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백석역 1번 출구.
두 군데서 동시에 -[인제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를 봤을때, 망설임이 있었으나 가까운 백석역을 택했다. 가야할 길이 꽤 될텐데, 반포에서 다시 집까지 오는 길이 한참 먼 것을 생각하자니-- 거의 1년만에 만나게될 보고픈 지인을 생각할 때 특히 망설여졌지만, 가까운 거리를 택했다.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으나 아는 이들이 거의 없을 땐 좀......
6시 25분 집을 나섰다. 백석 요진 정거장 다음이 백석역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니 안산공원이란다. 두 정거장 사이에 백석역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나치기만 할뿐 내려보지 않았던 정거장이였다.
빨간 버스 -밖 필그림님이 내 좌석번호를 다시 알려주시며 기사님 뒤쪽으로 ~~앞에서 다섯 번째 줄. 내쪽.
7시10분 출발~~
인절미, 보리기정떡, 달고나, 계란이 정성스런 손길들에 의해 전달됐다. 9시까지는 음악을 들었다. 그 후 잠도 자고.
10시10분쯤 도착.
원통생활체육공원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몸을 풀고 있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깃발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움직이자니 산들이님이 찾아준다. 그리고 필그림님과 경기관광공사에서 나온 분들이 우리에게 상품권과 인제군에서 준 파란색비닐과 투명비닐 두 개를 준다. 일단은 배낭에 넣고 부지런히 모자를 쓰고 스틱을 편다. 8.2km 길지 않은 거리고 워낙 사람이 많이 모일거라 평상시 애용하던 스틱을 안가져갈 생각이였다. 그러나 이번주 허리로 고생을 하다보니 가는 것 자체도 어쩌나 싶었는데 단톡을 연 필그림님이 중간에 산악트레킹 급경사 구간이 800m쯤 있다며 스틱 사용이 좋을거 같다는 안내!에 마음이 정해졌다.-좀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수가 두 번 지급되리란 안내에 생수도 한 병만 챙겼다. 짐을 줄이고 걷기도 줄이고 스틱을 쓰기가 우선!이 되었다.
“출발!”이란 소리에 맞춰 조별로 먼저 가는데 우리도 얼떨결에 함께 출발했다. 길동무로 매주 걸어서였는지 수리산님과 둘은 걸음이 비교적 빨라져 앞쪽으로 가고 있었다. 인원이 출발때는 많았지만 걷는 속도와 팀간의 이야기가 함께이다 보니... 아무래도 단촐한 둘이 슥슥 걸었던거 같다. <인제 평화누리길 걷기 대회>입간판이 가는 중간마다 있고 주황색 조끼를 입은 안내자들이 인사를 건넸다. 중간에 두 번의 얼음물을 공급받았다. 냇강마을 강을 끼고 계속 걸었다. 매우 큰 포플라나무가 큰 그늘을 만들어주는 길도 지나고, 오디와 보리수가 다닥다닥 열린 길도 걷고, 우렁이들이 함께 있는 논길도 걸었다. 의료봉사차도 나와 있어 뭔가에 물린 듯 가려운 곳도 토시위에 버믈리를 두 군데 바르기도 했다. 뒤돌아봐도 걷고 앞을 봐도 걷고 그러나 갈수록 사람들과의 사이는 간격을 두고 강과 나무 논들을 보며 걸었다. 최근 평화누리길에서 보았던 봄꽃들은 이제 여름꽃들로 교체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도 노란선씀바귀꽃은 끝까지 꿋꿋하다.
을지신병교육대를 왼쪽으로 두고 주차장들엔 우리들을 태워온 차들이 미리 와 있고, 길가 스피커에선 모모랜드의 ‘뿜뿜’이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두 곡이 끝나갈 즈음 행사장에 도착했다. 12시 30분쯤 걷기는 끝났다. 천막이 쳐져 있다. 작은 천막에선 비빔밥과 순대, 올챙이국수를 팔고 있다. 도착해 받은 상품권이 여기선 식권이 되는 순간이다. 난 볶음밥을 싸갔으니, 긴 줄인 비빔밥대신 올챙이국수를 먹기로 한다. 처음 먹어보는 올챙이처럼 생겼으나 원료는 옥수수인 국수에 양념장을 듬뿍 넣은 후, 잘 익은 열무김치를 먹었다. 열무김치도 넉넉하게 주었고, 맨숭할 수도 있는 올챙이국수에 열무김치가 딱 맞았다.
