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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흑마늘석류
제목을 보고 엥? 아파트를 어떻게 주워서 산단 말임? 하는 여시들 있을거야. 지금부터 아파트를 줍줍으로 분양 받은 후기를 알려줄게.
나는 비혼주의임. 한국에서 비혼으로 사는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일단 집이 있어야 함. 부동산이 개짱인 한국에서는 내 집 마련은 필수였음. 그런데 이놈의 아파트 값은 해마다 오르기 때문에 돈을 모아서 사려다간 평생 못살 것 같았음. 내가 1년에 모으는 돈<<<<<<넘사<<<<<아파트 값 오르는 속도
위와 같은 이유로 독립 할 집을 사야겠다 맘을 먹었고 때마침 내가 보고 있던 지역에 괜찮은 조건의 아파트를 분양 한다는 소식을 들음. 그냥 구경이나 가자~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모델하우스를 감. 그리곤 모델하우스 나오면서 다짐했지 ‘나는 여기 살아야 한다.’
호기롭게 청약을 넣었고 결과는
응~ 개광탈~
나의 광탈 이유에 대해 분석 해 봤음
1.30세 이하 미혼임-30세 이하의 청약자가 가산점을 받으려면 결혼해야 됨. 그게 아니면 30세 이상부터 무주택으로 지낸 1년씩 가산점이 부여 됨. 어이가 없지만 하튼 우리나라 청약조건은 그렇대
2.주택 보유자로 처리됨-부모님과 함께 살면 일단 1주택 보유자야. 이게 정말 어이가 없지만 암튼 우리나라 청약조건은 그렇대
3.청약 통장 만든 햇수가 너무 짧음-3년 됐음
4.신혼부부,65세 이상 노부모 부양과 같은 가산점X
아쉽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은 날아갔고 아파트고 뭐고 다 잊고 지내던 어느 날 밤 8시에 문자가 옴.
(구비서류는 캡쳐가 짤렸는데 계약금 1000만원도 포함이였어)
이게 바로 ‘아파트 줍줍’ 이란거야! 저 시간에 모델하우스 가서 제비뽑기로 뽑히면 당첨되는거.
일단 ‘아파트 줍줍’에 대해 이해하려면 주택청약 신청 절차 부터 알아야 해. 도대체 왜!!!!!!날 떨어뜨려 놓고 잔여세대가 남았을까?
자 우리나라 주택 청약 신청 절차를 보면
1.청약자는 청약 신청일에 ‘아파트 투유’어플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로그인을 한다.
2.청약을 원하는 아파트를 선택하고 평수를 선택한다.
3.가산점에 해당 되는 조건을 ⭐️내가 직접⭐️ 클릭한다.
ex)1주택인지? 2주택 인지? 신혼부부인지? 65세 이상 노부모를 부양 하는지? 청약통장 개설한 년도가 언제인지? 등등
4.1주일 뒤 ⭐️내가 직접⭐️눌러서 나온 가산점으로 청약 당첨 비당첨이 결정 됨.
->이게 포인트야. ⭐️내가 직접⭐️계산한 가산점만 가지고 청약의 당첨과 비당첨이 결정 돼. 그런데 분명 그중에는 2주택인데 1주택이라고 잘 못 안 사람들도 있을테고, 신혼부부에 해당 되지 않는데 잘 못 누른 사람, 청약통장 개설한 연도를 잘못 누른 사람 등등 가산점 조건에 해당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테지.(이런 사람을 청약 부적격자 라고 불러.)
5.청약 당첨 발표가 나고 그 후 몇 일 동안 주택청약 기관에서 청약 부적격자를 걸러서 짤라.
바로 이 짜른 자리를 ‘아파트 줍줍’ 자리로 채우게 되는거야.
이 뿐만 아니라 청약에 당첨이 되서 계약 하러 갔는데 1층이 되버렸네? ‘아니!! 49층아파트에 1층이라뇨...? 아 저 그냥 계약 안 할래요ㅡㅡ’(이 경우엔 청약 통장 날아감) 하고 계약을 안 한 사람들 자리도 ‘아파트 줍줍’ 자리로 채웁니다.
서울의 인기있는 어느 아파트여도 위와 같은 이유로 아파트 줍줍은 나올 수 밖에 없음.
이제 좀 이해가 되지? ‘아파트 줍줍’의 큰 장점은
1.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다 가능하다.
