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주권 취득 또는 질병, 학력 사유로 제2국민역 또는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을 받아 현역병 입영의무가 없는데도 스스로 병역을 이행한 젊은이들의 군 생활 수기집 대한사람 대한으로 2016 수기공모전에서 영주권 병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주원 일병(31세)은 미국 스키드모어 칼리지 대학 교수직을 잠시 내려놓고, 31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한 재외국민으로서 군 복무기간을 인생 후반을 설계할 수 있는 작전타임에 비유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가는 성찰의 과정을 잘 그려냈습니다. 내 나이 31, 사실 난 미국 뉴욕 주에 있는 스키드모어 칼리지(Skidmore College)의 대학교 교수이다. 스키드모어 칼리지는 미국 뉴스위크(Newsweek)가 뉴 아이비대학으로 선정한 사립대이자, 미 전국 4,000여 개 넘는 대학 중 50위 안에 속하는 명문대이다. 나는 만 스물 여덟에 철학박 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옥스포드, 스탠포드 등 여러 명문대에서 강연한 경력도 있다. 그 렇다. 미국 대학교 교수인 나는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대한민국 육군으로 입대해 현역으로 복무 중이다. 그래서 많이들 묻는다. “도대체 왜? 늦깎이 나이에 군대를?” .................................... 미국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생활비까지 받으며 나는 학사, 석사, 박사학위까지 모두 10년 안에 취득했고, 어린 나이에 미국에서 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한국 사람인 내가 치열한 교수 경쟁률을 뚫고 사립대에서 정년을 보장받는 과정인 테뉴어(Tenure) 트랙 교수로 초빙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서른이 되기 전에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나를 보고 성공했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명예를 얻고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 에 서게 됐으니 사람들의 기대도 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러나 나는 한참 성장하고 유명 해지고 승승장구해야 할 시기에 군대에 입대를 했다. 많은 사람들에겐 그게 너무 아깝고 아쉬 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국외로 이주해 오랜 해외생활을 해왔고, 한국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에 더더욱 의문을 가질 수 있다. ....................................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입대를 했는가? 아니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한 애 국심 때문인가? 한국 군대를 입대해서 얻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다수 사람들의 생각이 틀리진 않다. 명예, 권력, 돈, 시간, 기회 등 나는 사람들이 노력해도 얻기 힘든 것들을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내려놓았다. 이제는 내 자신을 훈련병과 이등병으로 낮춰야했다. 나보다 훨씬 어린 선임들과 간부들에게 반말을 듣고 그들에게 높임말을 쓰는 것, 대학교 교수로서 군대 계급 사회의 졸병으로 적응하는 것이 처음엔 정말 쉽지 않았다. 오랫동 안 해외에서 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게 되었고, 통제된 삶을 살게 되었다. .................................... 또 하나의 큰 변화는 계급별 동기 제도이다. 병영문화를 개선 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동기별로 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 부 대도 계급별 동기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몇 달 간격으로 동기가 되었다면 이제는 계급별로 동기가 되는 것이다. 같은 일 병이었다가 한 명이 먼저 상병으로 진급하면 선임이 되는 것이다. 이 제도는 계급의 중요성을 앞세우고 존중해 주는 것에 중심을 두었다. 이것으로 인해 동기들이 더 많아지고 더욱더 전우 애와 단결을 강화시켜준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관계가 있다. 군대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다. 밖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피하면 그만이지만, 군대 생활에서는 같은 동기, 선임, 후임, 간부가 매일 부딪히며 생활해야 한다. 문제가 있어도 같이 생활해야 하며, 같은 군인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군대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인간관계 훈련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제일 큰 교훈이지 않을까 싶다. ......................... 군 입대를 앞둔 후임들과 복무 중인 전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군 복무시간을 아깝게 생각 하지 말고, 축구나 농구 게임에 있는 ‘하프타임’ 또는 ‘작전타임’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 가 20대까지 즉, 군 입대 전까지 ‘전반전’을 열심히 살아왔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의 ‘후반전’ 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작전을 세우자.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보충하고 지식을 쌓자. 한발자 국 물러서서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를 되돌아보자. 내가 좋아 하는 미켈란젤로의 명언이 있다. “우리들 대부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목표를 너무 높 게 세워서 그걸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낮게 세워서 그걸 덥석 이루어버리는 것이다. ..................... 내 나이 31, 앞으로 남은 늦깎이 군 생활 동안 겪게 될 어떤 어려움이나 갈등, 문제도 두렵 지 않다. 첫째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지키는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는 애국심 때문이고, 둘째는 군 생활을 통하여 경험하고 쌓여갈 내 삶의 근육들은 더욱더 튼튼하게 단련될 것이기 때문이 다. 군대에서 단련된 내 삶의 근육들은 앞으로 펼쳐지는 내 인생 후반전을 살아갈 때 두고두 고 사용될 내 삶의 밑천이요 자본이 될 것이다. 수기전문은 E-book으로 제작되어 곧 제공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뉴스보기> "군 복무는 낭비 아닌 하프타임" -조선닷컴- |
출처: 청춘예찬 원문보기 글쓴이: 굳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