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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려한 대저택의 복도에서 주변을 돌아다보며 중얼거렸다. 여기는 내가 살면서 처음 본 곳이기 때문이다.
"여... 여긴 어디지?"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복도를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여긴 어디지..." 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나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들은 나는 놀라서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랬더니 거기에는말끔히 정장을 맞춰입은 중년의 신사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서 있었다.
"그대는 누구인데 짐의 별장에 들어온거지? 흐음... 얼굴을 보았을때 샌드링엄 하우스*의 고용인은 아닌 것 같고... 복장도 이상하고... 혹시 주변 마을의 주민인가?"
* 노퍽 주 샌드링엄에 위치한 영국 왕실의 별장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다급히 대답했다.
"저기... 여기가 어딘지 아시니요? 전 분명 명동에 있었는데... 눈 앞에 빛이 번쩍하고 나더니, 갑자기 이런 복도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중년의 신사는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명동? 거기는 어디에 위치해 있나? 피카딜리나 브로드웨이, 티어가르덴, 샹젤리제는 들어봤어도 그런곳은 처음 들어보는군. 잉글랜드의 어디에 위치해 있니?"
신사에게서 나온 말을 듣자 나는 다급히 신사에게 되물었다.
"지.. 지금 잉글랜드라 하셨습니까? 혹시 브리튼 섬에 위치한 잉글랜드요...?"
"그래, 잉글랜드는 브리튼 섬에 위치해 있지. 무슨 문제가 있나?"
나는 신사에게서 나온 말을 듣자마자 혼잣말을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여... 여기가 영국이라니... 믿을 수 없어... 난 분명 서울 명동에 있었단 말이야..."
"뭘 중얼거리고 있나? 갑자기 무릎을 꿇지 않나... 수상하군."
"폐하, 옷차림도 수상하고, 하는 말도 이상하고, 갑자기 행동을 바꾸는걸 보니... 아무래도 저항군 측에서 보낸 암살자가 아닐련지요?"
"암살자라... 그럴 가능성도 있겠군. 경호원, 저자를 체포하라, 어서!"
"예!"
경호원들이 신사의 말을 듣고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경호원들에 의해 제압되어 복도 바닥과 하나가 되고 말았다. 내 가방은 저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신사는 나를 향해 또 말을 했다.
"암살자의 신분을 숨키고 별장 안으로 들어온 것까진 좋았네. 허나 결국 이렇게 실패했군."
"전 암살자가 아닙니다! 전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거긴 또 어디에 있는 나라지? 러시아? 아프리카? 아님 아시아인가?"
"폐하, 이것을-"
내 가방을 빼앗은 경호원은 신사에게 가방을 건내주었다. 신사는 지퍼를 열고 가방을 뒤집에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날 깔아뭉갠 사람은 내 몸 구석구석을 만졌다. 별 다른 물건들이 나오지 않자 신사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가방 안에 별 다른 것이 없군."
"폐하, 저자의 몸에도 수상한 물건은 없는것 같습니다."
"전 암살자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입니다. 제 말을 믿어주십시오."
"흠. 가방에도 별다른 물건은 없고, 몸에도 없는걸 보니... 진짜 아닌것 같군. 저자를 풀어주어라."
그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나를 풀어주었다. 풀려난 즉시 나는 신사에게 모든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여기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내 말을 들은 신사와 주변인들은 모두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여기가 어디인지, 그리고 몇년 몇월 며칠인지 듣자 놀랐다. 분명 1962년 1월 1일은 제2차 맥밀런 내각(1959-1963)인데 흄 내각이라니, 흄은 분명 1963년 맥밀런 총리가 사임하고 후임 총리로 선출되었는데 말이다.
내가 그들에게 이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들은 왜 흄이 총리가 되었는지 알려주었고, 매우 충격적인 말을 내개 해 줬다. 바로 여기는 독일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했다는 것이었다. 독일은 유럽 대륙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었고.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로 분열되었으며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가 가져갔고, 콘윌은 따로 군정청이 설립되었다. 난 이 말을 듣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아니 보통 과거로 돌아가는건 현실 역사의 분기점으로 돌아가는건데. 그러면 미래를 예언해주며 살아갈 수라도 있지. 아예 대체역사로 가면 난 어떻게 살아남으라고?
내가 그렇게 펑펑 울며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며 절망에 빠져있을 동안, 뒤에 있던 흄 총리가 나를 향해 말했다.
"저기. 윤시후라고 했나? 그렇게 슬퍼하지 말고. 일단 일어나게.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일단 어떻게 살아갈지가 고민이라면 내 비서로 일하는건 어떻겠나?"
