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피륙(丁公被戮)
정공을 죽였다는 뜻으로, 신하로서 두 마음을 갖는 불충한 행위에는 가차 없는 벌을 내린다는 말이다.
丁 : 성 정(一/1)
公 : 공변될 공(八/2)
被 : 미칠 피(衤/5)
戮 : 죽일 륙(戈/11)
(유의어)
정공지주(丁公之誅)
出典 : 사기(史記) 卷一百 계포열전(季布列傳) 第四十
이 성어는 사기(史記) 卷一百 계포열전(季布列傳) 끝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계포의 외삼촌 정공(丁公=이름 固)은 초나라 항우의 휘하의 장수였다. 정공은 유방(한고조)과 항우가 싸우는 중 유방이 패하여 달아나므로 그를 쫓아가 팽성현 서쪽에서 궁지에 몰아넣고, 단병접전(短兵接戰)으로 유방(高祖)을 위협하였다.
위험에 처한 유방이 정공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는 둘 다 좋은 사람인데 어찌 서로 힘겹게 싸울 필요가 있소?”
이 말을 듣고 정공이 공대를 철수해 유방은 포위에서 풀려 돌아 올 수가 있었다. 항우가 멸망한 뒤 정공은 고조(유방)를 찾아갔다(포상을 바라고).
고조는 정공을 군중(軍中)에 두고서 호령했다. “정공은 항왕의 신하이면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 항왕이 천하를 잃도록 한 자가 바로 정공이다.”
그리고 나서 정공을 베어 죽이고 이렇게 말했다. “후세에 남의 신하가 된 사람이 정공을 볻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季布母弟丁公,為楚將。丁公為項羽逐窘高祖彭城西,短兵接,高祖急,顧丁公曰:「兩賢豈相戹哉!」於是丁公引兵而還,漢王遂解去。及項王滅,丁公謁見高祖。高祖以丁公徇軍中,曰:「丁公為項王臣不忠,使項王失天下者,乃丁公也。」遂斬丁公,曰:「使後世為人臣者無效丁公!」
정공이 항우의 장군으로 궁지에 몰린 고조에게 달아날 길을 열어주고는 항우가 패망하자 은혜가 있다 하여 고조를 찾아간 행위는 신하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요즘 말로 회색분자, 기회주의자이니 엄벌을 받아 마땅하다.
고조가 정공에게 취한 조처는 다소 냉혹하다는 평이 있겠으나, 정공처럼 기회를 엿보는 자를 응징하지 않았으면 하나라 400여 년의 기반 조성은 어려웠을 것이다.
▶️ 丁(고무래 정/장정 정)은 상형문자로 못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음(音)을 빌어 천간(天干)의 넷째 글자로 쓴다. 그래서 丁(정)은 (1)십간(十干)의 넷째 (2)사물(事物)의 등급(等級)을 매길 때나 차례(次例)에 있어서 제 4위 병 다음임 (3)정방(丁方) (4)정시(丁時) (5)남정(男丁)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고무래(곡식을 그러모으고 펴거나, 밭의 흙을 고르거나 아궁이의 재를 긁어모으는 데에 쓰는 丁자 모양의 기구) ②넷째 천간(天干) ③장정(壯丁) ④인구(人口) ⑤일꾼 ⑥정, 부스럼 ⑦사물(事物)을 세는 단위(單位) ⑧소리의 형용(形容) ⑨옥(玉) 소리 ⑩제사(祭祀)의 이름 ⑪세차다, 강성(強盛)하다 ⑫친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추측컨대 틀림없이를 정녕(丁寧), 나이가 젊고 기운이 좋은 남자를 정남(丁男), 오야의 넷째 곧 1시부터 3시까지를 정야(丁夜), 성년 남자를 정구(丁口), 장년의 남자를 정장(丁壯), 국가에 등록된 장정을 정인(丁人), 혈기가 왕성한 남자를 정장(丁莊), 돌쩌귀처럼 창문이나 가구의 문짝을 다는 데 쓰는 장식을 정첩(丁蝶), 한창 때의 여자를 정녀(丁女), 남자가 20 살이 되는 나이를 정년(丁年), 장성한 한 사람 몫의 노동력을 정력(丁力), 묏자리 또는 집터 등이 정방을 등진 좌향을 정좌(丁坐), 물건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정장(丁匠), 육십갑자의 열넷째를 정축(丁丑), 육십갑자의 스물넷째를 정해(丁亥), 육십갑자의 서른넷째를 정유(丁酉), 육십갑자의 마흔넷째를 정미(丁未), 육십갑자의 오십넷째를 정사(丁巳), 병역에 복무하는 장정을 병정(兵丁), 제 밑에 거느리고 부리는 사람을 솔정(率丁), 나이가 젊고 한창 힘을 쓰는 건장한 남자를 장정(壯丁), 집에서 부리는 남자 일꾼을 가정(家丁), 열다섯 살이 넘은 사내인 젊은 남자를 남정(男丁), 군적에 있는 지방의 장정이나 부역에 종사하는 장정을 군정(軍丁), 옥에 갇힌 사람을 맡아 지키던 사람을 옥정(獄丁), 농사를 짓는 사람을 농정(農丁), 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해 주는 사람을 역정(役丁), 영락하여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음을 영정(零丁), 음력으로 한 달 중 중순에 드는 정일을 중정(仲丁), 절에서 밥 짓고 물 긷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불정(佛丁), 국가 소유의 전지를 정전으로 만듦을 작정(作丁), 단 한 사람의 장정 또는 형제가 없는 홑몸의 장정을 단정(單丁), 주장하여 일하는 사람을 곁에서 거들어 도와주는 장정을 협정(挾丁), 새로 주조한 