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잔해속 나를 죽었다 할때, 韓구조대가 살려줘”
2월 튀르키예 강진때 매몰된 18세
한국 구조대가 138시간 만에 찾아
‘기적의 청년’ 불리다 마지막 퇴원
“모두가 잔해 더미 속 저를 보고 시체라 할 때, 한국 구조대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올 2월 튀르키예 강진 당시 입은 부상으로 10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은 베키르 도우 군(18·사진)은 수도 앙카라의 한 병원에서 퇴원을 이틀 앞둔 15일(현지 시간) 주튀르키예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거듭 감사를 표했다. 도우 군은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의 일곱 번째 구조자이자, 이후 치료를 받고 마지막으로 퇴원한 생존자다. 줄곧 간호해 온 그의 고모 역시 “한국 정부가 너무나도 고맙다”며 이원익 주튀르키예 한국대사를 보며 울먹였다.
도우 군은 ‘기적의 청년’으로도 불린다. 20일 대사관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일대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올 2월 6일 그는 무너진 건물에 그대로 깔렸다. 한국 구조대는 그로부터 138시간이 흐른 뒤 그를 발견했다. 구조대가 도우 군의 몸을 건물 잔해 밖으로 꺼냈을 때 주민들은 “시체 한 구가 더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차갑게 식었던 그의 몸에서 희미하게나마 맥박이 살아 있다고 확신한 구조대는 희망을 놓지 않고 그를 즉각 병원으로 이송했다. 수차례의 수술 끝에 그는 의식을 되찾았다.
도우 군은 “솔직히 지진 당시 기억이 전혀 나질 않지만 제가 살아난 건 기적이 맞는 것 같다. 모두 한국 덕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당시 도우 군이 살던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의 안타키아 지역은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였다. 마을 구석까지 전 세계 구조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던 차에 한국 구조대가 유일하게 도착해 구호활동을 벌였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