"총리님의 비서요?"
"그렇네. 마침 나도 새 비서가 필요하고. 자네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나? 그러려면 직업이 있어야지."
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총리에게 말했다.
"총리 각하, 괜찮으시겠습니까? 신원도 불분명한 자를 비서로 삼으시겠다니, 좀 우려스럽습니다."
"체스터턴* 장관, 괜찮네. 방금 그의 말을 당신도 들었잖소? 그정도면 신원이 분명하다 느껴지네만. 마침 나도 비서가 필요하고."
* Arthur Kenneth Chesterton(1899년 5월 1일 – 1973년 8월 16일), 영국의 극우 정치인이자 언론인.
"그게 총리 각하의 뜻이라면..."
체스터턴이라는 사람은 그 말을 하고선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이보게. 우선 총리 각하의 비서로 일하고,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자네의 새로운 신분이 필요하네. 서류를 몇 개 줄테니, 내일까지 작성해 나에게 가져오게나."
체스터턴은 나에게 몇 가지 서류를 주고는 사라졌다. 나는 그가 준 서류를 작성해 그에게 가져다주었고. 그는 그 서류를 접수하여 나를 잉글랜드 국민으로 등록하였다. 이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 윤시후가 아니라 잉글랜드 왕국 국민인 '마이클 헨더슨'이 되었다.
내가 잉글랜드 국민이 된 다음날, 나는 흄 총리와 함께 런던 다우닝 가로 돌아왔다. 다우닝가 사람들은 나를 보고 총리에게 어디서 데려왔냐며 물어보았고. 총리는 '괜찮은 사람 한명 고용했다'며 대충 얼버무려줬다. 이제 나는 다우닝가에서 흄 총리의 집무를 보좌하게 되었다.
내가 여기에서 일하며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신문, 뉴스등을 보며 정보를 얻어보니 잉글랜드의 상황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여파가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연방과 경제적으로 단절되고 OFN의 금수조치까지 더해져 영국병으로 고통받던 1960년대 현실 영국이 양반으로 보일 정도로 경기침체가 심각하며.
베르사유 조약 수준의 군사 제한을 받아 과거 강력했던 영국군의 위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베르사유 조약보다도 심한게. 탱크나 비행기, 함선 등은 그렇다 처도 소총이나 군용 의약품도 생산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정치 부문은 괜찮냐고? 아니... 여기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신뢰받기는 커녕 증오와 무시를 받고 있으며, 일부 잉글랜드인들은 버킹엄 궁에 있는 에드워드 8세가 아닌 오타와 리도 홀*에 있는 엘리자베스 2세를 군주로 섬기고 있다.
* Rideau Hall, 오타와에 있는 영국 왕실의 궁전 중 하나로 현재는 캐나다 총독 관저로 사용중이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가며 강물은 흘러가고 날씨도 바뀌는데. 언제까지 절망에 빠져서 정체될 수는 없었기에 흄 총리는 내각회의를 열고 의제를 추진했다.
일단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은. 서색스, 런던 등 잉글랜드 남부 지역에 민간 공장을 대규모로 건설해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동시에 유동준비금을 얻기로 하였으며, 에드워드 8세의 대국민연설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정치에 대해 알아보니, 여기선 독일이 바다사자 작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정계가 바뀌어 보수당과 노동당, 자유당은 사라진지 오래고 근왕당이란 단일 정당이 웨스트민스터를 장악하고 있었다.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중, 나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왔다. 그러던 중 경찰들이 방금 나와 문 앞에서 아침인사를 나눈 옆집 청년을 저항군 단원이라며 잡아가는걸 보았다. 나는 이걸 보고 다우닝가로 출근해 동료들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나 동료들은 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건 그져 잉글랜드의 평범한 일상이야... 그나마 이것도 나아진거지. 50년대에는 그정도는 기본이고 집에서 자다가 경찰과 저항군의 싸움때문에 날아온 눈 먼 총알에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나는 그 말을 듣자 온 몸에 한기가 돋는 것 같았다. 얌전히 집에서 잠자다 눈먼 총알에 맞다니. 이건 라틴아메리카의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나 아프리카의 분쟁지역에서나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그나마 치안이 잡혀 있다고 생각한 유럽 대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전후 잉글랜드의 불안이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독일의 유럽 지배가 얼마나 허술한지 말이다.
에드워드 8세의 연설을 준비하던 중,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국민들을 위해 대국민연설을 하겠다고 했다.
