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대사와 원효대사의 저 유명한...일화 - 같이 당(唐)나라에 유학(遊學)하기로 떠났는데,
같이 동굴속에서 잠을 잤는데, “원효대사가 갈증이 나서 주변의 샘물을 바가지로 떠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그것이 해골물이었더라.”는 유명한 일화(逸話)와 상관성이 있습니다.
흔히들...원효대사가 이때 “일체 유심조 - 모든 것이 마음이 조작해낸 현상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최근에...해방후, 원효대사의 판비양론(判比量論)이 우연히 발견되었고, 또 이에 대한 연구 저술도 나왔기 때문에, 이 때의 사건에 대해, 전혀 새롭게 보는 관점이 열렸습니다.
가. 판비양론(判比量論)은 인도의 논리학에 대한 원효대사의 이론적 반박서이다.
먼저, 오늘날 논리학의 주류(主流)를 이루는 것은...저 그리이스에서 발달된 논리학임을 선생님께서는 잘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이스 지방에서 발달된 논리학의 특징은....이랬다 저랬다 하는 주관(主觀)을 배제시키고,
객관적 서술 자체의 순수논리를 추구했습니다.
그런데, 저...인도에서 발달된 논리는... “어찌 객관을 관찰하는 ‘사람’의 주관을 배제한 채 논리를 추구할 수 있겠는가?”하는 관점에서...주관이 개입된 가운데의 논리학을 전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 자체가 저 인도의 유식학(唯識學)과 깊은 상관관계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유식학은 인간의 의식층이....감각식(感覺識), 총체적 인식 의식(이를 의식(意識)이라 함), 또 그밑의 잠재의식을 계층화하여 말라식이니 아뢰야식이니 하는 누층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자아개입이 인정되는 가운데의 논리학이 결국 인도의 논리학입니다.
문제는...원효가 이런 논리학이 잘못 되었음을...판비양론(判比量論)으로 뒤덮은 것입니다.
원효사상 ‘대승기원론’이라든가 ‘화쟁론’ 등은 모두 이런 판비양론을 기초로 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이 저술이 1967년 어느날 엿장수가... ‘엿’과 ‘고서’ 그리고 ‘돈’을 적당히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견이 되었고, 그간 학자들이...연구를 해서... 지금 한국의 중요한 철학사상으로써 논란이 벌어져서 너무 늦게 발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 “괴델의 불학정성 정리로 풀어본 ‘원효의 판비양론’ ”,김상일,지식산업사,최근출판, 3,8000원 을 참조 바랍니다.)
나. 원효의 판비양론은....‘사회적 명상’인.. 화백의 풍요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의 논리학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였다.
아무튼 이 논리학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화백회의’하고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최초로 배달화백을 한 신성한 연못을...고대에는 ‘아뇩다지’라는 연못(오늘날의 명칭은 ‘마나로스’호수(湖水))인데, 이때에...했던 명상을 불교의 언어로 ‘아뇩다라 샴막 삼보리’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뇩다지’에서 한 명상이 ‘더할나위 없는 깨달음’이란 용어가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남의 의견을 공유(公有)하면서...그것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생각’을 점차 보완시켜 나가는 이 이상한 회의 방식을.... 신라에서는 계속 해오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또 주관이 개입되면서, ‘그 가운데 논리’가 있을려면, 부득이 자기 생각을 객관화시키며 또다른 자아(自我)가 다시 관상(觀想, seeing)하면서 살피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신라는 ‘화백회의’를 고구려와 백제 멸망 이후에도 꾸준히 실시해 왔었습니다.
따라서 ‘주관이 개입되면서 논리적인 세계’에 대해서 신라만치 노우하우(know how)가 축적된 나라는 이 지상에 그 당시 없었던 것이지요.
바로 이런 ‘살아있는’ 개인의 주관이 사회화되면서...진리를 파악해 가는 과정에 대해....
원효는 숙지(熟知)하고 있었기에...저 인도 논리학의 함정...주관이 개입된 논리학의 함정을
판비양론으로써 비판하고 나섰고, 이는 ‘아시아 전역’의 학술적 체계를 대반성하게 되는 엄청난 위력이 있었던 것이지요.
왜냐하면, ‘아시아(인도) 논리학 자체에 대한 반박서’이기 때문이고, 이로 정연했기 때문입니다.
다. 의상대사의 ‘맛장구’ 로써의 다섯가지 연꽃 이름을 붙인 절
그러자, 의상대사는 여기에 대해 맞장구를 친 것이 바로...저 ‘다섯가지 연꽃 이름을 붙인 절’을 강화에 세운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고대의 배달화백은 포구(浦口)나, 호수(湖水)에서 수상연단(水上演壇)을 타고 나면서...의견을 표출했는데, 여기에 지지표를 ‘연등(燃燈)’으로써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팔관 연등회’로 알려진 것이...사실 이런 고대의 배달화백(초원에서는 고릴타(쿠릴타이)라고 했음)에서 유래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신라는 박제상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부도지’라는 책에...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인류의 시원지를 역시 저 ‘티벳트’로 잡고 있는 쪽으로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의상대사는....이 배달화백에 쓰이는...‘연등(蓮燈)’을 상징하는 다섯가지 절을 지음으로써 화답(和答)을 함으로써
“당대 최고 지성으로써의 면모를 과시했다.”고 보여집니다.
