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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로써의 AI와 글쓰기 수업
백애송
AI와의 만남
하루가 다르게 생성형 AI가 발전하고 있다. AI는 인공 지능의 약자로, 컴퓨터로 하여금 인간과 같이 지능적 행동을 하게 하는 기술이다. 컴퓨터에 작성된 언어 및 음성을 통해 이를 번역하고 이해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천하는 모든 기능을 포함한다. 즉 AI는 다양한 고급 기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AI를 활용한 글쓰기 연구는 최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언어학 교육, 한국어 교육, 글쓰기 교육, 기술적 교육 등 성격은 다르지만,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 학회에서도 AI를 창작 보조 도구로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 지능 1: 현대적 접근방식』을 저술한 스튜어트 러셀과 피터 노빅은 인공 지능의 영역을 4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인공 지능을 인간처럼 ‘생각’하는 시스템, 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1)스튜어트 러셀, 피터 노빅, 류광 옮김, 『인공 지능 1: 현대적 접근방식』, 제이펍, 2016.
즉 인공 지능은 인간처럼 사람을 완벽하게 모방하고, 철학적 측면에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공 지능이 인지하고 추론하는 일련의 생각의 과정이 원칙적으로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 탐구가 필요하다.
인간의 사고는 시각 정보, 언어 정보, 배우기를 모두 이용해 종합적으로 인지된다. 사과를 보고 이를 사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시각으로 사과를 받아들인 후 사과의 색과 모양, 크기 등을 배우기의 과정을 통해 인식한 후 사과라는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AI도 인간의 학습처럼 보고 배우기를 통해서 학습할까. 넓은 의미에서 AI는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적인 모든 시스템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로는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통하여 스스로 학습한 후 판단, 예측, 분류, 추천, 선택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인간의 사고 과정과 AI의 사고 과정이 같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사고 과정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AI는 주어진 데이터와 외부에서 설정한 목표나 명령이 있어야 출력이 가능하다.
AI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챗GPT이다. 챗GPT는 인공 지능 기반의 자연어 처리모델 중 하나이다. 챗GPT는 ‘챗’과 ‘GPT’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챗은 ‘대화’ 또는 ‘채팅’을 의미한다. 이는 이 시스템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 즉 대화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고 질문에 답변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GPT는 ‘생성형 사전 학습 트랜스포머’의 약자로 ‘자연어 처리 작업’을 적용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자연어는 인간이 의사소통과 정보 교환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의미한다. ‘생성적’이란 사전 학습된 내용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고, ‘사전 학습’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미리 학습하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는 이 모델이 사용하는 주요 기술 아키텍처의 이름이다. 아키텍처는 문장이나 문서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정보를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 설계 방식이다. 따라서 “챗GPT”는 사용자와 대화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 지능 모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챗GPT는 출시된 지 몇 개월 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일반인들도 쉽게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코딩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챗GPT 사용이 가능하기 챗GPT의 활용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러 유형의 융합연구와 교육 분야에서도 챗GPT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이에 여기에서는 챗GPT를 활용한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AI 활용 사례
우선 다양한 방식의 AI 활용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언론계에서도 편집이나 요약의 방식을 통해 AI를 활용한다. AI는 뉴스 생산에도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2025 전문직 분야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과 미래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전문 서비스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그냥 ‘한 번 써 보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 전반에 도입하여 전략적으로 활용할 시점이 되었음을 지적하였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AI의 잠재력을 인식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긍정적 인식의 비율도 전년 대비 11% 상승하였다. 이에 따라 리서치, 문서 콘텐츠 등에서 AI의 활용 사례가 확장되고 있다.