2.심지어 줍줍으로 아파트를 계약해도 청약통장은 살아 있다.(청약 통장으로 당첨된게 아니기 때문에)
3.줍줍으로 당첨 됐는데 아파트 동 호수가 맘에 안들경우 ‘아니!!! 49층 아파트에 1층 이라뇨...? 아 저 그냥 계약 안 할래요ㅡㅡ’ 해도 청약 통장 안날아감.
그렇담 ‘아파트 줍줍’의 단점은
1.당첨 되기 존나 어려움
2.개어려움
3.하늘의 별따기
4.이거 되면 로또 된거나 다름 없음
5.앞에서 10번째 안으로 당첨 안되면 고층 다나가고 1층 2층 같은 저층만 남아 있을 확률 높음.
단점이 엄청 치명적이지...? 맞아...그래도 난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줍줍하는 바로 전날 밤 8시에 문자 통보라뇨ㅋ 그리고 줍줍하는 날이 평일 낮 1시라뇨ㅋ 사람들이 별로 없겠는데~??? 하고 호기롭게 천만원을 준비해서 암마와 함께 모델 하우스에 감.
다들 뭐하시는 분들이세요....? 평일 낮 한신데요...?
응~ 떳다방~
아니나다를까 나한테 오더니 ‘오늘 추첨 돌리러 왔어요? 몇평에 몇층봐~?? 우리 부동산에서 100명 왔어~ 확률이 우리가 높지~ 우리 부동산에서 뽑히면 추첨지 줄게요. 500만원 어때요?’ 하더라고. 떳다방들이 머릿수가 많으니까 추첨 될 확률이 높고 그 추첨된 용지를 나같이 계약 원하는 일반인에게 500만원 주고 파는거야ㅋ 이러니까 당첨 될 확률이 로또라고 하지...
떳다방들 사이에 줄을 서서 모델하우스 가드에게 등본,주민등록증,인감,인감증명서를 보여주면 추첨번호를 줘 그리고 드디어 모델하우스 안에 들어감.
사람들 사이에 치이다 추첨 시간인 1시가 되면 분양업체 사람들이 추첨 번호 종이가 담긴 네모난 플라스틱 상자를 들고 옴. ‘오늘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부기웅앵웅~ 자 제 손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열 손가락 펴서 보여주고 상자 안에 있는 종이를 겁나 섞음) 번호를 부르면 앞으로 나와주시고 동 호수를 받아서 계약 하시면 됩니다.’
‘자 첫번째 당첨자! 487번 김한남씨! 487번 김한남씨!’
씌앙...내가 아니잖아!!!!!!!
‘저요!!!!!!(누군가 앞으로 달려나감)’
그런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다함께 환호와 박수를 짝짝짝짝짝 침ㅋㅋㅋㅋ거짓말 아니고 정말 박수치면서 축하해주더라고. 순간 머쓱 해짐^^;;;;;;
‘두번째 당첨자 765번 박쿵쾅씨!!!! 765번 박쿵쾅씨’
‘갸악~~(누군가 앞으로 달려나감)’
어느순간부터...나도 모르게 방청객처럼 박수치면서 환호 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존잼이였어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일곱번째 여덟번째가 지나고...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함. ‘씌앙 열번째 넘어가면 당첨 되도 의미가 없댔는데....1층 2층 될 확률이 큰데ㅜㅜㅜㅜㅜㅜ’
그러던 순간!!! 울 엄마 이름이 불림.
‘303번! 메갈맘님! 303번! 메갈맘님!’
엄마는 ‘악!!!!!!!!!’ 소리를 내며 울며 달려나감... 나도 움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랑 나랑 둘다 왜 울었는진 모르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라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엄마는 앞으로 불려나가고 계약하는 의자에 앉게 됨. 자 이제 엄마에게 주어진 시간 단 3분. 3분안에 원하는 평수와 층수를(고층,중간층,저층) 말 해야 함.(무조건 호명자가 동호수를 뽑아야 하고 그 가족이 뽑는거X 가족과 전화X 카톡X 문자X)
‘무슨 타입 원하세요?’
혹시나 엄마 이름으로 당첨 될 일에 대비해 추첨을 기다리면서 계속 연습했지. ‘엄마가 당첨되면 앉자마자 그냥 29평B타입 무조건 고층이라고 해야 돼!!! 29평!!b타입!!!고층!!!’
