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에 안식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 여름은 아내와 함께 여름 휴가를 계획하였다.
다행히 극성수기인데도 설악콘도에 당첨되어 벼르고 있던 1박2일의 설악산 대청봉 산행을 하기로 했다.
폭염주의보와 나이를 고려한 체력을 감안하여 설악동에서 천불동계곡을 거쳐 대청봉 정상의 2/3 지점에 있는
희운각대피소를 힘들게 예약까지 마쳤지만, 대청봉 높이(1708m)만 듣고도 아내의 마음은 편치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뜨거운 오후 햇살을 안고 설악동 입구에서 대피소까지 9km를 5시간 계획한 것도 조금 무리가 되었는데
막상 그 다음날 대피소--대청봉 정상까지 2.5km(2시간), 그리고 대청봉--설악동 입구까지 내려오는 11.5km를 8~9시간 걷는다는 것은 내게도 큰 부담이 되었다.
힘들어도 대피소까지는 올라가고 체력이나 무릎에 문제가 생기면 대피소에서 바로 하산하자고
아내를 달래서 강원도로 향했다.
설악동 입구에서 비선대까지는 진해 임도길과 비슷해서 여유 있게 올라갔지만, 대피소 도착 3km 전방부터는
아내의 체력이 방전되어 힘겨운 산행이 되었다.
“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다“, ”이게 무슨 휴가 힐링(healing)이고 헬링(helling)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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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둑해져서 겨우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여 가져간 밑반찬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고
수건에 물을 적셔 간단히 세수하고, 땀에 젖은 옷 갈아입고 담요 한 장 빌려 침상에서 잠을 청했다.
“후회없도록 내일 당신이나 대청봉에 올라갔다 오소~~” 돌아 누운 아내의 건조한 목소리가 가물거렸다.
대피소에서 혼자 4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튿날 아침 혼자서 서둘러 대청봉에 올랐는데 정상을 밟아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시원함과 통쾌함이란.....
천불동 계곡의 웅장함과 시원한 계곡물도 탄성을 자아냈지만 역시 산행은 정상에 서 보는 맛이 아닐까?
무사히 하산하여 콘도에서 휴식하고, 다음날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과 강릉 대관령 삼양목장에 들러 제대로 힐링을 하고 감사했다~~~
설악동 입구에서 씩씩하게 출발~~
비선대 옆 암벽 등반중~~
천불동계곡의 천당폭포
무넘이고개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희운각 대피소
대청봉서 바라본 중청대피소와 중청
쓰러지기 일보직전 ㅋㅋ ㅠㅠ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대관령 삼양목장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첫댓글 기어이 다녀오셨네요 축하하고 또 축하합니다.
장로님...
이틑날은 결국 혼자 대청봉 산행을 하신거군요...
김미용권사님 혼자 놔두고서...
"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다"는 심정을 저는 알것 같아요...
자작나무 숲의 사진은 여느 식당에 있는 벽지와 똑 같네예...
대관령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러가고 싶어지네요...
등산은 자신없어서...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아서
...차로..ㅋㅋㅋ
힐링이든.....헬링이든.....저질 체력인 저은 부럽기만합니다ㅎㅎ
와우! 장로님, 정말 멋져요.
미용권사님도 체력이 좋은편인데 결국 혼자 정상에 오르셨군요. 그래도 다음날 제대로 힐링하셔서 좋은 휴가가 되었겠군요~ ^^
근데 대관령 삼양목장 양떼는 뜨거운 여름날에 옹기종기 한곳에 뭉쳐 모여있는 것은 상대방을 홀로두면
시원할까봐 시기심으로 그런다던데 장로님 권사님 두분이 딱 붙어있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째든 멋있고 아주 좋습니다 그려.... ㅎㅎ
사진으로 봐도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산과 경치 그리고 두 분의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덕분에 저도 힐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