이곳저곳에서 떠들기를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보수당을 지지하는 층이다,
뭐 이런 생각들이 지배적이잖아요? 전 그 정도로 나이가 많지는 않을 뿐더러
언듯 보면 엄청 젊어보입니다만(굳이 예를들자면 봉쥬르 봉도사님보더 더..ㅋㅋ),
그런 편견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참고로 전(참 요즘들어 나이 많이 밝히네요;;;)
우리 나이로 마흔아홉, '63년 생입니다.
(물론 봉도사님보다야 많이 어리죠!)
누구보다 격정적인 시대를 온 몸으로 체험했고, 적지않은 나이로도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하곤 하죠. 촛불시위 때는 거의 매일 목이 쉬어 있었습니다.
주변에 마땅히 동참할만한 이가 없어서 주로 혼자 다녔고, 혼자 다니다가
마침 선.후배들을 그곳(시청이나 광화문)에서 만나 합류도 했고.. 뭐 그랬습니다만..
선동자나 배후세력으로 오해받을만큼 좀 쥐악을 떨었던 부분도 없잖았지요.
말이 길어집니다만, 그때 확실히 깨달았어요.
대한민국에는 가스통할배같은 우스운(그리고 귀여운) 집단도 실존하지만,
참 곱게 늙으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조중동폐간,을 주도하며 한겨레,경향신문
구독신청을 받던 노인분들도 그때 만났구요, 실제로 60 가까운 선배형님은
노짱 노제때 온종일 하도 엉엉 울어대서... 정말 절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 쓸데없이 말이 길어집니다.
기득권층, 보수층을 대변하는 노인들, 혹은 중늙은이들, 이런 편견을 버리자,
새파랗게 젊은 꼴통놈들도 수없이 봐왔다,,
뭐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길어집니다.
당연히 미래는 젊은이들 것이죠.
저야 아직도 젊습니다만, 살 날이 살아 온 날보다 짧을 분들 중에서도
제대로된 역사의식이나 현실에 대한 인식이 올바른 분들 얼마든지 있습니다.
편견을 버리세요,플리즈!
긴 글,
끝!
첫댓글 존경합니다.. 진정한 선배님들이십니다..~
말이 길어지면 ㅋㅋㅋ 아시죠?ㅋㅋㅋ 루카스 클라우스님,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외모, 인증샷 없으면 인정 안해요 ㅋㅋㅋ
이번 선거양상이 이상하게 판이짜져서 젊은이 vs 덜 젊은이로 나뉜것같아 참 아쉽습니다.
세대간에 소통이 잘되어야 나라가 제대로 갈텐데.
박정희가 영호남을 갈랐듯, 이번선거에서 또다른 지역(?) 구도가 생긴거 같아서..ㅠㅠ
사실 국민이 나뉘는 것, 서로 등 돌리는 것이야 말로 보수가 원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앞으로 선거에 있어서도 이런 판을 짤 수 없도록 하는게 중요할듯.
이번에 이기고...또 이겨서 친절한 투표소를...!
중년 노년의 멋쟁이님들 파이팅 !!! 나이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 섹시해야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젊은이들이여 외모가 젊다고 자랑하지말고 마음이 젊어집시다 대한민국 모든국민 파이팅입니다~~~~
그럼요..낼모레 칠순을바라보시는 저희아버지도 얼마나 정치에관해 관심많으시고 진보적이신지몰라요..멋지십니다.^^
저보다 조금 연배이실 듯. 어제 저녁도 오늘 아침도 밥 먹으면서 선거 얘기합니다. 저도 진보인데, 제 작은 아들은 개나라당이라고 하면 아주 치를 떱니다. 그런데 큰 녀석은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에요?"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길래, "박원순 후보는 우리 같은 사람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훌륭한 분"이라고 했는데 투표는 하러 갔는지,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네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젊은이들도 꽤 많습니다. 나경원이 이뻐서 찍겠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뭔 소린지? 나경원 시장되면 시장 얼굴 파먹고 살 일 있는건지..
저처럼 조혼이신 듯하네요. 화이팅 하자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