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13회 ) 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 말고
2024년 4월 7일, 일요일, 맑음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더니 일주일도 못 버티고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래 피어 있으면 좋겠지만
짧은 시간만 볼 수 있기에 더 소중하다.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고
갈 수 있을 때 자주 가야 하리라.
친구들과 회동 수원지 둘레길을 걸었다.
지난번에 갔던 길과는 반대편으로 돌았다.
거리는 제법 길었지만 경치는 좋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호수를 바라보며 무념무상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
진달래가 한창이어서 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화양연화는 바로 이런 때가 아닐까!
저수지를 돌아서 상현 마을로 들어갔더니
중학생들이 소풍 나왔는지 벚꽃을 즐기고 있었다.
돈벌이 걱정할 필요 있나 저럴 때가 좋지.
우리도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날 점심은
영남 알프스 9봉을 등정하고 완주 기념 메달을 받은
변복자씨가 한 턱을 냈다.
복자씨,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집으로 가고
주삼철과 둘이 말오줌대순을 따러 갔다.
시기가 맞을지 모르지만 따로 또 갈 시간이 없어서
허실 삼아 갔더니 많이 올라와 있었다.
해지기 전이라 한 봉지씩만 뜯고
산을 내려와서
자갈치 시장으로 갔다.
삼철이가 곰장어구이를 사주어서 맛있게 잘 먹었다.
유여사가 좋아하는 멍게를 사다가
멍게 비빔밥을 몇 번 해먹었다.
회비빔밥보다 특유의 향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해삼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함께 넣어 먹기도 했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하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아래 글을 읽어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요일 오후부터 목이 간질간질하더니
저녁에는 기침이 나왔다.
아무래도 독감에 걸린 것 같았다.
속초 여행을 다녀온 뒤에 월요일에는 등산을 했고
그 다음에는 둘레길에다 저녁 무렵까지 산을 누볐으니
몸이 나름 힘들었던 모양이다.
일 년 이상 안 아프고 잘 지냈는데
면역력이 떨어진 탓일까!
하긴 내가 철인이 아니니 아플 수도 있지.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오는 것 말고는
많이 아프지는 않아서
약국에 가서 맥문동 과립만 사 먹고
계피차를 마시며 버텼다.
병원에 가면 분명히 항생제를 처방할 테니
그러면 증상은 빨리 사라질지 모르지만
장 건강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게 더 두렵다.
목요일과 금요일 밤에 고생을 좀 했고
토요일부터는 회복되었는데 아직 덜 나았기 때문에
고성 동동숲에서 열리는 제1회 내 나무 데이에
갈 수 없었다.
뜻깊은 행사라 손꼽아 기다렸는데 몸이 받쳐주지 않으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영혜씨 차를 타고 가기로 약속해 놓았지만
내 책 몇 권만 대신 보냈다.
그날 동동숲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는
250여 명 작가 중에 꽤 많은 작가가 참석했는데
박윤규 부인이 내 나무 사진을 찍어 보내며
안부를 물어왔고
박상재 회장님도 사진을 찍어 보내줘서 황송했다.
내 나무는 개울가에 심어져 있는 벚나무인데
제 철을 맞아 꽃이 활짝 피었다.
이번에는 못 갔지만
6월 첫 토요일에 있을 차영미씨 시상식 때는
제자들과 꼭 가봐야지.
김문홍 박사와 속초 여행을 가면서
제1회 계몽문학상 장편 당선작인 <머나먼 나라>를
갖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딱 한 권이 남아 있단다.
그 책은 김문홍 박사가 거제도 지심도에 들어가
손으로 원고지에 하루 70매씩 일주일 동안 써서
응모한 끝에 당선하여 그 상금으로 아파트를 산
전설적인 이야기가 얽혀 있다.
나도 당시에는 한 권 받아서 읽었는데
오래되니 기억에서 희미해졌고
책조차 사라지고 없어서
김문홍 박사의 허락을 받아 몇 권 복사하기로 했다.
글나라 줌수업 시간에도 김문홍 박사에 대해
강의를 했기 때문에 희망자를 받고 나눠주었다.
책값은 13000원이 들었는데
희귀본이라 소장할 만한 책이다.
아플 때는 입맛조차 없더니 서서이 미각을 되찾고 있다.
말린 가오리를 쪄서 초장에 찍어 먹고
초피나무 새순을 따서 초장과 막장으로 버무렸더니
새콤해서 입맛이 살아났다.
고성에는 못 갔지만
산장에서라도 봄을 온전히 누리기로 했다.
두릅을 뜯고 머위잎도 땄다.
삼잎국화는 엄청 많이 자랐다.
어성초와 쑥, 개미취를 뜯어서
차를 끓여 마셨다.
염증에 좋은 차라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산장에 약초가 널려 있어 거의 한약방 수준이다.
주삼철에게서 받아온 왕구기자가
잘 크고 있다.
왕구기자는 위에서 네 마디 순만 살려놓고
아래쪽에 달린 순은 모두 따주었다.
그래야 삼투압 성질 때문에 잘 큰다고.
배나무는 돌배에 신고배를 접목 실습한 것인데
삼철이 일년 키워준 것을 받아와 산장에 심었더니
벌써 꽃을 피웠다.
어린 나무에 꽃이 핀 것이 무척 신기하다.
친구의 우정이 꽃으로 피어난 것 같아 감사하다. (*)
첫댓글 씨앗부터 키우는 맛도 있지만 삽목과 접목을 하면 빠르게 꽃과 열매를 볼수 있어 좋더라구요
약초와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도 가끔은 양약도 좋을거 같아요
체력도 떨어지고 회복하는데 오래 걸리니까요
네, 자신의 체력과 형편대로 양약과 자연 치료법을 병행하면 좋겠지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