".... 비록 잉글랜드가 정부와 저항군, 둘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된 잉글랜드인입니다. 분열은 잠시일 것이며, 반드시 그 틈은 매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하나로 뭉칠 것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한번 일어설 것입니다. 신이여 국왕폐하와 잉글랜드를 지켜주소서."
나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라디오에서 나오는 흄 총리의 연설을 들으며 생각했다. 과연 총리의 연설대로 잉글랜드의 분열이 쉽게 매워질지 말이다. 물론 총리의 말대로 분열이 쉽게 해소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잉글랜드를 덮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내 목숨이 위협받는 일이 일어났다. 집에서 한 블록 앞에 있던 교차로를 지나가던 중, 길가에 서 있던 차 한대가 갑자기 폭발한 것이다. 경찰은 이를 저항군의 테러로 결론내렸다. 잠시 잦아드는 줄 알았던 잉글랜드의 혼란이 다시 격해지는게 내 몸으로도 느껴졌다. 이런 추세 때문에 내각회의에서 아서 케네스 체스터턴 내무장관은 슬픈 목소리로 총리에게 보고를 이어갈 뿐이었다.
"최근 1주일간 런던에서만 체포건수가 전주 대비 15%나 증가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범죄율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6개월 내로 잉글랜드 전역의 모든 감옥이 수감자들로 꽉 찰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가 건재하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본격적으로 에드워드 8세의 연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우선 저항군들이 연설 도중이나 시작 전, 또는 끝난 후 국왕 폐하를 암살하려고 할지도 몰랐으니 런던광역경찰청은 버킹엄 궁을 조사해 궁 안에 있는 저항군 스파이나 협력자를 뿌리뽑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분주히 움직이던 중,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총통 후계자로 헤르만 괴링 제국원수를 지명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독일 군국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괴링이 후계자가 되었단 소식에 전세계는 1945년(TNO 세계관에서 2차대전이 끝난 년도) 이후 17년만에 다시 지구 전체가 전쟁의 불길에 빠지는게 아닌지 무려했다.
그리고 내무장관은 경찰청에 연락해 연설의 안전을 위해 경찰들의 버킹엄궁 파견을 요청하였다.
그렇게 연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경찰들이 쏙쏙 런던과 버킹엄궁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이들을 관찰해봤는데. 이들 중에는 정말로 국왕과 정부에 충성하는 이들도 있었던 반면,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거지"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온 자들도 있었다. 나는 과연 이런 이들이 모인 경비가 국왕 폐하를 안전하게 지켜줄지 우려했다.
오늘의 회의는 에드워드 8세의 연설에 담을 주제를 편지에 적어 버킹엄 궁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편지에 담긴 내용은 정부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국민들에게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을 호소/정부를 위한 국민들의 지지 등이었다.
회의가 끝난 후 흄 총리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왕 폐하의 연설로 종전 이후 17년간 이어진 잉글랜드의 혼란이 가라않기를 바라진 않네. 그저... 지금의 암울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랄 뿐이지..."
에드워드 8세의 연설을 위해 경찰력은 계속 증가되고 있었다. 그리고 내무장관은 안전을 위해 통금령의 선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내각진은 이에 대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주장하며 반대하였지만. 통금령을 주장하는 쪽의 열렬한 지지와, "통금령 선포를 하지 않았다가 폐하의 신변에 위협이라도 생긴다면 당신들이 책임질거요?"라는 말에 결국 굽히고 말았다. 그렇게 연설 당일 런던 전역에 통금령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연설 준비로 바쁘던 어느 날, 국방장관은 다우닝가로 돌아와 분통을 터뜨렸다. 오늘 콘윌 주둔군과 잉글랜드군의 합동 훈련이 있었는데, 잉글랜드군은 매우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국방장관은 화난 목소리로 총리에게 말했다.
"오늘 훈련을 본 한 국방군 장교가 이를 보고 과거 강력했던 레드코트의 후손은 어디로 가고 오합지졸 이탈리아군만 모여있냐며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할더 군정장관이 잉글랜드군을 싸울 수 있는 군대로 만들어주겠다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어떻게? 그들이 우리 군대를 그렇게 제한했는데, 어떻게 해주겠다는 건가?"
"그게 뭐냐면.... 잉글랜드군을 바로잡기 위해선 우리가 그들에게 그들이 요구하는 물자를 보내주고, 잉글랜드군에 대한 자신들의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는거 아니야?"
