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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기초혜(懃寄草鞋)
정성스럽게 짚신을 보내 왔다는 뜻으로, 보낸 사람의 은근한 정에 감사하는 마음을 말한다.
懃 : 은근할 근(心/13)
寄 : 부칠 기(宀/8)
草 : 풀 초(艹/6)
鞋 : 신 혜(革/6)
출전 : 권상하(權尙夏) 한수재집(寒水齋集) 第1卷 시(詩)
이 성어는 이이(李珥), 송시열(宋時烈)로 이어지는 기호학파의 정통 계승자인 권상하(權尙夏)의 시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山人送鞋
(산중 사람이 짚신을 보내오다)
邇來多病臥深齋
底事慇懃寄草鞋
想得山中春正好
定應招我踏花溪
요즈음 병이 많아 깊이 집에 누웠는데, 어인 일로 은근하게 짚신을 부쳐왔는가. 아마도 그 산중에 봄빛이 분명 좋아서, 나를 불러 꽃 시내를 밟아 보잔 뜻이겠지.
다음은 김풍기 교수의 (짚신, 낮은 자리에서 올리는 그리움과 존경)의 글이다.
근대 불교의 대표적 선승으로 꼽히는 경허는 만년(晩年)에 갑산, 강계 인근에서 박난주라는 이름의 훈장으로 살아가다가 입적(入寂)했다.
그의 제자로는 ‘남혜월(南慧月) 북수월(北水月)’로 일컬어지는 혜명(慧明)과 수월을 꼽는다. 혜월은 남쪽에서, 수월은 북간도 지역에서 불법을 전파해서 널리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수월은 남긴 기록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법문(法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법맥(法脈)이 변변하게 전해지지 못했다. 오직 능엄주를 열심히 암송하는 것으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한다.
바로 그 수월이 스승 경허가 몸져 누웠다는 소식을 듣고 갑산으로 찾아갔다. 몇 날을 걸어 밤에 도착한 수월은 경허가 누워 있는 방문 앞에서 스승을 불렀다.
누구냐고 묻는 경허의 말소리가 방안에서 들렸다. “수월입니다” 하고 대답했지만, 경허는 그런 사람을 모른다고 대답을 하는 것이다. 다시 “스님!” 하고 불렀지만,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수월은 스승의 뜻을 알고 조용히 물러났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경허의 방문 앞에는 수월이 간밤에 삼아놓은 짚신 몇 켤레가 곱게 놓여 있었다.
짚신은 많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지만, 나는 늘 스승의 방문 앞에 놓아두었던 수월의 짚신이 먼저 떠오른다.
글도 모르고 법문도 하지 않았고 우리 불교사에 변변한 기록 하나 남기지 않았지만, 수월은 북간도의 중생들을 위해 부단히 몸을 움직이며 시봉(侍奉)했다.
시봉을 받는 스님이 아니라 중생을 시봉하는 스님, 그중에서도 그의 장기는 짚신을 삼아서 나그네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이었다. 다른 일화가 많지만, 유독 나는 수월의 짚신이 가슴에 남는다. (이하 생략)
산에 사는 사람이 선물로 보낸 짚신을 받고 쓴 작품을 보면 그 의미가 어떻게 파악되는지를 알 수 있다.
송시열의 수제자였던 권상하(權尙夏)는 이렇게 썼다. “요즈음 병이 많아 깊숙한 집에 누웠는데 무슨 일로 은근히 짚신 부치셨는가? 생각건대 산속에 봄이 한창 좋을 때라, 나를 불러 꽃 핀 시내를 걸어보자는 것이리.”
邇來多病臥深齋,
底事慇懃寄草鞋.
想得山中春正好,
定應招我踏花溪.
山人送鞋, 寒水齋集 卷1
(산인이 짚신을 보내오다)
사실은 절에서 생계를 위해 짚신을 삼는 일이 많았으므로 스님들이 양반들에게 선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위의 시에서는 선물을 보낸 사람이 스님인지 산속에서 은거하고 있는 선비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저 산인(山人)으로 지칭된 분이 맥락으로 보건대 어느 쪽이든 관계는 없을 듯싶다. 짚신 선물을 받은 권상하의 시에서 볼 수 있듯이, 선물을 보낸 사람이 누구든 간에 단순히 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짚신을 받은 권상하는 자신에게 선물을 보낸 이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흔히 접하는 신발이지만 그것을 보낸 사람의 손길이 은근히 느껴진다.
더욱이 긴 겨울 동안 병 때문에 바깥나들이를 하지 못하던 차에 이런 선물을 받으니 그의 마음이 한층 부풀어 오른다. 짚신을 보낸 사람도 권상하의 사정을 아마도 알고 있었으리라. 작은 선물 하나로 두 사람은 어느새 마음을 나누고 있다.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그들의 마음은 짚신으로 연결돼 따뜻한 상상을 일으킨다. 선물로 짚신을 보내줬으니 권상하 자신은 그것을 신고 직접 그 사람을 찾아가보는 것이 최고의 답례임을 알고 있다.