2. ‘다섯가지 색깔’은 오행(五行)과는 전혀 무관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의상대사가 제시한 다섯가지 연꽂 이름을 붙인 절이....흔히 말하는 오행(五行)의 색깔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지요.
방위와 관련해서 보면, 오행은 동쪽은 청색(靑色)이고, 남쪽은 붉은 색이고, 서쪽은 백색(白色), 그리고 북쪽은 흑색(黑色), 중앙색이 황색(黃色)입니다.
그런데.....‘마루달’ 선생과 언뜻 나눈 대화로는...이런 배치가 아님이 아련히 기억됩니다.
따라서....이는 전혀 다른 배치입니다.
가. 티베트의 다섯가지 색깔일 가능성이 크다.
정확히 현장 사정을 몰라서....확언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저 “ ‘티베트 밀교’의 다섯가지 색깔 배치로 되어 있지 않는가?”하는 가설을 생각해봅니다.
그것은...티베트 ‘만다라’에 나타나는 색깔인데 청,황,적,백,흑(녹)의 다섯가지 색깔입니다.
① 백색(白色)은 생명의 색깔로써, 우주의 중심인 비로자나 불을 상징합니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안정되고, 고요한 에너지며, 지혜의 근원이라고 이야기 되는 색깔입니다.
티벳트 불교에 의하면, 도(道)를 닦으면 이러한 ‘후광’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 색깔이 눈에 안띄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나타내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② 청색(靑色)은 티벳트에서는 ‘자아(自我)의식’의 색깔로 칩니다.
모든 것을 자아의 틀에 맞추어서만 해석하는 그런 에너지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에너지를 승화시키는 수련을 하면, 같은 청색(靑色)이라도...자아의식의 정체를 가장 확실히 알고....사물의 본성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③ 황색(黃色)은 티벳트에서는...‘소유물이나 자기영역에 대한 집착(執着)’을 대표하는 색깔로 칩니다.
이 색깔은 결국 “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욱더 소유할려는 욕망을 지니게 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에너지를 승화시키는 수련을 하면, 같은 황색(黃色)이라도...모든 사람에게 오히려 가장 집착을 벗어나는 정확한 길을 잘 제시해주는 방편을 제공해 주는 쪽으로 에너지가 전환된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이런 ‘노란 연꽃’은 당시 당(唐)나라에 대한 비판의식을 노골적으로 심어줄려는 시도였는지도 모릅니다. 당(唐)나라는 끊임없이 주위 국가를 침략, 소유욕을 부렸지만.....
화백과 같은 ‘사회적 명상’으로써 에너지가 전환되면, “오히려 이런 소유욕에 애먹는 주변 국가를 선도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고차원적인 희망을 들어내는 절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④ 적색(赤色)은 ‘사람에 대한 애착(愛着)’을 뜻합니다.
항상 자신에게 마음에 드는 사람을 주변에 꼭 두고 싶어하는 그런 정서를 상징하는 색깔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런 애착이 강하면, 상대가 다른 곳에 마음을 둘때, 그 질투심은 어마어마하게 폭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역시 개인적인 수행이나 또는 화백과 같은 ‘사회적 명상’에 의해서...에너지가 전환되면,
적색(赤色)을 유지하면서도....그 누구보다도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비결을 잘 방편으로 전수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⑤ 흑색(혹은 연두색)은 ‘호승심(好勝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상대를 이겨낼려는 아주 강한 기질이지요. 경쟁심에 불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역시 개인적 수행이나 혹은 ‘사회적 명상’으로써...에너지를 극복하게 되면,
흑색(혹은 연두색)을 유지시키면서도....일을 추진력있게....대승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으로 변화된다는 것이지요.
나. ‘다섯가지 연꽃이름을 한 절’은...결국 중국 중심의 세계에서, 저 ‘부도지’이래...
신라의 세계관이 곧 ‘아시아 전체의 세계관’으로써 중심임을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의상대사는...자신이 익숙한 불교의 만다라 적인 색깔로써, “더불어서 ’사회적 명상‘을 하고, 더불어서 깨닫는...” 아시아의 정통성이....바로 저 ’부도지‘에서 말한대로...신라에 그 법맥(法脈)이 흘러 나오는 것임을....고대의 화백의 연등(煙燈)을 연꽃에 비유해....원효대사에게 화답한....그런... ’다섯가지 절‘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 ‘다섯가지 연꽃 색깔’은...교육적으로도 중요하고, ‘화랑의 순례지’일 가능성이 크다.
이 의상대사의 ‘다섯가지 색깔의 연꽃 절’은...인간의 주 심리 에너지를 분류한....저 티베트의 ‘심리적 에너지 론’이기 때문에....교육적으로도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당시 신라의 화랑(花郞)들이....자신의 주 심리적 에너지를 승화시키는 수련장으로도 쓰였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