"지금까지와는 다릅니다. 지금은 규모와 장비 생산만을 통제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우리 군대에 직접 독일 장교들을 꽂아넣고, 독일군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이젠 우리 병사들이 OKW(국방군최고사령부)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총리는 침울한 표정을 지은 후 몇 분간 침묵하였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총리는 입을 열고 다시 국방장관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이 언제 요구를 하겠는가?"
"곧 외무부로 연락을 주겠다 했으니 얼마 안가 요구가 올 것입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후, 콘윌에서 연락이 왔다.
콘윌에서 외무부에 연락해 잉글랜드에게 장비를 요구했다. 퀸틴 멕가렐 호그* 외무장관은 해럴드 맥밀런 재무장관에게 이를 알려주었고. 재무장관은 외무장관에게 답했다.
* Quintin McGarel Hogg(1902년 10월 9일~2001년 10월 12일). 현실에서는 보수당 소속이었으며, 교육장관, 귀족원 의장, 보수당 의장, 국새 관리인 등을 역임하였고. 맥밀런 총리 사임 이후 후임 총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작위인 헤일샴 남작위를 포기하였지만 알렉 더글러스 흄에게 패배하였다.
"그들이 뭘 내놓으라고 하는가?"
"차랑화 장비를 내놓으라는군요. 150일 내로."
"그래... 달라면 드려야지.."
맥밀런 장관은 전화를 걸어 군수공장들에 차량화 장비를 생산하라고 명령했다. 공장들은 차량화 장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마친 후, 재무장관은 외무장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공장에서 생산하는 장비가 우리 군대를 위한게 아닌 잉글랜드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점거중인 점령군을 위한 것이라니... 이로 말할 수가 없군..."
그 말을 들은 외무장관은 침울한 목소리로 답했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잖습니까. 우리는 대전에서 패배했고, 저들은 승리했습니다. 우리도 대전쟁에서 승리했을때 독일에게 비슷한 조건을 내밀었잖습니까."
그렇게 연설 당일이 되었고, 그동안 모두가 촉각을 기울인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에드워드 8세는 보통의 군주들이 버킹엄 궁에서 연설을 했던 것과 달리, 트라팔가 광장에서 공개 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에드워드 8세의 연설은 준비가 다 되었다. 연설을 듣기 위해 나는 총리와 내각진들과 함께 차를 타고 트라팔가 광장으로 갔다. 광장으로 가니 방송국의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수많은 군중들이 왕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있었다. 에드워드 8세는 단상 뒤에서 긴장한 얼굴을 하고 연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월리스 왕비는 그런 남편을 응원해 주었다. 그리고 연설 시작 5분 전, 에드워드 8세는 연설을 할 단상으로 올라갔다. 내각진들은 모두 걱정스러운 얼굴을 짓고 성호를 그으며 연설을 성공을 바랬다.
에드워드 8세는 단상 위에 올라가 연설을 시작하였다. 마이크에서 스피커로, 왕의 음성이 광장 전역, 아니, 런던 전체를 넘어 잉글랜드 전역으로 흘러퍼졌다.
"잉글랜드의 국민들이여, 이 어려운 시기에, 어쩌면 우리 역사상 가장 중대한 시기에 저는 잉글랜드 전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모든 가정에 이 메시지를 전합니다. 마치 제가 여러분의 집 안으로 들어가 여려분께 직접 말할 수 있다는 듯이 여러분 하나하나를 향해 충심으로 이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는 과거부터 하나였습니다. 바이킹의 침략으로 웨식스 왕국이 분열되었던 적이 있었으나, 앨프리드 대왕이 분열된 잉글랜드를 다시 하나로 합쳤습니다. 1천년이 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잉글랜드는 분열되지 않고 하나의 잉글랜드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분열되어 있습니다. 협력정부와 저항군으로 말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친구였고, 동료였고, 전우였던 이들이 이제는 협력정부와 저항군으로 나뉘어 서로의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열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1천년간 하나로 뭉쳤던 과거와 달리 지난 17년간 우리는 한번도 합쳐지지 않았고, 계속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분열되어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분열된 국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대로 잉글랜드가 계속 분열된 국가로 남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미래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잉글랜드는 여러 조각으로 갈갈이 분열될 것이며. 잉글랜드인이란 민족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잉글랜드가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남아 국채를 유지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롭고, 부유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국왕 폐하의 정부와 국기 아래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부턴 정부를 지지하느냐, 아님 저항군을 지지하느냐, 하며 시비비비를 가릴게 아니라,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뽑힌 다우닝 가의 정부를 모두가 지지해야 합니다.