금화나 은화를 신정(新丁), 사내가 열여섯 살이 된 나이 또 그 사람을 성정(成丁),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정(丁)자인 줄 모른다는 뜻으로 글자를 전혀 모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솜씨가 뛰어난 포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기술이 매우 뛰어남을 비유하는 말을 포정해우(庖丁解牛), 가난하게 되어 남의 도움 없이 고생함을 고고영정(孤苦零丁), 공교롭게도 좋지 못한 때에 태어남을 생정불신(生丁不辰), 가난해지고 세력이 꺾여 도와 주는 사람도 없어 혼자서 괴로움을 당하는 어려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영정고고(零丁孤苦) 등에 쓰인다.
▶️ 公(공평할 공)은 ❶회의문자로 마늘 모양의 사사로운, 나(我)의 뜻인 마늘 모(厶)部 일과 서로 등지고(八)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그 반대의 의미로 공변되다를 뜻한다. 公(공)의 옛 모양은 무엇인가 닫힌 것을 여는 모양인 듯하다. 옛날의 쓰임새는 신을 모시고 일족(一族)의 사람이 모이는 광장을 나타내고 그후부터 거기에 모셔지는 사람, 일족의 長(장), 높은 사람이란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公자는 ‘공평하다’나 ‘공변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공변되다’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公자는 八(여덟 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지만, 갑골문에서는 八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사실 갑골문에 쓰인 口자는 ‘입’이 아니라 단순히 어떠한 사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公자는 사물을 정확히 나눈다는 뜻이었다. 소전에서는 口자가 厶자로 바뀌게 되면서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나눈다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公(공)은 (1)여러 사람을 위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관계되는 국가나 사회의 일 (2)공작(公爵) (3)남자(男子)의 성이나 시호(諡號), 아호(雅號) 또는 관작(官爵) 뒤에 붙이어 경의를 나타내는 말 (4)공작(公爵)의 작위(爵位)를 받은 사람의 성이나 이름 뒤에 붙이어 부르는 말 (5)공적(公的)인의 뜻을 나타내는 말 (6)2인칭(二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 그대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7)3인칭(三人稱) 남자(男子)에 대해서 당신의 뜻으로 쓰는 높임말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공평(公平)하다 ②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③공평무사(公平無私)하다 ④숨김없이 드러내 놓다 ⑤함께하다 ⑥공적(公的)인 것 ⑦상대를 높이는 말 ⑧벼슬(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 ⑨존칭(尊稱) ⑩귀인(貴人) ⑪제후(諸侯) ⑫관청(官廳), 관아(官衙) ⑬널리 ⑭여럿,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사 사(私)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에게 개방함을 공개(公開),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사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무원(公務員),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을 공공(公共), 세상이 다 알도록 뚜렷하고 떳떳한 방식을 공식(公式), 사회의 일반 사람들이 추천함을 공천(公薦), 공중 앞에서 약속함을 공약(公約),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공포(公布), 여러 사람들의 휴양을 위하여 베풀어 놓은 큰 정원을 공원(公園),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공직에 있는 사람을 공직자(公職者),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국가 기관이나 공공단체가 설립하여 경영하는 기업을 공기업(公企業), 여러 사람 앞에서 연극 등을 연출하여 공개함을 공연(公演), 마음이 공평하고 사심이 없으며 밝고 큼을 공명정대(公明正大),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음을 공평무사(公平無私), 공(公)은 사(私)를 이기지 못한다는 공불승사(公不勝私) 등에 쓰인다.
