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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ichael Jackson`s MOONWALKIDs 원문보기 글쓴이: 귀여운승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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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수요일 23:45 승재씨 방
“아아 내일이 드디어 뮤지컬 하는 날이구나.
배터리 충전도 하고~ 옷도 귀엽게 입어야하고...“
승재씨는 들떠서 공부도 안 하고 혼자 떠들어대고 있었다.
별로 들뜰 것까진 없었는데.
그래도 isolated한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온 승재씨에게
Thriller Live는 오랜만에 찾아오는 문화생활이었다. 쩝.
잠이 오지 않아 공부를 할까 생각하고 책을 꺼내다가
가방 속에 숨겨져있던 Lovely 친구의 선물, 플라스틱 병 소주가 나왔다.
공부와 소주 사이에서 갈등하던 승재씨는 놀랍게도 소주를 선택했고,
모두가 놀랄만한 순간은 찾아오지 않았다.
소주를 마시면서 컴에 소중히 저장되어있는 요리왕 비룡을 보면서
승재씨는 꽉 찬 술병을 빈 술병으로 만드는데만 재주가 있다고 생각했다.
요리왕 비룡을 거의 새벽 4시까지 보다가 창밖이 너무 밝아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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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승재씨는 같이 가기로 했던 학교 선생님과 오후 6시에 만나 전철에 올랐다.
승재씨는 검은 바지에 흰 티, 슬림한 검정 자켓으로 무장했고,
학교 선생님은 검은 바지에 검은 셔츠, 검정 자켓을 입고 있었다.
승재씨는 머리가 커 보였고, 선생님은 배가 심하게 나와 있었다.
전철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잭슨에 대한 생각을 비교/분석했다.
선생님은 모타운 뮤직의 광팬이었고,
승재씨는 솔직히 버섯머리 마이클의 노래는 별로 아는게 없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비교/분석은 2분도 지나지 않아 여자 이야기로 바뀌고 말았다.
Hammersmith 역에 도착해서 승재씨와 선생님은 1시간이 남은 것을 확인하고
승재씨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맥주를 마시러 갔다.
Damn it. 맥주는 way too expensive하였다.
하지만 들뜬 승재씨는 맥주를 쐈다. 그것도 2잔이나. 아까워 죽겠다.
15분을 남겨두고, 승재씨는 Hammersmith apollo 극장으로 향했다.
오오~ 극장에 Thriller Live라는 간판이 붙어있었고,
그 밑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그들만의 마이클잭슨에 대한 논리를 설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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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귀여운 아가씨를 발견한 승재씨는
그 아가씨의 시야 사정거리로 들어가서 승재씨의 논리를 설파해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뛰어가다가 사람들 줄 세우는 구조물에 걸려 자빠졌다. 쪽팔렸다.
순간 옆을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쳐다보다 못 봤다.
귀여운 아가씨와도 대화는 할 수 없었다.
그 옆에 또 다른 귀엽진 않지만 예쁜 아가씨가 암표를 팔고 있었다.
얼굴을 본 순간 표를 한 장 더 사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다음부터 이런 공연 있으면 절대 온라인 구매 같은 걸로 표를 사지 말아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표를 끊고 내부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저번 WMAs처럼 마이클과 하나도 비슷하지 않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분장을 한 친구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좌석을 찾아 들어가는데, Oh fuck. 제일 뒷자리였다.
순간 승재씨는 귀엽게 보이기 위해서 안경을 두고 온 것을 후회했다.
7시 반에 시작하기로 했던 쇼는 15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그런데 참 의외로, 2층에 승재씨 앞자리가 상당히 많이 비었다.
오오 재수. 승재씨와 선생님은 만원정도 더 비싸보이는 자리에 가서 살짝 앉았다.
조금 잘 보였다.
예상대로 Wanna be starting something으로 시작했고,
프로텍터 붙은 검은 바지에 흰 티, 흰 셔츠를 입은 백인 아저씨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프로텍터 검은 바지 뭔지 아시죠. Black or white 공연할 때 붙이는 거)
춤은 승재씨보다 조금 못하는 것 같았지만,
승재씨는 프로텍터를 어디서 구했을까 하는 질투심이 일어서 우월감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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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nna be.....)
(↑ 승재씨가 부러워한 다리 프로텍터)
첫 곡이 끝나고, 제프리 다니엘이라는 아저씨의 소개 멘트가 끝난 후
버섯 머리 5형제가 등장했다. 오옷. 어떻게 저렇게 분장을 했지?
60년대 올드 패션 그대로였다.
하얀 나팔바지, 버섯머리. (크기는 다 똑같았다. 원래는 짬밥대로 크기가 다른데 말이지.)