게다가 보내준 사람의 마음에는 한창 꽃이 아름다운 시절에 함께 시내를 거닐어보자는 의도임을 짐작해 낸다.
글머리에서 언급했던 수월 스님의 짚신을 다시 떠올려본다. 언제 이승을 떠나 누구도 모를 길을 갈 스승을 위해 밤새 짚신을 삼아서 방문 앞에 살포시 놓아두고 아무 흔적 없이 떠난 수월 스님.
죽음을 앞둔 스승에 대한 가장 깊은 존경과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자 하는 스님의 하심(下心)이 그 짚신에 교차하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됐다.
스님은 인간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인간의 몸무게를 온몸으로 떠받치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짚신의 생애를 따르고자 했던 것처럼 느껴졌다.
평생 짚신을 삼아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했던 수월 스님의 삶을 생각하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짚신 선물이야말로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그 신을 신고 떠돌아다닐 것, 어디에도 머무름 없이 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아갈 것. 혹은 그대의 소식이 문득 듣고 싶은 날, 내가 보내준 짚신을 신고 나를 찾아와줄 것을 은근히 부탁하고 있다. 짚신을 통해서 선물하는 이나 받는 이 모두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한껏 키우는 것이다.
▶️ 懃(은근할 근)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勤(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懃(근)은 ①은근(慇懃)하다(깊고 그윽하다), 정성스럽다 ②일에 힘쓰다, 부지런히 일하다 ③수고하다, 고생하다 ④살뜰하다 ⑤친절(親切)한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은근하고 간절함을 근간(懃懇), 태도가 겸손하고 정중함을 은근(慇懃),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움을 권근(拳懃), 정성스럽고 부지런함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정근(精懃), 지나치게 겸손하고 정중하게 대접하여 오히려 무례하다는 말을 은근무례(慇懃無禮), 정성스럽게 짚신을 보내 왔다는 뜻으로 보낸 사람의 은근한 정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말을 근기초혜(懃寄草鞋) 등에 쓰인다.
▶️ 寄(부칠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奇(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奇(기)는 정상이 아닌 사람→다르다→기울어지다→가까이 다가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는 건물(建物), 사람이 몸을 의지(依支)할 곳→의지하다(依支--)→주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寄자는 '부치다'나 '얹혀살다', '의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寄자는 宀(집 면)자와 奇(기이할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奇자는 곡괭이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기이하다'나 '괴상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寄자는 본래 '임시로 얹혀살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니 곡괭이에 올라가 있는 모습의 奇자는 '얹혀있다'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누가 내 집에 얹혀사는 것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추론이긴 하지만 寄자에 '부치다'나 '보내다'라는 뜻이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을 어디론가 보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寄(기)는 ①부치다, 보내다 ②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③맡기다, 위임(委任)하다 ④기대다, 의지(依支)하다 ⑤붙여 살다, 임시로 얹혀 살다 ⑥빌리다 ⑦위임(委任), 부탁(付託) ⑧임무(任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줄 부(付), 부칠 우(寓)이다. 용례로는 사회나 단체에 또는 거기서 이뤄지는 어떤 일에 도움이 되는 구실을 하는 것을 기여(寄與), 금품이나 물품 등을 타인에게 줌을 기증(寄贈), 공공단체 또는 절이나 교회 등에 무상으로 금전이나 물품을 내놓음을 기부(寄附),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싣기 위하여 원고를 보냄 또는 그 보낸 원고를 기고(寄稿), 다른 동물 또는 식물에 붙어서 양분을 얻어 사는 것을 기생(寄生), 기생 생물에게 장소와 양분을 주는 생물을 기주(寄主), 부탁하여 맡기어 둠을 기탁(寄託), 남의 집에 몸을 붙여 숙식함을 기숙(寄宿), 비행하던 항공기가 공항에 들름을 기항(寄航), 덧붙어서 삶을 기거(寄居), 한때 다른 곳에 몸을 붙이고 지냄을 기우(寄寓), 남의 아내를 간통함을 기가(寄猳), 나라를 잃고 남의 나라에 의탁해 있는 임금을 기공(寄公), 편지를 부침을 기서(寄書), 편지를 인편에 부쳐 보내어 보임을 기시(寄示), 어떤 글을 인편에 부쳐서 보내 드림을 기정(寄呈), 남의 집에 얹히어 하는 일없이 얻어먹으며 지내는 사람을 기객(寄客), 남의 집에 붙어서 한 식구처럼 사는 사람을 기구(寄口), 타향이나 다른 집에 몸을 붙여 삶을 기류(寄留), 남에게 물건을 부치어 줌을 투기(投寄), 나라를 나누어 맡긴다는 뜻으로 제후에 봉함을 이르는 말을 분기(分寄), 이바지하여 돕고 부족함을 보태어 준다는 말을 기여보비(寄與補裨), 바둑에 져서 말을 맡긴다는 뜻으로 바둑의 고수가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일부러 져준다는 이야기에서 아득한 고수의 작전이나 작전상 후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기패기마(碁敗寄馬),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잠깐 동안 머물러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죽는 것은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생기사귀(生寄死歸) 등에 쓰인다.
