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6일(현지시간) 두 미국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여드레 머무르려고 지구를 떠났다. 하지만 타고 올라갔던 보잉 스타라이너 우주선이 귀환에 안전하지 않다는두려움 때문에 NASA는 수니 윌리엄스와 버치 윌모어의 귀환을 내년 2월로 미뤘다. 두 사람은 침실 6개 딸린 주택 크기의 공간을 다른 9명과 공유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그곳을 "행복한 장소"라고 말했고 윌모어는 그곳에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상으로부터 400km 위에서 정말로 그렇게 느낄까까? 까다로운 승무원들과 함께 어떻게 지낼까? 어떻게 운동하고 빨래를 할까? 무얼 먹고, 이게 중요한데, '우주 냄새'가 뭐지? 우주비행사 출신 세 사람이 16일(현지시간) 지구궤도에서 살아가는 비밀을 털어놓았다.
우주비행사의 하루는 지구의 임무 통제를 받아 5분 단위로 쪼개진다. 일찍 일어난다. 그리니치 표준시(GMT)로 오전 6시 30분쯤 그들은 하모니라 불리는 공중전화 부스 크기만한 수면 구역에서 나온다.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임무에 나서 우주에서 104일을 보낸 니콜 스토트는 "세계 최고의 슬리핑 백”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언제든 접촉할 수 있도록 랩톱 컴퓨터와 사진첩이나 책 같은 개인 소지품을 보관하는 구석진 코너(nook)도 갖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그 뒤 욕실을 사용할 수 있는데 소독 시스템이 갖춰진 작은 콤파트먼트다.보통 땀과 소변은 정수돼 식수로 리사이클하는데 ISS에 고장이 나 승무원들은 현재 소변을 저장만 하고 있다.
그 다음 우주비행사들은 일하러 간다. 정비나 과학적 실험이 버킹엄 궁전이나 아메리칸풋볼 경기장 크기 만한 ISS에서의 시간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2~13년 엑스페디션 35 임무 사령관이었던 캐나다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그 안은 모든 볼트로 연결된 많은 버스들 같다. 하루 절반쯤은 다른 사람을 아예 볼 수도 없다”면서 “사람들은 정거장 전체를 다 훑지도 않는다. 크고 평화롭다”고 설명한다.
ISS에는 6개의 실험 랩이 있으며, 우주비행사들은 심장, 뇌나 혈액 모니터를 차고 있어 갖가지 물리적 환경에 대한 반응을 측정한다. 스토트는 "우리는 기니 피그들"이라면서 "우주가 뼈와 근육을 짓눌러 노화 과정이 촉진되며 과학자들은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비행사들이 할 수 있다면 그들은 임무 통제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일한다. 해드필드는 "당신 게임은 5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난 창문으로 떠다녀 밖에 뭔가가 지나가는 볼 수 있다. 아니면 음악을 써도 되고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적을 수도 있다."
운 좋은 몇몇은 우주유영을 하라고 요청받는데 ISS를 떠나 밖의 우주 진공으로 나아간다.해드필드는 두 차례 해봤다. “15시간 밖에 있었는데 나와 우주 사이에 내 플라스틱 비저(visor)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자극적이고 딴세상 같은 15시간은 그 때 말고는 내 인생에 없었다."
그러나 그 우주유영은 뭔가 소중한 것을 우주정거장 안에 들여올 수 있는데 철재 성분의 '우주 냄새'다. 1991년 소련의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여드레를 보낸 영국의 첫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은 “지구에서 우리는 세탁기나 신선한 공기 등 많은 다른 냄새들을 맡는데 우주에서는 단 한 가지 냄새가 난다. 우리는 재빨리 익숙해진다”고 설명한다.
옷이나 과학장비 같은 밖에 나갔다 온 물체들은 강한 우주 방사능에 영향을 받는다. 샤먼은 “방사능은 표면에 free radical들을 형성하며, 그것들은 우주정거장 안에서 산소와 상호작용하는데 금속 냄새를 풍긴다”고 말한다.
그녀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감각 경험을 훨씬 많이 평가했다. 33년이 지난 뒤에 그녀는 "우주에는 날씨가 없다. 얼굴에 비를 맞을 일도 없고 머리카락에 바람 맞을 일도 없다. 난 지금 이날까지도 그 일들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일하는 틈틈이 장기 체류하는 우주인들은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해야 한다. 세 가지 기계가 무중력으로 살아 뼈 밀집도가 떨어지는 일에 맞서는 데 도움을 준다. 스토트는 The Advanced Resistive Exercise Device(ARED)가 모든 근육 집단을 움직여야 하는 스퀏, 역기, 노 젖기에 좋다고 말한다. 또 승무원들은 두 대의 트레드밀을 이용하는데 떠다니지 않도록 몸을 묶어야 하며, 지구력 훈련을 위해 작업계(ergometer)가 달린 사이클 페달을 굴린다.