(중략)
그리고 국가를 저해하려는 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단호히 경고합니다. 당신들이 하려는 짓은 결코 용납되지 않으며, 성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 불의를 이기는 법입니다. 당신들이 아무리 정부를 위협하고, 폭탄을 터뜨리고, 총을 쏘더라도 잉글랜드인의 의지와 하나된 마음은 망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그러한 위협들로부터 정부와 국민을 보호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 시련의 시기에 침착하고 확고한 태도로 일치단결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그 일은 어렵고 힘들 것입니다. 우리 앞에 어두운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지만. 우리는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옳은 일을 행할 수 있으며, 경건하게 우리의 목표를 하느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 모두가 단호하게 그것을 믿는다면, 또 그것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어떤 현신과 희생도 다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하느님의 가호 아래 우리는 이겨낼 것 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축복해 주시고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신이여 잉글랜드를 지켜주소서."
국왕 폐하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광장에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발소리나 수근거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완전한 적막이었다. 에드워드 8세는 말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환호나 박수 소리는 물론이고 야유조차 들리지 않자 매우 불안해졌다. 그러던 중, 좌중에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맨 앞줄에서부터, 점점 박수소리는 커지기 시작했다. 광장의 모든 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환호성도 같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군중들은 잉글랜드의 국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왕 폐하 만세!"나 "신이여 잉글랜드를 지켜주소서!"같은 협력정부에 우호적인 말들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8세는 그제서야 웃음을 지으며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단상에서 내려온 에드워드 8세는 다리가 풀렸는지 그래도 계단에 앉고 말았다. 총리 이하 내각진들은 그런 왕을 걱정해 왕을 향해 달려왔다. 에드워드 8세는 멋쩍게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잘한게 맞겠지..?"
그 말을 들은 흄 총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폐하, '잘한 것'정도가 아니라 아주 훌륭하셨습니다."
맥밀런 재무장관이나 체스터턴 내무장관 등 다른 내각 구성원들도 에드워드 8세에게 말했다.
"폐하, 이번 연설로 저항군도 동요할게 분명합니다. 정부의 주요한 승리입니다."
"맞습니다. 폐하께서 해주신 연설 덕분에 잉글랜드는 다시 하나가 될 것입니다."
"-데이비드!"
월리스 왕비였다. 왕비는 내각진들을 해치고서는 에드워드 8세에게 달려왔다. 그걸 본 에드워드 8세는 왕비를 향해 말했다.
"아 월리스... 당신도 내가 잘했다 생각해?"
그 말을 들은 월리스 왕비는 에드워드 8세의 볼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 말했다.
"그런말 말아요. 아주 훌륭했어요."
그러던 중, 단상 앞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경호원들은 내각진들과 국왕 부부를 엄호하며 차에 태웠다. 나도 급히 총리를 따라 차에 탈 수밖에 없었다. 차에 타서 내가 경호원들에게 물어보니 한 저항군 단원이 폭탄 테러를 하려다 한 경찰에게 검거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킹스 스피치는 막을 내렸다.
그 다음날, 뉴스를 보니 언론은 난리가 났다. 협력정부에 우호적인 언론들은 왕의 연설을 극찬하는 기사와 함께 저항군을 비난하는 기사를 1면에 내세웠다. 협력정부와 저항군 그 어디를 지지하지 않는 언론들도 비슷했다. 협력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들도 왕의 연설을 인정하는 기사를 실었다. 다만 저항군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걸로 잉글랜드의 불안은 잠시 잦아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였다. 잉글랜드가 완전히 안정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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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글은 제가 처음 써보는지라 좀 어색하더라도 이해 바랍니다.
그리고 킹스 스피치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내전 준비에 들어가는데 엄청 힘들어요. 플레이어는 30일이 걸리는데 AI는 20일이면 쿨타임이 다 돌고, 국민정신 때문에 정치력 획득도 힘들어서 총기 획득 디시전도 자주 못누르는데다 콘윌과의 관계도 유지하지 못해 폭망하고...
뜨노에서 내전 자체는 독일보다 잉글랜드가 더 쉽지만 준비는 독일이 더 쉽습니다. 중점이랑 기회를 찾기 디시전으로 자기가 집은 후보 영향력 올려준 뒤 총 몇번 뽑고 그 후에는 육군 연대만 끌어오면 되는데 잉글랜드는 주에 영향력을 끼치는거다보니... 그것도 정부-저항군 쿨타임이 있고... 어휴...
첫댓글 힘내세요.좀 어려워요 이런류는
대사 생각하는게 겁나 힘드네요...
@카라멜 마끼아또 저도 지금 쓰는거 생각해놓고 잊어먹고 대사 짜기도 어려운데 이런류는 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