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항우울제 편두통 예방 약제로 사용
편두통과 영양 <4>
<지난호에 이어서>
6. 편두통의 치료
(1) 약물적 치료
2) 예방 치료
예방 치료는 편두통의 빈도, 강도, 지속 시간을 줄이고 편두통 증상 완화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행한다. 신경학적 손상의 방지를 목적으로 예방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예방 치료의 적응증은 ①급성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편두통으로 인해 환자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장애가 있을 때 ②두통의 빈도가 잦을 때(1주에 2회 이상 발작) ③급성기 치료 약물의 사용 빈도가 주당 2일 이상으로 약물 과용이 있을 때 ④급성기 치료 약물이 금기이거나, 약물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문제가 될 때 ⑤환자가 예방 치료를 선호할 때 ⑥반신마비 편두통, 기저형 편두통, 지속 조짐 편두통, 편두통 경색증과 같은 편두통이 있는 경우 등이다. 예방 치료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예방 약제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심혈관계 약물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베타 차단제가 편두통의 증상 및 빈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 베타 차단제는 편두통의 예방에 먼저 사용되는 약제로, 그 작용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베타 차단제의 종류로는 프로프라놀롤, 나도롤, 아테놀롤 등이 있다. 말초 혈관 질환 및 천식, 당뇨 환자에는 금기이며 무력감, 우울증과 서맥,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칼슘 통로 차단제도 편두통 치료에 쓰일 수 있다. 칼슘 통로 차단제는 플루나리진, 니모디핀, 베라파밀 등이 있으며 작용기전은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변비, 체중 증가, 어지럼, 구역, 저혈압, 두통, 파킨슨 증상 등이 있다.
② 항우울제
일부 항우울제가 편두통 예방 약제로 쓰인다. 가장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이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이며, 삼환계 항우울제 외에 선택적 세레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 등이 모두 편두통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 중에는 특히 아미트립틸린이 임상 시험에서 편두통 예방 효과가 확인되었는데, 부작용으로는 입마름, 인지 기능 이상, 구역, 서맥, 체중 증가, 녹내장, 요 잔류, 진정 효과 등이 있다.
③ 항경련제
기전은 분명하지 않지만 발프로에이트, 토피라메이트, 가바펜틴 등 일부 항경련제는 편두통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발프로에이트와 토피라메이트는 경련을 치료할 때의 용량보다 적은 용량에서도 편두통 예방 효과가 있다. 발프로에이트는 구역, 피로, 손 떨림, 체중 증가,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있고 토피라메이트의 부작용으로는 손발 저림, 인지 기능 장애, 신장 결석,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이 있다.
④ 보툴리눔 독소 A형
보툴리눔 독소 A형(Botulinium toxin A)은 혐기성(무산소성) 박테리아인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에서 분비된 신경독으로, 만성 편두통 환자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보툴리눔 독소 A형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 승인한 유일한 예방 치료제로, 전통적인 예방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서 선택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머리 주위 근육 31개 부위에, 총 155단위(한 주사부위마다 5단위씩 주사)의 보툴리눔 독소를 12주마다 주사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3) 편두통 최신 약물
① 급성기 치료
편두통 특이 약물로 트립탄이 대표적이며, 기존의 트립탄은 세로토닌 수용체(5-HT1B)에 작용하여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관상 동맥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의 과거력이 없을 때만 권유하였으나, 최근 혈관 수축 작용이 없는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5-HT1F) 길항제 약물이 효과가 확인되어, 미국 FDA 허가를 위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② 예방 치료 약물
편두통의 발병 기전에서 뇌혈관을 확장하고 신경염증 등을 일으켜 편두통을 일으키는데 주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라는 물질이 밝혀졌다. 이런 CGRP를 표적으로 한 다양한 약제 개발이 이루어져, 1~3개월에 한 번씩 CGRP 항체 주사를 맞으면 편두통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CGRP 항체 주사는 위약(가짜약)군에 비해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심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보고되어 향후 편두통 예방 치료에 새로운 약물로 많은 기대가 되고 있다.
아큅타 정은 편두통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CGRP 수용체를 표적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CGRP는 3차 신경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는 혈관을 확장하고 신경인성 염증을 유발하는 등 편두통 병태생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2) 비약물적 치료
편두통의 비약물 치료에는 환자 교육, 유발 인자의 회피, 생체 되먹임(biofeedback), 이완 기법(relaxation) 등이 있다.
환자에게 편두통은 중추 신경계 변화에 의해 나타나며 만성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 질환임을 이해시키고 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고려하여 급성기 치료만 할 것인지 예방 치료를 같이 할 것인지 결정하고 환자가 두통 일기를 쓰도록 교육한다. 두통 일기는 환자 스스로 편두통 유발 인자를 찾고 이를 회피함으로써 두통을 감소시키고 두통 경과를 직접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체 되먹임이란 불수의적(마음대로 되지 아니함)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인 인체 내의 생리 변화를, 감시 장치를 사용하여 감지하고 증폭시켜 보여줌으로써 수의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주로 열 생체 되먹임과 근전도 생체 되먹임이 편두통 치료에 이용되며, 이완 기법은 점진적 근육 이완(progressive muscle relaxation), 자율 훈련법(autogenic training) 같이 이완을 통하여 교감 신경의 활성도를 줄이고 두통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7. 편두통의 예방
아직 편두통 예방을 위한 식이 치료에 대한 지침은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 볼 때 식품이나 식품 첨가물에 의해 편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으므로, 편두통 환자들에게 음식에 의한 편두통 유발의 제한된 역할을 설명하고 모든 음식 유발 인자를 동시에 제거 또는 회피하는 치료는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
편두통 환자들은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금식과 결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만일 아침에 편두통 발작이 일어난다면 저녁 시간에 가벼운 간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방 치료제의 사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생활 습관의 관리가 편두통 관리에 도움이 된다.
(1) 편두통 발생 원인을 제거한다.
편두통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스트레스, 수면 과다 또는 부족, 여성에서 생리, 계절 변화, 피로, 음식물(적포도주, 초콜릿, 치즈, 지방질 음식) 등 유발 요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 편두통 발작을 일으켰던 음식을 피하고, 혹은 다른 원인이 편두통 발생과 관련이 있었다면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두통 일기를 쓰면 개인의 유발 요인을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스트레스를 조절하도록 한다.
(2)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긴장을 완화하고 편두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치의와 상의하여 다른 의학적 문제로 운동을 하기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좋다. 운동은 반드시 준비 운동을 거쳐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시작한 강한 강도의 운동은 오히려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3) 에스트로겐 용량을 줄여볼 수 있다.
에스트로겐 함유 약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러한 약제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여볼 수 있다. 이러한 약제에는 피임약과 여성 호르몬 대체제 등이 있다. 그러나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약물로 바꿀 때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편두통은 다양한 유발 요인이 있으며 만성 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
평소 스트레스와 수면 조절,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특히 카페인의 과다 섭취를 금지하고, 빛이나 소음 등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