2)박현진, 「톰슨로이터, “기업들 생성형 AI, 그냥 ‘한 번 써 보는’ 수준이 아니라 활용할 시점”」, 『인공지능신문』, 2025.05.19.
https://www.ai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34967
한국의 언론사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동아일보에서는 경영·경제 전문 AI 챗봇 ‘애스크비즈’를 개발하였다. 경영전문잡지인 ‘동아비즈니스리뷰’는 기사 내용은 좋지만, 내용이 어려워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측면에서 애스크비즈를 활용하고 있다. 애스크비즈는 기사를 읽다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해주는 챗봇이다. 한겨레에서는 후원 Q&A AI 챗봇인 ‘겨리봇’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한국일보에서는 자사 생성형 AI 서비스 기능인 뉴스룸 도우미 ‘하이(H.AI)’를 개발하여 기자들이 2024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두 달 동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목을 추출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의 과정에서 활용되었다.
문학 창작자들의 입장에서도 활용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 AI와 협업하여 소설책을 발간하였다. 2023년 네오픽션에서 7명의 소설가가 챗GPT와 협업하여 완성한 초단편 SF 소설 『매니페스토』가 그것이다. 7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챗GPT에게 계획단계에서 소설 작법의 단계를 묻거나, 소설의 소재가 될 자료 조사, 캐릭터 설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졌다. 소설책에는 협업한 초단편 소설과 협업 후기가 담겨 있다. 참여한 작가들의 협업 후기를 살펴보면, 소설의 문장보다 에세이의 문장에 가깝고 구성이 불안정하며 개성과 독특함이 부족하여 전적으로 챗GPT에게 의존할 수는 없다는 문제점도 있었으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자료를 조사해서 공부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간을 단축해 줄 수 있고 캐릭터를 빠르게 설정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 보았다. 챗GPT가 좋은 어시스턴트 역할을 한 셈이다.
실제 알라딘 플랫폼에 챗GPT가 저자로 등록되어 있는 도서는 2025년 7월 현재 199건에 해당한다. 물론 이 도서는 모두 100% 챗GPT가 창작한 것은 아니다. 챗GPT를 활용하여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콜라보레이션 방식일 수도 있고, 글은 작가가 이미지는 AI가 생성해 내는 혼합 형태의 방식일 수도 있다. 예스24 플랫폼에는 챗GPT가 국내 작가로 등록되어 있다.
문학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걸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있어 챗GPT와 더불어 여러 AI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웹툰이나 게임, 영상 등 이미지를 대량으로 생산해야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활용하여 대체한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미드저니Midjourney, 드림 스튜디오DreamStudio, 작곡 프로그램인 사운드로우Soundraw 등이 있다. 필요한 부분을 의뢰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 없이 그 효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기에 AI를 실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초로 지난 2024년 생성형 AI를 통해 상업 영화인 ‘나야, 문희’를 제작한 사례가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글쓰기 교육의 경우 학습자들이 글쓰기를 통해 의사소통 역량을 함양할 때 사고 및 학습 도구로써의 AI 수용은 현시점에서 불가피하다. AI의 발전이 학습자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을 변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챗GPT의 사용은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자들이 원하는 정보나 지식을 단시간에 종합적으로 제시해 준다. 따라서 챗GPT를 비롯한 AI는 학습자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도구로서 기능한다.
실제 교육 현장 활용 사례
실제 뉴욕의 공립학교 내에서 챗GPT와 같은 인공 지능 도구들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이를 다시 철회하였다. 뉴욕시 교육국에서는 “인공 지능 도구의 사용은 학업은 물론 학생들 평생의 성공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기술의 구축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 금지하였다. 4개월 후 “학생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었고, 학교에서 인공 지능을 피하기보다 그에 대해 배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철회하였다.
3) 윤지혜, 「뉴욕시 공립교 챗GPT 금지 철회」, 『미주중앙일보』, 2023.05.22.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30522195611563
오히려 AI가 가지고 있는 실효성에 더 주목하자는 취지인 것이다.