Shaheen Jarfargholi라는 꼬마가 (접때 뉴욕님이 뉴스란에 올린 꼬마마이클에 당첨된 백인 아이)
마이클이었는데 얼굴은 흰 녀석이 버섯머리를 하니
와인에 소주뚜껑 달아놓은 것 같이 느낌이 야릇했다.
아무튼 이 꼬마는 정말 대단했다.
꼬마 마이클의 목소리와 거의~ 거의~ 비슷했으니까.
I want you back, ABC를 열창하는데, 와 장난 아니었다.
뒤에 버섯머리 형님들도 오른쪽 다리 왼쪽 다리 뒤에서 왔다갔다하며 어깨 들썩이는 춤 잘 췄고,
꼬마 마이클은 노래도 노래였지만 감자즈려밟기스텝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감자즈려밟기는 나도 못 하는 건데... 저런 꼬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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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 곡은 I'll be there 였는데,
a fat lady와 아저씨가 나와서 듀엣으로 불렀다.
당연히 the fat lady가 마이클 파트를, 아저씨가 버섯머리 형님파트를 맡으셨다.
오~ the fat lady는 정말 노래를 잘 불렀다. 허벅지도 굵었다.
가창력은 허벅지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하고 순간 의구심을 품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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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at lady와 아저씨)
자, 그 다음 곡부터 4명의 버섯머리 형님들은 그대로 있는데
마이클이 갑자기 커져서 나왔다. 그리고 큰 마이클로는 흑인 아저씨가 나왔다.
Can you feel it, Rock with you, Don't stop........ 등등
The Jacksons와 Off the wall의 노래를 불러주었다.
Can you feel it을 부를 때는 추억 속의 뮤직비디오와 함께였고 (5형제가 모래뿌리는 거)
Rock with you를 부를땐 아저씨가 여성백댄서들과 부비부비를 하면서 불렀다.
호오~ 다음 공연할 땐 Rock with you도 해봐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승재씨에게 저런 백댄서를 구할 매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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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댄서들과 함께 하는 Rock with you)
(↑ Don't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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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이 되었다.
승재씨는 맥주를 사러 달려나갔지만
이미 Bar 앞에는 빅맥을 3개씩은 먹을 것 같아보이는
대단히 wide한 Arse (미국식으로는 Ass)를 가진 Lady들이 그들의 위용을 뽐내며
그 누구의 진입도 불허하려는 포스를 내뿜었다.
결국 맥주도 못 사먹고
이 여자들은 왜 저렇게 엉덩이가 큰 거야 라고 투덜거리며 2부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2부는 Beat it으로 시작했다.
아~ 2부는 본격적으로 어른 마이클의 솔로가 나오겠구나. 생각한 순간 옆에 선생님을 봤다.
그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뭔가 불길한 것을 직감한 듯 보였다.
당연한 것이, 선생님은 Thriller 이후의 마이클 음악하고는 하나도 안 친했던 것이다. Whatever.
Beat it은 노래부르는 내내 백댄서들이 싸움질을 하는 건전한 광경이 벌어졌다.
하나도 안 무서웠다.
Beat it 다음곡은 the way you..... 였는데, 정말 웃긴게
아까 the fat lady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곡은 여자를 유혹하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여자가,
그것도 the fat lady가 부르면 어떡해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승재씨는 아직 그 정도의 영어실력은 되지 않았다.
아무튼, the fat lady가 노래를 부르고 5명의 백댄서 아저씨들이 나와서
땅짚고 헤엄치기 춤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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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 허벅지 굵은 the fat lady와 중앙에 남자 백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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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그 다음 곡은 놀랍게도 Blood on the... 였다.
조명이 붉어지고 얇고 짧은 블라우스같은 옷을 입은
대단히 바람직한 여자 댄서 5명이 나와 대단히 바람직한 섹시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참고로 바람직하다는 것이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나온 마이클 아저씨는 노래 참 잘 하더라.
하지만 승재씨는 아저씨에게 눈길 딱 한 번만 주고 백댄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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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적인 여성 댄서들. 므흣)
다음 곡은 Dirty Diana.
또 다른 아저씨가 검은 바지, 속에 아무것도 안 입고 흰 셔츠를 입고나와서
열심히 노래를 불렀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 Dirty하게 보이는 여자가 Dirty Dance를 추기 시작했다.
확실히 승재씨보다 노래를 잘 했지만 마이클의 가창력을 따라가지는 못 했고,
기타치는 2명의 아저씨들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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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다니엘 아저씨가 다시 나와서 Dangerous 음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스크린에는 마이클의 Black or white 뒷부분 댄스가 나왔다.
