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북클럽
패멀라 폴, 마리아 루소 지음 | 김선희 옮김
윌북
2020년 08월 10일 출간
왜 책인가?
올 초 발표된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 첫 번째가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한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책 읽는 건 사치라고 말하는 어느 어른들의 푸념처럼 아이들의 삶에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시간을 내서 책을 읽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책과 함께할 수 있다. 실제로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일수록 학문적으로 뛰어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한 이들이 많다. 독서율 세계 1위 국가라는 스웨덴, 그 영광에는 아동문학의 발달이 한몫했다.
세계적인 서평지 《뉴욕타임스 북 리뷰》의 어린이책을 이끄는 편집장과 편집자,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아이들에게 책이 필요한 이유를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책 읽기는 가장 단단하고 유용한 삶의 준비’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인생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우리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며, 삶을 좀 더 ‘용감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힘’을 준다. 흔히 생각하는 지식 고양과 각종 시험 대비, 문해력 강화, 성적 향상 등의 목적은 어쩌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효과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사회, 가장 의미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치 있는 것은 바로 ‘책 읽는 습관’이다. 이 책은 부모, 예비 부모, 조부모, 육아 도우미, 어린이집 교사, 학교 선생님 등 아이를 사랑하는 모든 어른에게 ‘아이가 책과 평생 친구 되는 법’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집에서 시작하는 북클럽
저자 패멀라 폴과 마리아 루소는 각자 세 아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어린이책 전문가로서, 엄마의 마음과 전문가의 눈으로 현실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책육아서를 완성했다. 단순히 육아 지침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0세부터 18세까지 각 시기에 맞는 책육아의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노하우를 알려준다.
집에서 책 읽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의 책 읽기가 평가의 대상이 되어 부담을 느끼거나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경쟁적 지표를 알기 전에, 집에서 먼저 책육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것이다. 어른은 스마트폰만 보면서 아이에게 책 읽기를 강요한다면, 아이는 그 위선을 쉽게 알아차린다. 실제로 부모가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경우 자녀의 위험률 역시 일반 사용자 자녀들보다 1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보자. “지금 아이들에게 책을 1분 읽어주면, 나중에 백만 배로 보상해줄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위해 책을 읽어준 여러분을 사랑할 거예요”라고 작가 조지 손더스가 말한 것처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 함께, 그 순간의 분위기, 기류, 서로의 온기, 목소리 등을 기억하는 일이다. 이렇게 형성된 유대감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적 삶을 살면서 마주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아주 큰 힘을 갖는다. 책육아가 서툴다 하더라도, 이 책과 함께 지금 바로 집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북클럽’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내 아이를 위한 책이 가득한 책
아이를 위해선 부모가 전문가가 되곤 한다. 책육아도 마찬가지다. 이 책과 함께라면 보드북, 그림책, 얼리 리더스, 챕터북, 미들 그레이드 도서, YA(Young Adult) 도서 등 책 종류를 일컫는 다양한 용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아이가 자라나는 시기에 맞게 실제로 책을 건넬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나이, 관심사, 성격, 취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부모다.
이 책에서는 영유아, 유아, 신생 독자, 자립 독자, 미들 그레이드 독자, 청소년 독자로 단계를 나누고, 각 단계에 맞는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저자들이 엄선한 590권의 추천 도서와 출판 칼럼니스트 한미화 추천 국내 도서 50권이 담겨 있다. 번역된 책이 대부분이며 번역 안 된 책의 경우, 원서로서 아이 영어 공부에 활용할 수도 있다.
정성을 다해 추천하는 이 책들을 통해,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게 될 것이다. 책이 마냥 좋아서 평생 곁에 두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누구보다도 내 아이를 잘 아는 ‘내 아이 책 전문가’가 되어보자. 자꾸만 책과 멀어지려는 세상에서 이 책은,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를 이어 계속 전해질 책육아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