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문턱에 앉아 / 홍속렬
꿈을 꿨다
아주 기괴한 꿈
꿈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없지만
꿈은 아름답고 깨어나서도 긴 꿈의 여운이 남아
하루 삶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쫓기는 꿈을 꾸는데
그 원인은 늘 삶 속에 이루지 못한 현실을
아쉬워하는 것들이 쌓여서 일, 거라, 생각한다
꿈은 높고 현실은 그렇지 않은 바탕에서 오는 괴리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으나
늘 꿈의 이상은 높다 보니 그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인생 안에서 많은 현실적 어려움의 도전을 받았고 또 극복해 냈다
이제 팔순의 문턱에 앉아 지난날들을 생각해본다
인생 승리다, 인간 승리다
나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한다
날 이렇게 만든 것은 곧 독서의 힘이다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안 되겠다는 굳은 결심에서다
어릴 적 문지방에 걸터앉아 많은 생각을 했다.
어릴 적 문지방은 무척이나 높았다.
드나들기가 불편하고 어린 몸으로는 넘기 힘들었다
난 그 높은 문턱을 잘도 넘었다.
문턱? 문턱을 넘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문턱을 넘는 일
내겐 모든 문턱이 턱도 없이 다 높았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 않았다
책에서 읽은 가장 이상적인 문턱을 향해
돌진했다 힘껏 점프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는 옛시조를 본받아
난 오늘 팔순의 나이에 중미에서 축구선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냥 평범하게 가 아니라 특별히 잘 아주 잘
아이들이 한국말로 찬양을 부르고 성경 20구절을
주절이주절이 잘도 외운다
군대식으로 훈련 시켜 놔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하나가 둘을 둘이 셋을 포함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마지막 내 인생의 역사 열매를 맺고자 한다
이제 꽃 피웠으니 열매만 맺으면 된다
나머지 시간?
나에겐 큰 숙제가 남았다.
어떻게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가?
모두 다 인재로 키워 내는 것이다
물려받은 가난을 극복해 부모처럼 살아가지 않는 일이다
축구로 성공할 수 있는 아이들은 없다.
그래 코치로 공무원으로 군인 경찰로 교사로 목회자로
그렇게 진출시킬 것이다
몰라서 그렇게 노력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런 비전과 꿈을 심어주는 일이다
한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후띠아빠에
축구코치로 가서 좋은 사립학교에 다니며
오후엔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장래 한국 선교사님의 뒤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제2 제3의 한국 선교사님의 선교지에 예약이 밀려 있다
바로 이것이 곧 열매 맺는 일이다
정직하게 열심을 다 하여 내게서
군대식으로 훈련받은 것을 실천하여
과테말라를 변화시킬 인재를 길러 내는 일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내 꿈의 열매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탈란트를 십분발휘하여
꿈을 이루어 낸 것이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