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왕>의 김지우 작가가 두 주인공 '승하'(주지훈 분)와 '오수'(엄태웅 분)의 죽음을 그린 엔딩 장면을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어떤 드라마보다도 엔딩 장면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김지우 작가는 두 사람 모두를 살리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말을 이었다. 드라마 작가가 된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속 인물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녀는 "사실 두 주인공을 모두 죽이고, 이 자리에 서기가 겁이 났다"고 5월 27일(일) 팬들이 마련한 종방연의 자리에서 밝히며, 이어 "두 주인공 모두 살기를 바랐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변명은 아니고 두 인물이 죽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아무리 고민을 하고 해봐도 마음이 아프지만 그것이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하'를 살리기 위해 다른 엔딩 버전을 써봤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써놓고 보니 아니더라"고 전했다.
김 작가는 박찬홍PD의 말을 빌어 "남은 자가 너무 고통스럽고 가여워 보인다 하더라.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그래서 선택한 최선의 결말이었다"고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변을 늘어 놓았다.
드라마 속 '마왕'은 어른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김지우 작가는 편모, 편부 슬하에서 자란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드라마에서 '오수와 승하'의 가정 환경을 많이 보여주지는 않았다. 주인공 모두 편부, 편모 슬하의 자녀들이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청소년기를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큰 시기로 봤다. '오수'는 자신의 실수를 계속 주장해왔지만, 받아 주지 않은 것도 어른이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오해를 낳고 어른이 되어서도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마족(드라마 <마왕>의 팬)'들은 알고 있다. 이미 어른이 마왕이라는 사실을. '어른이 폼나야 아이도 폼난다'는 아주 짧은 글을 봤다. 극중 인물들이 모두 편부, 편모의 자식이라 해도 '해인'(신민아 분)이는 행복을 안고 사는 인물이고, 동등하게 주어진 상황에서 이끌어낸 또 다른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사이코메트리'라는 특별한 능력을 소개하기도 한 김 작가는 "'해인'이라는 인물은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그 능력으로 사람들을 살리지는 못했다. 초능력자이지만 결국 인생은 초능력이 있건 없건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시청자들은 그 부분에 대해 답답해 하기도 한다. 엄청난 능력을 갖고 무엇을 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초능력이라는 설정을 말든가.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해인'의 초능력은 '서해인'이라는 사람의 하나의 핸디캡이었다.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감수하고 견디고 이겨나가야 하는. 극복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설정했고, 그렇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왕>은 쪽대본 한번 활용해 본 적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유명하다. 더욱이 다수의 마니아를 양산해낸 <부활> 팀의 재결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던 작품으로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드라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시청률을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점점 하락세를 그린 것이 사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으로 마지막회까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으며, 종영된 후에도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의외라는 결론이다.
팬들 역시 "칭찬은 하면서도 이상하게 안보는 드라마"라 말하는 <마왕>, 드라마 박찬홍PD의 "'오수'는 자기의 진실을 찾아가면서 자기의 눈을 찌르게 되는 인물 '오이디푸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프로그램 내내 고통받고 마지막 '승하'를 용서하면서 평화를 얻은 오이디푸스라는 뜻이다. '승하'는 사실 '오수'보다는 깊게 생각을 못했다. 자기의 진실을 찾아가는 자로 인간과 비슷한 인물이다. 사실 '승하'는 우리세계와 다른 인물로, <부활>의 '하은'이를 잇는다 생각하면 된다"는 인물의 이름에 대한 설명처럼, 인물 이름 설정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연출, 작가, 스탭, 배우들 모두가 인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짜임새있는 극의 흐름을 이끌어낸 드라마 <마왕>은 종영 이후에도 팬들의 끝 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그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 최은희 기자
이양애 기자(lya@epg.co.kr) ⓔ세상 연예소식 중심 EPG(www.epg.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