▶️ 草(풀 초)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풀의 뜻으로는 처음에는 艸(초)라고 썼지만 나중에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를 곁들여 草(초)로 쓰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草자는 ‘풀’이나 ‘황야’, ‘초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草자는 艹(풀 초)자와 早(일찍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풀을 뜻하는 글자로는 艸(풀 초)자가 있지만 주로 부수 역할로만 쓰이고 草자는 단독으로 ‘풀’을 뜻할 때 사용되고 있다. 草자에 쓰인 早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조, 초’로의 발음 역할만을 한다. 草자가 흔해 빠진 ‘풀’을 뜻하다 보니 ‘엉성하다’나 ‘보잘것없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草(초)는 (1)기초(超草) (2)초서(草書) (3)건초(乾草) (4)갈초 등의 뜻으로 ①풀 ②거친 풀, 잡초(雜草) ③황야(荒野) ④풀숲, 초원(草原) ⑤시초(始初) ⑥초고(草稿), 초안(草案) ⑦초서(草書: 서체의 하나) ⑧암컷 ⑨풀을 베다 ⑩시작하다, 창조하다 ⑪엉성하다, 거칠다 ⑫초고(草稿)를 쓰다 ⑬천하다, 미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이 나 있는 땅을 초지(草地), 풀이 난 들을 초원(草原), 사업을 일으켜 시작함을 초창(草創), 볏짚이나 밀짚 또는 갈대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초가(草家), 풀과 나무를 초목(草木), 서체의 하나인 초서(草書), 문장이나 시 따위를 초잡음을 초안(草案), 시문의 초벌로 쓴 원고를 초고(草稿),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인 초록(草綠), 푸성귀로만 만든 음식을 초식(草食), 풀과 티끌이라는 초개(草芥), 꽃이 피는 풀과 나무를 화초(花草), 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음을 사초(莎草), 무덤의 잡초를 베는 일을 벌초(伐草),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해초(海草),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로 민초(民草),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풀 사이 곧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풀잎 끝의 이슬 같은 천자라는 뜻으로 덧없는 대장으로 강도의 수령을 이르는 말을 초두천자(草頭天子),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마음 씀을 이르는 말을 초려삼고(草廬三顧),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온 산의 풀과 나무까지도 모두 적병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적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찮은 것에도 겁냄을 이르는 말을 초목개병(草木皆兵),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즉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린다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乙을 징계하여 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등에 쓰인다.
▶️ 鞋(신 혜)는 형성문자로 鞵(혜)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가죽 혁(革;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圭(규, 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鞋(혜)는 ①신, 신발 ②가죽 창을 받은 삼신 ③가죽신 ④짚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신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혜공(鞋工), 가죽신을 달리 이르는 말을 혜아(鞋兒), 갖신의 가장자리에 꾸밈으로 두루는 가죽이나 헝겊오리를 혜연(鞋緣), 예전에 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혜장(鞋匠), 예전에 신을 파는 가게를 이르던 말을 혜전(鞋廛), 신을 신는다는 말을 착혜(着鞋), 비단 실로 만든 신을 사혜(絲鞋), 여자들이 신는 신의 한 가지를 온혜(溫鞋), 부들로 삼은 신을 포혜(蒲鞋), 짚신을 달리 이르는 말을 고혜(藁鞋), 무늬를 아로새겨서 꾸며 만든 신을 삽혜(鈒鞋), 나막신을 달리 이르는 말을 목혜(木鞋), 마른신을 달리 이르는 말을 건혜(乾鞋), 구두로 주로 가죽을 재료로 하여 만든 서양식 신을 양혜(洋鞋), 여자가 신는 가죽신을 여혜(女鞋), 구름 모양의 무늬가 있는 여자의 마른 신을 운혜(雲鞋), 삼이나 노 따위로 짚신처럼 삼은 신을 마혜(麻鞋), 예전에 진 땅에서 신도록 만든 신을 이혜(泥鞋), 수를 놓은 비단으로 만든 신을 수혜(繡鞋), 대지팡이와 짚신이라는 뜻으로 먼 길을 떠날 때의 간편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죽장망혜(竹杖芒鞋), 정성스럽게 짚신을 보내 왔다는 뜻으로 보낸 사람의 은근한 정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말을 근기초혜(懃寄草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