챗GPT의 활용이 불가피한 시점에서 필자는 실제 수업 시간을 통해 챗GPT 활용을 시도해 보았다. 다음은 필자가 실제 수업 시간에 ‘GPT 여행’이라는 테마로 챗GPT를 활용하여 여행 계획을 작성한 예이다. 창작의 실제는 아니지만, 챗GPT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행하였다. 이미 AI는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침투하여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수업 시간에 챗GPT에 대하여 전면 금지를 시행하지 않고 학습자들이 수업 시간을 통하여 챗GPT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할루시네이션과 같은 주의해야 할 사항들도 있다. 그릇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제시하거나 맥락에 맞지 않은 정보를 생성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롬프트 제시 방법, 자기 판단 능력의 필요성,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윤리의식에 대해 선행 학습을 충분히 한 후 실행하였다.
챗GPT의 프롬프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와 상황에 대한 맥락, 상황에 대한 부가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규칙이나 제약조건이 있다면 제시하고, 어떤 상황에서 진행되는지에 대한 책임 부여인 역할도 필요하다. 특정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페르소나와 글자 수, 목록형, 표 형식 등 출력양식 제공이 필요하다.
4)한진영, 이민정, 「문제중심학습과 챗GPT」, 『교양학연구』, 다빈치미래교양연구소, 120면.
하나의 프롬프트에 하나의 명령만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간결하게’, ‘자세하게’와 같은 어조도 필요하다.
인간은 질문을 하고, 챗GPT는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챗GPT는 대화를 하며 상호 협력한다. 더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질문이 필요하다. 한 번에 완전한 결과물을 얻을 수 없으니, 단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학습자의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는 필자와 학습자 간의 피드백을 통해 상호 협력하였다. 아래는 여행 계획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롬프트 제시 내용이다.
[표1] 여행 계획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롬프트 제시 내용
-제시사항-
챗GPT의 프롬프트를 활용하여 국내여행 계획 만들기
1. 여행 테마 설정하기
-여행 목적과 대상 설정
-테마에 맞는 방문 장소 선정 및 소개
2. 여행 테마에 맞는 세부 일정 세우기
-최소 1박 2일 이상 일정 만들기
-시간대별 방문 장소, 이동방법, 숙박 및 식당 설정
3. 여행 경비 산정
-숙박비, 식비, 교통(차량)비, 가이드비, 입장료, 체험비 등
위의 프롬프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후 챗GPT를 활용하도록 하였다. 챗GPT가 제시한 여행 계획이 실행 가능성이 있는지 학습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실행가능한 것들을 선택한 후 최종적으로 확정하도록 하였다. 실제 여행 계획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여행지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 그에 맞는 교통비, 숙박비, 탐방 장소 등 찾아야 할 자료가 많다. 하지만 챗GPT를 활용하여 계획을 세우면 단시간에 여행 계획표가 만들어진다. 다음은 위의 제시 사항을 반영하여 학생이 실제 챗GPT에 넣었던 프롬프트이다.
[표2] 학습자가 챗GPT에 제시한 프롬프트
- 곧 있으면 여름 방학이야. 단짝 친구 4명이랑 차를 렌트해서 2박3일 부산으로 여행을 갈 거야. 여행 스케줄 짜 줘.
경비는 1인당 25만원이 안 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부산국밥 맛집을 꼭 가고 싶어. 밤에 바다도 가고 싶어.
위의 프롬프트에 대한 실제 챗GPT의 답변을 캡쳐본으로 제출하고,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계획에 맞게 실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여 여행 계획을 다시 정리하도록 하였다. 다음은 실제 챗GPT의 캡쳐본과 학습자가 최종 점검 후 제시한 예산안과 여행 계획표이다.
