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자동차경매장이 입지선정부터 운영체계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준비과정없이 졸속 개장하는 바람에 '무늬만 경매장'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자동차경매장은 개장 6개월이 지나도록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물론 경매실적이 일반 자동차 매매상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7일 현재 울산자동차경매장에 출품돼 있는 차량은 모두 70여대. 한달간 이 곳에서 경매가 이뤄지는 차량도 개장 당월인 지난 7월 20대 수준에 머물렀고, 6개월째 접어든 이달에도 50대를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경기도 시흥의 서울자동차경매장과 광명의 한국자동차경매장이 승용차는 물론 승합, 화물차 등을 포함 월 2,000대 이상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처럼 울산자동차경매장이 활로를 찾기 힘든 것은 무엇보다 그 규모가 6,600㎡ 정도에 불과해, 활기를 띄고 있는 서울자동차경매장(39,600㎡)의 6분의 1수준밖에 되질 않아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자동차를 충분히 확보하기 힘든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경매 방법 또한 대형스크린을 통해 차량영상과 검사표를 제시하고, 경매시시템에 연결된 응찰기를 눌러 경매를 진행하는 최첨단 전산 영상경매시스템을 운영하는 타지역 경매장과 달리 울산의 경매장은 고객이 손짓으로 가격을 정하는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고 있다.
울산자동차경매장을 찾은 한 시민은 "울산자동차경매장은 경매장이라기보다 인근에 수십개 업체가 포진하고 있는 중고자동차매매상 정도로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경매는 다른 응찰자와 눈치싸움을 하면서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차지하는 것인데 이 곳에는 경쟁자는 물론이고 경쟁할 만한 차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자동차경매장 인근의 한 중고자동차매매상은 "우리(중고차매매상)보다 보유한 차가 더 작은데 무슨 경매가 일어나겠느냐"며 "실제 경매로 인한 매매보다 딜러를 매개로 출품자와 고객과의 흥정으로 거래되는 차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자동차경매장 관계자는 "실제 경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경매 전 고객과 출품자 사이의 직거래를 많이 성사시키고 있다"며 "중개 수수료는 경매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어 중고차매매상보다 저렴하다"고 말해 실제 중고차매매상과 구별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박송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