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s://www.facebook.com/100003070251271/posts/2656969667748682/?d=n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페이스북
홍콩 155만원 뿌리기의 맹점과 홍콩정부가 의도한 문제점 덮기를 자세히 설명해줄 뿐 아니라, 추가 자료나 출처도 소개해주셔서 더 도움 많이 될듯!
누구처럼 무식하게 앞뒤 안재고 우리도 돈줘 빼애앵 하면 이거 보여주면 될것같네요,,,흠흠,,,^^
1. 지금은 홍콩 예산편성 시즌, 지독한 긴축재정을 하는 나라로 유명한 홍콩의 일회적 현금살포. 기본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계속 부족한데?
2. 금번 예산안에 공공 인프라 투자는 없으면서 경찰예산 45%증가에 대한 무마카드?

========아래는 원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경제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 홍콩 정부가 18세 이상 모든 영주권자에게 155만원(1만 홍콩 달러) 가량 지급한다는 뉴스를 봤다. 한국에게도 정책적 시사점이 있을까. 그런 의문으로 출발했는데 막상 홍콩 정부의 정책 내용을 뜯어보니 문제가 많았다. 멘붕
.
문 대통령이 말한 ‘특단의 대책’의 예시로서 홍콩 정부의 조치가 타임라인 곳곳에 돌아다니는 가운데 1. 홍콩 정부 정책의 이면을 전달하고 싶기도 했고 2. 한국에도 이런 류의 현금 지원정책이 가능한가 의견들을 전달하고 싶기도 했는데, 태양은 하나여야 하고 기사에 야마도 하나여야 한다. 홍콩 정부가 너무나 역겨워서 고민했는데 어쨌거나 우리에게 필요한 시사점을 찾아보자는 데스크의 격려로 기사가 나왔는데. 일단 기사에 담지 않은 내용을 먼저 꼭 전하고 싶다. 온라인 기사로 따로 쓰기엔 여력이 안 되서..ㅜ.ㅜ
홍콩은 지금이 본예산 편성 시즌이다. 홍콩 정부의 모든 국민 155만원 정책은 2020년~2021년 예산안에 담긴 내용이다. 홍콩 정부는 이번에 기업소득세(법인세)를 면제하고 중산층에게 대규모 감세조치를 했다. 홍콩은 세금을 많이 걷지도 않으며 누진성이 굉장히 약한 조세체계를 갖고 있다. 2018년까지는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지독한 긴축재정을 하는 나라이다. 그러다보니 공공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공공 어린이집 비중이 적어도 어쨌거나 국가 지원을 받아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정착돼 있는데, 홍콩인들은 싸게 쓸 수 있는 필리핀인 입주 보모를 고용한다. 최저임금이 형편없이 낮아 가능하다. 이것이 홍콩 중산층들이 사는 방식이다. 불평등이 심할 수 밖에 없는 조세-재정체계를 갖고 있다. 조세-재정 체계는 그대로 둔 채, 아니 대규모 감세조치로 더 심하게 두고 1인당 155만원 지급 정책을 펼친 것이다. 홍콩 정부는 이번엔 적자를 보지만 “이번 적자는 일시적인 것”을 강조한다. 경제가 회복되면 앞으로도 긴축재정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일회적인 현금살포 정책을 펼친 이유 중 하나다.
홍콩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경찰예산을 44.7% 증액시켰다. 현금살포 정책은 경찰예산 증액에 대한 무마용이라는 비판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더구나 홍콩은 전에도 전국민 현금 살포를 한 적 있다. 홍콩 정부는 역진적 조세제도를 운영하며 긴축재정으로 돈을 아낀 뒤 경기가 좋으면 그 돈을 현금살포 형식으로 써 버린다. 그때마다 홍콩의 운동세력들은 와해됐다. 시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불평등 시정 요구를 누르고 ‘중국 아니면 이런 정책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홍콩의 현금살포 정책이다.
기본소득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홍콩의 실험’, ‘홍콩식 기본소득’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시길 권한다. 혹시 이거 보실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진보성향 정치인을 자임한다면 홍콩도 주는데 우리도....이런 발언을 의회에서 하지 않는 쪽이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는 네 기사에는 왜 홍콩이 들어갔느냐’는 의문이 든다면 그냥 나를 비웃으시면 된다. 그리고 홍콩 없는 기본소득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우파 버전의 기본소득론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일간지 포맷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일간지를 넘어선 포맷을 만드는 것은 아직 이르지 못한 일이므로. 그러나 제목에서 오해의 여지가 있는데 랩2050의 윤형중 선생님은 홍콩 정부 발표 이전에 먼저 재난 기본소득의 개념을 제시했다. 공교롭게도 윤 선생님 칼럼이 홍콩 정부 발표보다 늦게 나갔을 뿐.
어쨌거나 코로나19 효과로 내수가 전방위적으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역시 ‘재난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은 생각해볼 수 있을까. 이 관련해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었는데 재정학-거시경제학-사회복지학 하시는 분들이 모두 의견이 달라서 흥미로웠다. (충분히 다 싣지 못한 건 죄송합니다··;;)
내 개인적 입장은 기본소득에 굉장히 흥미를 갖고 있지만 공공정책에 대한 투자를 더 중시하는 입장이다. 그저 현금살포만 있다면 기본소득의 미래가 홍콩처럼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와 AI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디스토피아를 중국 본토가 보여주는 것처럼. 윤형중 선생님의 재난 기본소득 개념은 경기부양과는 결이 좀 다른, 방역에 동참하는 시민이 짊어지는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해서 좀 흥미로웠다. 우석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경기부양으로서의 현금살포에 대한 단호한 비판도 공부가 됐는데 분량상 많이 담지 못했다.
오늘은 한국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다. 어제 쓴 기사가 한국 정부의 접근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접근법을 갖고 적절한 정책을 짰느냐의 문제는 다른 기사에서...)홍콩 정부의 정책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기본소득에 흥미를 갖고 있지만 기본소득 자체가 지고의 목적이나 만능키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기본소득론이 비판론과 한껏 싸웠으면 한다. 그래야 양쪽 다 더 논리적이 되니까.
원래 소개하려한 기사는 이것이고요
-가계 경제 덮친 코로나19…“홍콩처럼 국민들에게 현금주자” 주장 나와
http://m.biz.khan.co.kr/view.html?art_id=202002272126045 ▶
홍콩정부의 정책
▶[머니투데이] 홍콩, 1인당 150만원씩 쏜다 “18조 투입 예상”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22613414128054
홍콩정부 예산안 직접 보시려면 사이트 : https://www.budget.gov.hk/2020/chi/index.html (홍명교님 감사합니다)
홍콩의 조세재정 제도 간단히 보려면
▶[장흥배, 을의 경제학]기부 영웅 주윤발과 홍콩의 빈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66432.html
자세히는 홍명교님 페이스북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913933678667512&id=100001527245947
[윤형중 칼럼] 재난 기본소득 도입하자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470
그리고 오늘 발표한 정부 코로나19 대응. 논평없이 정부가 뭘 준비했는지만 상세하게 담았다. 첫 기사에 인용한 기재부 관계자의 고민이 담긴 것이기도 하고.
▶가족돌봄휴가 쓰면 최대 50만원 지원…정부, 총 16조원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2282123025&code=920100
※혹시 글을 공유하려 했는데 기사만 공유된다면 글은 복붙하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기사만 공유될 때의 부작용이 우려되서요ㅜㅜ
첫댓글 흠.. 홍콩 인들 진짜 답답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