우린 일찍 온 편이라 넉넉하게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평화누리길 멤버들은 자연스레 걷고 식사한 후 3시30분을 꼭 지켜 차로 다시 모이라고 했으니, 내내 자유롭게 걸었고 식사도 자유롭게 했다. 식사가 끝날 쯤 꼭 보고 싶었던 지인부부를 만났다. 10시40분에 도착해 예정보다 늦게 온 그들은 자작나무길을 가기에 1시30분 출발이라고 했다. 걷기카페를 알게 해줬던 그리고 그분들을 믿기에 걷기카페라는 무척이나 생소한 카페에 작년 봄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얼마나 컸나 궁금하다?”고 했다던. 오늘 보더니 “잘 컸네!”
감자 반쪽, 냉커피 조금, 공연 중이라 마이크가 켜져 있고 몇 마디 나누었을 뿐...만남은 짧고..
1시간 30분이 됐을 때 그들은 떠났다. 가는 길동무 푸른의 뒷모습도 보았다. 그들과 앉아있던 자리는 비어지고 남은 나는 그들을 배웅했다. 그들과 함께 그곳으로 와서 그들과 함께 그곳을 떠날 수도 있었는데, 각기 다른 카페로 우리들은 한곳에 잠시 번개처럼 모였다가 헤어졌다. 낯설게하기
익숙해지기
고양종합터미널 앞 버스 안에서 나는 내 지정석에 앉았다. 옆자리는 비어서 가방을 내려놓고 선물같은 먹거리도 옆에 놨다. 36명 중에 내가 아는 분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낯선 분들이여서 반갑게 인사한다는 즐거움에 대해서 생각했다. 8개월여 함께 걸은 길동무들 생각도 났다.
필그림님은 정모 3코스때 봤지만 나만 얼굴을 아는 거고.
가곡님과 마음보시님은 길동무가 평화누리길 10코스를 걸을 때, 우연히 두 분을 만나서 95번과 문산역 탑승을 함께 해서 말씀을 들었었다(마음보시님은 내가 닉을 헷갈렸었다.)
그리고 겨울 강화터미널 가는 버스 96번을 놓치고 우연히 마주친 전광석화님.
내가 오는 줄 몰랐던 주문도와 볼음도를 같이 한 산들이님 “왜 닉이 같지가 않아?” “그때는 다 달라야 하는 줄 알았지.”
서울둘레길 길동무의 유일한 나를, 벗어나게 해준 길동무 총무 수리산님.
음악을 들으며 가는 길은 좋았다. 나로선 자리가 넉넉했고 먹거리도 풍부했고... 불곡산, 가평, 동홍천, 표지판을 보며~ 인제... 막힐 땐 잠을 잤다.
도착해선 걷다가 가끔 평화누리길 깃발이 보이면 반가웠고, 식사 후 평화누리꾼 테이블에 앉아 함께 공연을 보며 2시로 당겨진 일정을 알았다. 마술사같기도 하고 삐에로같기도 한 공연을 한가로이 지켜봤다. <나팔바지>가 흥겹게도 춤판을 풍선과 함께 떠오르게 했다. 경품에선 번호가 불릴 때마다 “갔어요!! 갔대요!!”도 은근 재미있었다.
2시 행사장을 뒤로 하고 주차장으로 향할 때, 인북천 물가를 왼쪽으로, 오른쪽 스피커에선 여전히 음악이 그리고 금계국이 펄럭였다.
가평휴게소에서 4시 잠시 쉼을 알릴 때까지 목이 아프게 잠을 잤다. 다시 올라와 모씨가 쏜 브라보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먹었다~~ 15명 남짓 길동무에만 익숙했던, 그리고 동그랗게 앉아 뭘 함께 먹지 못했던터라, 내가 싸간 한통의 해바라기씨를 도대체 어쩌지 못하다 브라보콘을 막 먹는 내 줄부터 뒤쪽으로 한 스푼 씩 드시라고 보냈다. 잠시 후 빈통이 돌아왔고 내 앞에 계셨던 분들껜 죄송;;;
휴식시간때 마음보시님과 잠시 얘기 나눌때 옆에 앉아있었던 메론님이 내 뒤에서 나를 톡톡 불렀다. 강화나들길 얘기로 시작해서~~ 일만위 성지, 16코스 황금들녁길이 황금들녁이여만 하는 풍경, 걷기의 다양한 길과 .... 어느새 필그림님이 도착 예정을 알려왔다. 5시30분 우린 백석에 도착했고 “다음에 또 만나요!” 인사하며 헤어졌다. 익숙해지기.
