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 갔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서소문에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청에서 내리면 됩니다. 주변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중고교 6년 동안 매일 다니던 길이라 낯익습니다.
경기여자중고등학교는 개포동으로 옮겼지만, 제가 다니던 이화여자중.고교는 그대로 남아 건물만 잔뜩 늘어나 있습니다. 교정이 워낙 넓고 사립이라 굳이 옮길 필요가 없었겠지만, 강남 부동산과 평준화 바람을 타고 약간 뒤진 학교가 되어 버려 아쉽습니다.
경기여자중고교로 넘어가는 언덕길은 예전에 제법 넓게 보이던 대로였는데, 지금은 아주 협소하게 보이는 골목길처럼 느껴집니다.
바로 그 삼거리가 사거리로 변했고, 코너에 서울시립미술관이 생겼습니다. 수시로 중진 화가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서울시에 회원으로 등록해두면 전시 일정을 알리는 인터넷 알림이 수시로 컴퓨터 이메일과 휴대폰 메시지로 옵니다.
이 겨울에는 박광진의 '자연의 속삭임'과 김인순의 '일어서는 삶'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천경자 화가가 기증한 작품은 상시 전시되고 있습니다. 박광진 화가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는데, 그의 후기 작품인 제주도의 억새 시리즈는 볼 만 합니다. 김인순 화가는 노동 현장의 모습과 여성 운동을 이끈 이화여대 미술과 출신으로 1941년 출생이고 83세로 생존해 있습니다. 박광진 화가도 생존해 있습니다. 시립미술관 현관 입구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트리엔 위시 카드(Wish Card)을 작성해 걸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그곳을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걷노라면,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낭만적인 돌담길이 나오고, 지금은 많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놓았습니다. 포토존도 만들어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군고구마, 붕어빵, 치킨 등 간식거리 트럭도 있고, 간단한 장식품을 사서 연인들과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덕수궁에 이르면, 오후 2시와 4시에 수문장 교대식이 아주 그럴 듯하게 행해지는데, 볼 만 합니다. 덕수궁 안으로 들어가면 고궁의 겨울 풍경과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가 요즘 전시되는 수묵별미 한중근현대회화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성인 입장료는 4000원이지만, 65세 이상을 무료입니다. 정오, 2시, 4시에 문화해설사가 약 50분 가량 전시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데, 작품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예약은 필요 없고, 매표구에서 기다리다 참여하면 됩니다.
이번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 회화전에는 중국에서 온 국보급 74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응노, 김기창, 천경자 외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그림들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해 오던 이응노, 김기창의 유명 작품들이 빠지고, 좀 격이 떨어지는 작품이 겨우 한 두 점 전시된 것이 다소 아쉽지만, 우리가 몰랐던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들을 새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 귀한 기회를 돈 한 푼 안 내고 관람할 수 있어 좋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서울에 사시면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연말연시에 이보다 더 좋은 혜택이 있을까요? 매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주말과 크리스마스에도 엽니다. 전시 기간은 2025년 2월 16일까지이고, 신정 1월 1일은 휴무입니다.
사진을 올리려고 했더니, '이 사진을 열 수 없습니다. 파일 형식이 지원되지 않거나 사진 뷰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알림이 뜨네요.' 뭐, 직접 가서 보시면 되지요. 웃음 활짝!
첫댓글 지기님 서울로 돌아오기를 잘 하셨네요. 고궁이나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보에 접하기가 쉬웠으면.............
말씀드린대로, 온라인으로라도 서울시청에 회원으로 등록하면, 온갖 정보를 보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