▶️ 被(이불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옷의변(衤=衣; 옷)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가리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皮(피)를 합친 글자이다. 잘 때 뒤집어 쓰는 옷의 뜻에서 뒤집어 쓰다, 쓰다, 입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被자는 '씌우다'나 '덮다', '당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被자는 衣(옷 의)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죽'이나 '겉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被자는 이렇게 '겉면'이라는 뜻을 가진 皮자에 衣자를 결합한 것으로 겉에 덮는 옷이라는 의미에서 '이불'을 뜻하게 되었다. 이불은 내 몸을 덮는 침구이기 때문에 '씌우다'나 '덮다'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지금도 이불을 '被子'라고 한다. 그래서 被(피)는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동작을 받거나 입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옷을)입다 ②당하다 ③씌우다, 덮다 ④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⑤더하다,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⑥받다, 받아 가지다 ⑦꽉 차다, 두루 퍼지다 ⑧합치다, 맞다 ⑨주다 ⑩두루 갖추다 ⑪떠맡다 ⑫등지다 ⑬의지(依支)하다 ⑭흐트러뜨리다 ⑮풀어 해치다 ⑯옷 ⑰겉, 거죽(물체의 겉 부분) ⑱이불 ⑲머리꾸미개 ⑳길고 큰 모양 ㉑저, 저것,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불 금(衾)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람이 재물을 잃거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해를 입은 상태를 피해(被害), 살해를 당함을 피살(被殺), 납치를 당하는 것을 피랍(被拉), 민사소송에서 소송을 당한 측의 당사자를 피고(被告), 습격으로 사격을 받음을 피격(被擊), 남의 힘에 의하여 움직이는 일을 피동(被動), 억지로 빼앗김을 피탈(被奪), 습격을 당함을 피습(被襲), 제소를 당함을 피소(被訴), 선거로 뽑힘을 피선(被選), 덮어 싸고 있는 막을 피막(被膜), 의심을 받음이나 혐의를 받음을 피의(被疑), 저지를 당하여 막힘을 피색(被塞), 강압에 의하여 억지로 참가하게 됨을 피참(被參), 탄핵을 당함을 피탄(被彈), 비방이나 비난을 받음을 피방(被謗), 겉에는 거친 옷을 입고 있으나 속에는 옥을 지녔다는 뜻으로 어질고 덕 있는 사람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으려 함을 이르는 말을 피갈회옥(被褐懷玉), 머리를 흐트러뜨린 채관을 쓴다는 뜻으로 머리를 손질한 틈이 없을 만큼 바쁨을 이르는 말을 피발영관(被髮纓冠), 수놓은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다는 뜻으로 공명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야행피수(夜行被繡), 덕화가 사람이나 짐승 뿐만 아니라 초목에까지도 미친다는 말을 화피초목(化被草木) 등에 쓰인다.
▶️ 戮(죽일 륙/육)은 형성문자로 剹(륙)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창 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翏(료, 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戮(륙/육)은 ①죽이다 ②육시(戮屍)하다(이미 죽은 사람의 시체에 다시 목을 베는 형벌을 가하다) ③(힘을)합하다, 합치다 ④욕보이다 ⑤욕되다 ⑥(죄를)짓다 ⑦벌(罰), 형벌(刑罰) ⑧욕(辱), 치욕(恥辱) ⑨죽음 ⑩들거위(오릿과의 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을 마구 죽임을 육살(戮殺), 지난날 죽은 사람의 목을 베던 일 또는 그 형벌을 육시(戮屍), 죽은 사람의 목을 베는 형률을 육률(戮律),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을 육력(戮力), 죄지은 백성을 육민(戮民), 남을 비웃음을 육소(戮笑), 무참하게 마구 죽임을 도륙(屠戮), 칼로 베어 죽이는 것을 참륙(斬戮), 죄지은 사람을 형벌에 따라 죽임을 형륙(刑戮), 사형을 달리 이르는 말을 대륙(大戮), 죄인의 사형을 집행함을 행륙(行戮), 재앙을 만나 죽임을 당함을 앙륙(殃戮), 죄에 따르는 형벌로 마구 죽임을 주륙(誅戮), 모조리 다 죽임을 진륙(殄戮), 무엇을 트집잡아 사람을 잔인하게 마구 죽이는 변고라는 말을 살육지변(殺戮之變), 무엇을 트집잡아 사람을 잔인하게 마구 죽이는 폐단이라는 말을 살육지폐(殺戮之弊), 마음을 합하여 서로 돕고 힘을 모은다는 말을 결심육력(結心戮力), 죄악이 너무나 커서 만 번을 죽이어도 오히려 그 벌이 가볍다는 말을 만륙유경(萬戮猶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