오늘도 작은 여행을 했다. 여행은 길 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지고, 여행지로 향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풍경도 사람도 때론 낯설고 때론 조금씩 익숙해진다.
첫댓글 싱초록님의 재미있는 기행문 잘 봤습니다.
오전에는 뉘신지 못 알아 봤습니다.
문산에서 10코스 할때 처음이고 두번째 뵈었네요.
다음길 위에서 또 만나 뵐수있겠지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제로 두번째 뵈어서 이젠 알수 있겠어요!!--마음보시님이 먼저 알아봐주셔서 감사했지요♡
좋은 후기 늘~잘 보고 있습니다**
싱초록님(토란님),
멀리 다녀오셨군요. 푸른님도 인도행 가입해서 열심히 참여 중이라는 이야기는 화수분님에게서 들었고요.
도로가 많이 정체 되어서 오고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는데... 그만큼 아직은 강원도의
누리길은 아직 먼 피안의 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guest house에서 숙식을 해가면서 중장거리로
다녀야 할지도...
멀리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성남누비길 1,2,3,4 다녀왔습니다...^^
길동무들이 어딘가에서 각자 걷고 있으리란 생각은 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성남누비길 미리 걸으시며 수고하셨네요♬ 짜짝짝♪
싱초록님
걷기 후기 감명 깊게 잘 보았습니다.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잦 건포도 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인제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에 참석하시어 수고 많았습니다
카페에서 닉으로만 봤던 분들이 대거 한공간에 계신것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아직 합체가 되진 않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전광석화님!
강원도 유명한 올챙이 국수가 처음이시라니
혹 봉평 메밀 축제 않가셨나요?ㅎㅎ
올챙이 국수를 메뉴편에 넣은 인제군의 지혜가 좋은것 같아요 ㅎㅎ
다음에도 또 뵈요 혹 못 알아뵈도 아는척 해 주세요 ㅎㅎㅎ
그러고보니 제가 축제는 잘 가지 않네요--메론님만큼 호기심도 덜 한것 같고^^
음식이나 상품에 대해 전략적으로 잘 보시는군요^^만나서 반가웠어요!..
@싱초록 제가 연천군 9코스 혼자 걸을때 할머니가 고구마 주셨지요 그냥 걸으라는것이 아니고 평화누리길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잘 살게 하라는 부탁이었어요 엄청 실한 고구마 감사히 먹고 땅의 소중함을 아는 분들에게 부자 되게 해 주고 싶은 저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래요 그래야 나들객이 박수를 받아요
남의 밭에서 대파 감자 훔치면 몰매 맞고 나들객에게 문을 닫아 버리지요
싱초록님 다시 만나 반가웠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다 서먹서먹하죠??
몇번 다니다 보면 한사람 두사람 얼굴 익어지고
하다보면 자연스러워지죠?
또 반가워지기도 하구요.
장문의 후기 잘 보고 갑니다.
더운 날 고생 하셨어요.
먼저 알아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움직이는 귀여운 두 이모티콘 앞세우시고 늘 경쾌한 발걸음으로 걸으시는 모습~~후기로 잘 보며 부러워한답니다**
무더위속에 수고 많으셨습니다.전 경기도 평화누리길팀속에 함께 해주신 한분한분이 소중하고,감사했습니다.늘 건강하시고,언제든 평화누리길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네~~감사합니다!
비슷한 닉과 헷갈렸지만, 어제 왼쪽 맨앞에 앉으셨던 모습보고 이제 닉으로는 분명 알것 같습니다^__^
장문의 글에서
영화 스크린 지나가듯 눈에 선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늘 수고하시는 청제님~
감사합니다**
싱초록님=토란님 이시지요? 후기 즐감 했습니다.
직접 가지 않았어도 함께한듯하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네~싱초록 토란 맞습니다!^^
비오는 8코스 우분트님과도 함께 걸었지요~~~
늘 건강한 걸음 되시길요!!
낯섬과 익숙함으로 표현하신 그날의 모습을 잘 감상했습니다.
부담없이 쭉욱 읽어내려간 글, 내공이 가득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감상하셨다니 감사합니다^^
여행가는길---그 길위에서 행복한 걸음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