다들 예상하겠지만 crotch에 손이 가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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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끝나고,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정장 입은 아저씨들이 단체로 나왔다.
그리고 Dangerous의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웃긴 것은 마이클을 맡은 아저씨가 흰 정장을 입었고,
바지 통이 너무 커서 보기가 싫었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Dangerous Girl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그것 말고는 딱딱 끊어지는 것이 멋지게 보이긴 했다.
오늘 뮤지컬의 유일한 립싱크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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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 끝나간다.
사실 지금 승재씨 피곤해 죽겠다. 벌써 1시가 넘었다.
졸려 죽겠는데 그래도 혹시나 기다리실 분 있을까 싶어서 빡세게 쓰고 있다.
지금 올리면 한국에서는 아침에 글 보실 수 있을 테니깐.
막간을 이용해서 잠깐 여담을 하자면,
아, 안할련다. 끝에 가서 한 번에 하겠다. 자, Carry on~
다음 곡은 You are not alone, Earth song, Heal the world의 발라드 모음이었다.
You are not alone을 부른 아저씨의 가창력은 작살이었다.
정말 노래 잘 불렀다. 오.
나머지 두 곡은 예상대로 단체로 나와서 부르더라.
the fat lady를 비롯, 아저씨 누나들 다 나와서 불렀다.
물론 관중들도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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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앵콜 할 거면서, 다 아는데, Heal the world 끝나니 조명 껐다.
사람들 그냥 가면 곤란해지는 것은 쟤네들이니
승재씨는 앵콜도 외치지 않고 앉아있었다.
다시 2줄기 조명이 켜지고 흑인 아저씨가 Billie Jean을 불렀다. 춤도 췄다.
솔직히 말하면, 승재씨가 더 나은 것 같았다. 물론 노래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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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Thriller.
언제나 그렇지만 Thriller를 Live로 듣는 그 맛은 술맛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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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iller를 끝으로 Thriller Live는 막을 내렸다.
나는 돌아오는 승재씨에게 종합평가를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승재씨의 예상과 달리
마이클의 배역이 1명이 아니고 the fat lady까지 치면 5명 정도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 제대로 안 뽑혀서 그런가 생각도 해봤지만
2시간 동안 그 많은 곡을 연속으로 부르려면 혼자선 힘들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공연을 보는 동안 내내 느꼈던 것은,
30주년 공연에서 마이클 퍼포먼스 전에 후배가수들이 트리뷰트하는 것을 볼 때의 느낌.
확실히 잘 하기는 했다. 춤도 잘 췄고, 안무도 잘 짰고,
노래는 아~ 예술이었다.
하지만 승재씨가 기대했던 그런 Imitation의 느낌은 없었다.
그냥 자신들에게 맞게 춤을 각색하고, 노래도 창법도 자신들만의 것이었다.
흠... 승재씨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게 좀 아쉬웠다.
Band는 최강이었다.
No need to mention. 말할 필요도 없다. 정말 Live 음악이었다.
아~ 너무 좋아 밴드 아저씨들. 특히 베이스와 드럼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주위의 빈 자리를 보면서 문워키드 식구들이 생각났다.
아~ 같이 있었음 디게 좋았을텐데.
뭐 맨날 느끼는 감정이지만 말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승재씨는 ‘후기’라는 영역에 굉장히 약하다.
재미도 없고 쓸때없는 말이 많다.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쓸때없는 adjective, adverb는 많이 생략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아참. 사진 상태도 굉장히 열악한 거 이해해주시길.
재미없고 길고 지루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언제나 감사드리구요.
담엔 조금 더 재밌는 글로 컴백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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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그리고 승재씨 블로그 망해서 더 이상 블로그에 글 안 씁니다.
승재씨 글은 승재씨 싸이에 연재됩니다. cyworld.com/credoindeum
그럼 진짜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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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전에 올린 글인데 맘에 안 들어 삭제했다가 다시 올립니당.
오호~~후기 재밌어요ᆢ 상세하고 유머러서하고 기대감을 갖게 하네요ᆢ 승재씨 고마와요
영국 유학시절 보셨던 츠릴러 라이브 공연 후기~~~
추억속의 후기 감사합니다
센스있고 유머넘치는 후기덕에 사무실서 빵터지네요ㅎㅎ
the fat lady 는 본적없지만 제가 실제로 본 느낌이 들 정도네요
즐거운 후기 감사해요~
정말 재미나게 읽었고
뭣보다도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던데 대단한정성이라 생각되네요.
정말 기분좋게 잘 읽었습니다
승재씨 후기를 보니 넘 넘 기대가되요.
정말 재미있고 리얼하게 쓰셔서 줄곧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긴 글이지만 너무 재미나서 후딱 읽었어요.ㅋㅋ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