‘29평B타입!!고층 주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곤 계약을 도와 주시는 분이 잠깐 어디로 가서 2개의 동 호수를 받아옴.
‘105동 48층이랑 103동 48층 있네요. 어디 하시겠어요?’라고 했고 엄마는 둘 중 전망이 더 좋은 동을 선택 했어.
동호수를 선택하면 이런 종이를 줘. 이게 끝이아니야ㅜㅠㅠㅠ 확인서 옆에 13:40 이라고 적힌 시간 보여? 15분이내에 계약금 1000만원을 납부계좌로 넣지 않으면 계약취소 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손 달달 떨면서 천만원 입금 했어.
입금했다고 관계자에게 말하면 정말정말 계약하는 곳으로 불려가서 엄마와 내가 가족 관계라는 걸 증명하는 등본을 보여주고 내 이름으로 계약자를 바꿧어!(줍줍당일엔 가족끼리는 계약자를 바꿀 수 있음)
자 줍줍의 후기는 여기까지야. 여시에 줍줍 후기를 쓴 이유는 나같은 미혼 여자들이 부동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야. 당첨 되지 않더라도 모델 하우스 가서 그 현장의 생생함을 경험 해 보면 부동산이란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 실제로 모하에서 만났던 떳다방 사람들,아파트 관계자,일반 계약자들과 얘기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았어. 만약 내가 줍줍에서 떨어졌어도 난 이번 경험으로 계속 모하 돌아다니면서 될때까지 청약도 넣고 줍줍도 했을꺼야.
추가)
요즘 줍줍은 모하 방문하지 않고 ‘아파트 투유’어플에서 신청 하면 되는 걸로 많이 변하는 추세야. 훨신 더 편하니까 아파트에 관심 있는 여시들은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넣어봐!
추가)
하나 더 말하자면 아파트 줍줍이라는게 아파트가 있는 사람들이 당첨 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정부에서 줍줍을 없애려는 법을 제정하고 있어. 어쩌면 줍줍이라는게 곧 있으면 없어질지도 몰라...... 만약 그렇게 되면 청약으로 당첨 될 확률이 커지는 거니까 꼭 청약으로 넣어봐!!
추가)
당첨된 지역은 수도권 신도시에요
추가)
1차 계약금: 1000만원,줍줍당일
2차 계약금: 집값의 10프로에서 1차 계약금 뺀 금액,한달 후
중도금 대출: 집값의 60프로,6개월 후
나머지 잔금 30프로: 3년 후인 아파트 입주일
암튼 마지막으로 우리집 고양이도 보고가세요
줍줍으로 연어 왔는데 집값 짱많이 올랐겠다…. 아직도 줍줍이 있나…난 왜 이때 관심을 안가졌을까 ㅠㅠ
여시 부럽다 ㅠㅠ 엄청 올랏겟다아악
ㅅㅂ 제발 비혼러들을 위해 줍줍 없애지 말아줘 정부새끼야 ㅠㅠ 줍줍 축하해!!!! 1천만원 송금 한도 풀어놔야겠다 (김칫국)
와 청약해도 떨어지는데 고마워!
와 연어 하다왔어 정보 고마워 ㅠㅠ이때라도 미친듯이살았어야해..
우와 줍줍의 세계 첨 알아가 고마워
헐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무엇.. 줍줍 기회왔으면 좋겠다🥹🥹🥹
여시 넘 축하해!! 부럽다 ㅠㅠㅠ
대박 .,,, 개꿀팁이다 ,,, 고마워 여샤
와 난 이렇게 좋은 글을 왜 이제봤을까???? ㅠㅠ 고마워 여시 ...
여샤 너무재밌다 잘 읽었어!
여샤 청약 연어하다가 봤어! 글 너무 잘 썼다 부알못인데 이해가 쏙쏙 돼ㅋㅋㅋ 청약된 집에서 잘 지내고 있지? 건강하고 재밌게 잘 살아~
와씨 인생은 한방 멋지다 !!! 축하해
내가 다 떨려 ㅋㅋㅋㅋㅋㅋ 늦었지만 여시 넘 축하해 부럽다 ㅠㅠㅠ
와
글 너무 재밌어 연어하다가 왔지만 축하해!!
재미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