스토트는 이 모든 일은 많은 땀을 배출하므로 가장 중요한 이슈, 세탁 문제를 낳는다고 말한다. “거품을 만들어내고 비누 같은 것으로 씻고 그런 세탁은 하지 않는다." 중력이 없으니 땀이 인체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우주비행사들은 땀범벅이 되게 된다. 그녀는 "지상에서보다 훨씬 더"라고 말한다. "두피에 땀이 구르는 것이 느껴진다면 머리를 숙여야 한다. 도처에 날아다니지 않게 하려면 머리를 흔들어선 안된다."
옷들이 너무 더러워지면 화물 차량에 던져 버려 대기권 진입 때 태워버릴 수도 있겠다. 그런데 매일 입어야 하기 때문에 깨끗이 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무중력에서 옷들은 몸 위에 떠다니기 때문에 기름과 모든 다른 것들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난 바지 한 벌로 3개월을 지냈다.”
대신 음식이 커다란 위험요소다. “누군가 캔 통조림을 열면 고기와 육즙 같은 것이 쏟아져 나온다. 모든 사람이 작은 기름 덩어리라도 흘러 나올까봐 바짝 경계한다.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사람들은 육즙 공을 피하려고 뒤로 누워 떠다닌다.”
다른 우주선이 도킹해 새로운 승무원이나 식품, 옷, 장비를 가져오기도 한다. NASA는 일 년에 몇 차례 보급품을 올려 보낸다. 해드필드는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는 일은 대단하다며 "영원할 것 같은 우주 그곳에서 ISS를 처음 보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다. 암흑 천지에서 인간 창의성이 만들어낸 유기체, 삶의 작은 버블(bubble)을 보는 것이다.”
하루 고된 일과가 끝나면 저녁 시간이다. 대부분 팩 포장된 음식을 먹는데 나라마다 다른 구성을 갖고 있다. 스토트는 “캠핑 푸드나 야전 식량 같은 것이었다. 좋지만 더 건강한 음식일 따름이다. 내가 좋아한 음식은 일본식 카레나 러시아식 시리얼과 수프였다"고 말한다.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에게 보낸 음식을 보너스처럼 먹기도 한다. 스토트는 "남편과 아들이 초콜릿이 덮은 인삼 캔디를 골랐다”고 말한다.
물론 승무원들은 음식을 나눠 먹는다. 우주비행사들은 참을성, 느긋함, 침착함 같은 자질들을 평가받아 선발됐고 한 팀으로서 일하는 훈련을 했다. 샤먼은 그런 선발과 훈련을 통해 갈등 요소를 줄일 수 있다면서 “누군가의 나쁜 버릇을 뒤로 밀쳐만 놓는 것이 아니라 꺼내 얘기한다. 그래야 우리는 항상 은유적으로 말해 등을 토닥여 서로를 지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다시 잠자리인데 소음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하루를 보낸 뒤 쉴 시간이다. 이산화탄소를 흐트려야 우주인들이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이 늘 돌아가 소음 가득한 사무실처럼 시끄럽다.
스토트는 “8시간 잠 잘 수 있지만 대부분은 창에 딱 달라붙어 지구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세 우주인 모두 지상으로부터 400km 궤도에서 고향 행성을 바라보는 일의 심리적 임팩트에 대해 말했다. 샤먼은 "우주의 광활함에 대해선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지구를 아주 선명하게 바라보고 구름의 스멀스멀함과 대양을 바라보며 난 우리가 만든 지정학적 경계와 얼마나 우리가 완벽하게 연결돼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스토트는 다른 나라에서 온 6명과 함께 지낸 일이 좋았다며 “지구의 모든 생명을 대표해 이 일을 하고, 함께 일하며,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알아내는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저아래 우리의 행성 우주선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지?"라고 되물었다.
결국은 모든 우주비행사들이 ISS를 떠난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제 심장박동으로 돌아가는 일이라고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사람들이 왜 NASA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버치 윌모어가 "갈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해드필드는 “우리는 우주에서 조금 더 지낼 수 있다는 꿈을 간직하고 온 생을 바쳐 일했고 훈련해 왔다"면서 "전문적인 우주비행사에게 거기 좀더 머물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스토트는 ISS를 떠나면서 생각하길 '움켜쥐려는손을 해치에서 빼내야 할 거야. 난 내가 돌아오는 길에 나선 것인지 알 수가 없네'라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