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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2016여성평화걷기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성걷기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70년 분단의 비극을 끊자”
여성 넘어 세계인 동참 호소
다양한 이들 참가… 평화 공감의 장
[천지일보 파주=이태교 기자] “전쟁 없는 한반도! 생명과 평화, 상생의 한반도를 기원합니다.”
28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반도의 통일과 나아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2016 여성평화걷기’ 대회가 열렸다. 600여명이 참가한 이번 걷기대회는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과 박남식 전 경기여성네트워크 대표가 이번 행사의 공동대표로서 개회를 선포하며 시작했다.
박남식(70, 여) 공동대표는 “3살 때 아버지 목마타고 피난 가던 기억이 난다. 이제 평화를 이룰 작은 물결이 분단의 쇠사슬을 끊어내고 한반도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광기씨는 “70년 남북 분단의 비극을 우리 세대에서 끊고 평화를 후손에 물려주자”고 외쳤다.
▲ 28일 2016여성평화걷기가 열린 가운데 김성은(왼쪽), 박남식 공동대표가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일본인으로서 한반도 분단에 통감해”
이날 행사는 여성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시작해 생태탐방로 등 6㎞ 구간을 걷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여성단체 회원들을 비롯해 지난해 걷기대회에 참가한 외국인과 서울·경기 지역 초·중·고 학생들, 정치인 등 589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여성국제평화자유연맹(WILPF) 회장인 코즈 아기바야시(Kozue Akibayashi) 일본 쿄토 도시사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결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분단을 시작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입장에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또 일본이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인으로서 이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행사에 참가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캐나다 출신의 크리스티 캐서린 선교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평화걷기대회에 참가했다”며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걷기대회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피부색과 언어는 달라도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은 같았다.
▲ 28일 경기도 파주에서는 2016여성평화걷기가 열린 가운데, 코즈 아기바야시 WILPF 회장(왼쪽 2번째), 캐서린 캐나다연합교회 선교사(오른쪽 2번째) 등 세계 여성인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아이와 부모의 모습… ‘평화 필요 이유’ 대변해줘
봉사활동으로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는 학생들은 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경기도 탄현중학교 윤소정(15) 학생은 “북한이 가까이 있다고 하니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통일이 되면 북한 아이들도 사귈 수 있고, 어떤 생활을 했을지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같은 학교 이혜린(15) 학생은 “같은 민족인데 통일이 안 되는 게 안타깝다.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빠·엄마와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1학년 딸과 손을 잡고 참가한 전순옥(30대)씨는 “아이의 초등학교에서 참가신청을 받아서 이번에 처음 참가하게 됐다”며 “(철책선 등을 볼 때의 소감은) 통일이 되면 그런 것도 없을 텐데 안타깝다. 아직 이해는 못하지만 아이에게도 통일에 대해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부모의 손을 한 손에는 ‘평화걷기대회’ 깃발을 든 아이들의 모습은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대변해줬다.
▲ 28일 경기도 파주에서 2016여성평화걷기에 봉사활동으로 참가했다는 윤소정(왼쪽), 이혜린 학생.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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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 28일 경기도 파주에서 2016여성평화걷기에 참가한 이들의 행렬. ⓒ천지일보(뉴스천지) |
‘2016 여성평화걷기’는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1991~1992년 남북아시아여성들의 비무장지대 종단, 지난해 ‘국제여성평화걷기’를 이어가는 평화 염원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는 ‘2016 여성평화걷기 선언문’ 선포식도 있었다. 선언문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한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종 4조 60항에 규정한 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 ▲한반도와 세계의 모든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선포식에서 주최 측은 “평화는 오직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면서 “평화의 길에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남과 북의 모든 여성과 남성, 전 세계의 정의로운 시민들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행사는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연합회, 경기여성네트워크(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경기자주여성연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파주민족화해센터, 문화세상이프토피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주여성인권센터, 너머서, 어린이어깨동무, 여성역사포럼, 이화민주동우회, 에큐메니칼청년네트워크, 21세기서울여성회, 새로운백년을여는통일의병(수도권본부), 세계교회협의회(NCCK),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참여연대, 충남성평등교육문화센터, 평화어머니회,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여성위원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30여개 단체 589명이 참가했다.
▲ 28일 경기도 파주에서는 2016여성평화걷기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민통선을 통과해 생태탐방로를 걷기 시작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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