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잘 안 낫고 결국 괴사…‘이 질환’ 예방하려면
흡연·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맥경화 원인 막아야 예방
급성 하지동맥폐색, 6시간 지나면 괴사…가능한 빨리 병원 찾아야혈관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통로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심장마비) 등 심뇌혈관질환이 대표적이며, 다리로 가는 동맥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하지동맥폐색증’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고 결국 괴사까지 이를 수 있는 ‘하지동맥폐색증’은 어떤 질환일까.
◆초기에는 걸을 때 나타나는 다리 통증이 주된 증상=하지동맥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하지로 가는 동맥혈, 즉 다리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동맥의 내벽에 칼슘‧콜레스테롤‧섬유조직이 섞여 쌓이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결국 혈관이 좁아지다가 막히게 된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요인은 흡연‧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이며, 특히 흡연이 가장 주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동맥폐색증은 크게 만성과 급성으로 나눌 수 있다. 만성 하지동맥폐색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 역시 천천히 나타난다. 초기에는 걸을 때나 운동할 때 종아리나 엉덩이 쪽에 당기는 듯 한 통증이 오는 ‘파행증’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힘이 떨어지거나 조여드는 느낌도 있다. 다만 5~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질 때가 많다.
질환이 더 진행되면 휴식 시에도 다리 통증이 지속되고, 감각 저하나 다리가 차가워지는 증상도 겪게 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하지의 혈류 감소로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궤양이 생기거나 괴사되어 피부가 검게 변하기도 한다.
발가락으로 가는 주요 혈관이 모두 막히면 괴사 현상이 일어나 발가락이 검게 변색되고 심한 통증과 감각 상실, 마비 증상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만성 하지동맥폐색증이 방치되면 1년 안에 환자 절반 이상이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급성 하지동맥폐색증은 혈관이 급격히 막히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발병 후 2주 이내에 나타나며, 즉각적이고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 보통 ‘5P’라 불리는 ▲통증(Pain) ▲창백함(Pallor) ▲맥박 소실(Pulselessness) ▲감각 이상(Paresthesia) ▲마비(Paralysis)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급성 동맥폐색이 발생하면 먼저 통증이 오고, 다리가 창백해진다. 이어 다리에서 맥박이 멎고, 감각 이상과 마비가 차례로 나타난다. 급성 하지동맥폐색이 방치되면 약 6시간 만에 괴사가 진행되므로 빠른 치료가 필수적이다.
김상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만성 하지동맥폐색증을 초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되면 동맥 내경이 75% 이상 좁아진 상태”라며 “만약 괴사가 온 상태에서도 치료를 받지 않게 되면 1년 안에 환자의 절반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과거 심장질환이 있었고, 다리에 갑작스런 통증과 함께 창백해지는 증상이 보이면 급성 하지동맥폐색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괴사 시작되면 수술치료=하지동맥폐색증이 발생했을 때 파행증만 나타나는 초기의 경우 수술치료보다 보존적 치료가 우선된다. 즉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소를 줄이거나 피하고 ▲적당한 운동 ▲체중 감량 ▲식이요법 등을 진행한다.
다만 괴사가 발생하는 등 증상이 심하면 수술치료가 필요하며, 죽상판절제술‧혈관성형술‧동맥간우회술 등과 함께 혈관 내 치료로 ▲풍선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스텐트-이식편 삽입술 ▲죽상판제거술 등이 진행된다.
급성 하지동맥폐색증은 혈전 확산을 막기 위해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약제를 투여하는 항응고 요법과 동맥폐색을 일으킨 혈전을 수술이나 녹여 없애는 ‘혈전 제거 용해술’이 시행된다.
김상동 교수는 “하지동맥폐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는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을 잘 조절하고 반드시 금연하는 등 위험요소를 줄이거나 피해야 한다”며 “포화지방산이나 열량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고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걷기, 체중 감량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