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와 동시에 코스피 급락 한국경제 덮친 윤석열 리스크 / 12/13(금) / 한겨레 신문
◇ 연기금의 4천억원 이상의 매수로 거래를 마치다
12.3 내란사태 발발 열흘째인 12일에도 금융시장은 윤석열 리스크로 크게 출렁였다. 개장 40분 만에 윤석열 대통령 담화가 발표되자마자 국내 주가지수는 발작처럼 상승폭을 반납하고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 다만 오후 들어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상승 마감했다. 원화도 소폭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9.61(1.62%) 오른 2482.12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내란죄 피의자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후에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만 12일 종가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의 주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7.43(1.10%) 상승한 683.35로 장을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큰 폭의 변동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코스피의 장중 변동폭은 약 40포인트에 달했다. 이날의 큰 폭의 변동은 장 시작 40분 만에 시작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영향을 받았다. 오전 10시경에는 장중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지수가 급락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정국의 조기 안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취지의 발언이었던 셈이다. 전날보다 14.12(0.58%) 상승한 2456.63으로 출발하는 등 장 초반 훈풍이 불었던 시장은 담화 발표로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코스닥지수와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화 움직임도 코스피와 비슷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국내 증시는 빠르게 상승했다.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견조하게 상승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이 늘어난 것,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일반 특검과 김건희 특검법안이 통과된 것으로 보도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정국이 탄핵 쪽으로 기울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약화된 것 아니냐는 낙관적인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순매도하는 등 내란으로 이탈한 투자자들의 복귀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약 200억원(약 21억3000만엔)로 개인투자자도 2000억원(약 213억엔)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4000억원(약 426억엔) 가까이 순매수한 것이 시장을 힘겹게 떠받쳤다. 이날 지수가 상승 마감한 것도 내란 이후 단기 급락에 따른 단순 저가매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