[표3] 프롬프트에 대한 챗GPT의 답변
[표4] 최종 여행 계획표
이와 같이 도구로써 챗GPT를 활용하여 여행 계획표를 작성한다면 여러 곳의 웹사이트를 살펴보아야 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관광지 간의 거리와 이동 시간을 미리 확인하여 동선을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고, 교통편, 숙소, 추천 관광지까지 한 번에 정리가 가능하다. 챗GPT를 활용한 결과 실제 학습자들 자신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정보를 하나하나 조사하지 않아도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맛집이나 주요 관광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은 부분의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어 효율적이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도 각기 챗GPT 사용에 대한 활용 방안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발전과 변화하는 속도에 맞추어 2023년 3월 교육부에서는 챗GPT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만들기 위해 정책연구에 착수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챗GPT에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챗GPT를 이용한 AI 반도체 설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교과목 개설되었다.
5)손나경, 안홍복, 「학습자 중심 수업을 위한 챗GPT 기반 융합교육 모델 연구」, 『동아인문학』, 동아인문학회, 34면 참조.
2023년 3월 고려대학교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 지능(AI)에 대한 기본 활용 방향을 정하고 이를 수업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미지, 텍스트 등 방대한 데이터를 접근, 선별, 요약하는 등의 수고를 아낄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권장하겠다는 것이다.
6)박남기, 「AI 시대의 대학 교양교육 패러다임 탐색」, 『교양교육과 시민』,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2023, 24-25면.
교육 분야에서 AI의 사용 시 개인 정보의 유출이나 정보의 왜곡 및 윤리적인 문제 등을 우려한다. 하지만 이에 반해 챗GPT는 시간과 장소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고, 학습자들이 정보를 찾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챗GPT의 활용을 금지하기보다는 사용자 스스로 단점은 정확히 인지하고 장점은 살려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시작
AI는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다. AI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그 내용을 바탕으로 예측을 하는 도구이다. 즉 기술을 활용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한 후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도구인 것이다. 이런 AI는 인간과 같이 사고의 과정이나 감정이 없기에 글쓰기의 본질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의 본질은 세상 혹은 사물을 관찰한 후 발견한 것들을 재배치하여 의미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또는 발견한 문제에 대하여 인간 본연의 사고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글쓰기의 본질이다. 이는 AI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다. AI가 인간의 영역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AI는 인간 고유의 영역에 편리한 도구로써의 역할을 수행한다.
AI는 반복되는 단순한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날로그적인 방식에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여 초안 작업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사용되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하나씩 자료를 찾아야 했다면, AI를 활용하면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다. AI를 활용하여 단축된 시간만큼 더 고도화된 중요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즉 기존의 아날로그적 방식으로는 사용자가 모두 입력을 해야 사용이 가능했다면, AI는 명령어를 통해 능동적으로 내용을 제공한다.
글쓰기에서 창작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하지만, 이 창의성은 매번 끊임없이 발현되지 않는다. 챗GPT는 창의성의 벽 앞에 놓인 창작자에게 블로킹 현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창의성 막힘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럴 경우 챗GPT는 아이디어를 촉진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도구는 쌍방향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기존의 방식들은 사용자의 명령에 따른 결과만을 보여줄 뿐이다. 예를 들면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문장을 입력하면 결과만 제공되고 추가적인 피드백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챗GPT는 대화형 시스템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AI 시대로의 돌입은 언어 예술에도 이미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창작 도구로써 프롬프트를 활용한 챗GPT는 스토리를 구조화해 준다는 측면에서 파트너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앞서 살펴본 『매니페스토』 이외에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협업이 시도되고 있다. 실험적인 양식이나 미래에 대한 과학적인 배경 설정 등 챗GPT의 활용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곧 AI와 인간의 공존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함의한다. 인간의 사고와 AI의 능력을 융합한다면 새로운 지평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최근 많은 학교에서 AI 도구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기술의 변화이기에 오히려 적절한 활용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정보 정리가 필요하여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작업은 AI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철학적 사고를 동반한 문학적 감수성은 인간의 몫이지만 도구로써 활용 가치에 대한 인정은 필요하다. AI가 독자적으로 사고한다기보다는, 인간의 사고를 돕는 사고 도구로써 AI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