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2일(월), 맑음, 경복궁 외
1. 경복궁 경회루 연못
중국 드라마 ‘연희공략(延禧攻略, 건륭황제의 여인, 70부작)’에서 왕방의 「안아미(眼兒媚)」라는 시가 잠깐 스쳐
지나가기에 좀 더 알아보았다.
왕방(王雱, 1044~1076)은 왕안석(王安石, 1021~1086) 아들인데, 북송시대 뛰어난 재사(才士)였다. 아버지 왕안석
과 함께 여러 경전에 주석을 달기도 했고, 정치적으로는 동지이기도 했다. 그는 방씨라는 여인과 결혼했는데 둘이는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왕방이 젊어서 폐결핵에 걸려 중태에 빠졌고, 방씨는 독수공방을 하게 되었다.
왕안석은 아들 왕방이 안타까웠지만, 젊은 나이에 독수공방하는 며느리 방씨도 안타까워, 아들에게 이혼하고 며느리
를 개가하도록 하라고 설득했다. 왕방는 아버지의 설득을 받아들여 이혼했다. 아내 방씨가 개가하기 전날에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아 노래를 불렀는데, 이것이 유명한 「안아미(眼兒媚)」라는 시다. 그는 아내가 개가한 지 3년이 못되
어 죽었다. 향년 33세.
2. 매화
3. 매화
4. 매화
5. 진달래
6. 살구나무
楊柳絲絲弄輕柔 하늘하늘 휘날리는 버들가지
煙縷織成愁 뿌연 실타래 되어 수심을 잣는구나.
海棠未雨 해당화엔 아직 비 내리지 않았는데
梨花先雪 배꽃 눈처럼 떨어진 다음이니
一半春休 봄도 반이나 지났구나
而今往事難重省 이제 지난 일 다시 생각하기 어려워
歸夢繞秦樓 꿈속으로 돌아가 진루를 감도니
相思只在 사랑하는 마음은 다만
丁香枝上 정향나무 가지 위에 있는가
豆蔻梢頭 두구화 꽃망울에 남아 있는가
―― 왕방(王雱, 1044~1076), 「안아미(眼兒媚)」
주1) 진루(秦樓)는 춘추시대 진(秦)나라 목공(穆公, ? ~ 기원전 621년)이 딸 농옥(弄玉)과 그의 남편 소사(蕭史)를 위
해 지어준 누각이다. 소사는 피리를 잘 불어 봉황을 울렸다고 하며, 농옥이 소사에게 시집 가 피리 부는 것을 배운 뒤
봉황을 울리게 했다 한다. 두 사람은 10여 년을 함께 살다가 각각 봉황과 용을 타고 승천했다 한다.
7. 수양버들
8. 경복궁 경회루 연못
9. 제비꽃
10. 제비꽃
11. 제비꽃
주2) 두구(豆蔻)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가을에 열매를 맺는데 약재로 쓴다. 시문에서는 소녀 또는 처녀를 상징하는
시어로 쓰인다. 초두(梢頭)는 나뭇가지의 끝을 가리킨다. 두구초두(豆蔻梢頭)는 그 이전에 만당(晩唐)의 대 시인인
두목(杜牧, 803~852)의 「이별에 부치다(贈別 二首)」라는 시에 보인다.
<其一>
娉娉裊裊十三餘 가냘프고 어여쁜 열서너 살 아가씨
豆蔲梢頭二月初 봄날의 두구화 꽃망울을 닮아서
春風十里揚州路 봄바람 부는 양주성 십 리 길에 늘어선
卷上珠簾總不如 주렴 속 미인들도 너만 못하지
12. 노루귀
13. 산수유
14. 창경궁
<其二>
多情却似總無情 다정한 맘 말로 못해 무정한 듯 보이고
唯覺樽前笑不成 술잔을 마주하고 소리 내서 웃지 못해
蠟燭有心還惜別 촛불에게 이별이 아쉬운 맘 있는 듯
替人垂泪到天明 사람을 대신해서 밤새 눈물 흘리네
15. 창경궁
16. 창경궁
17. 창경궁
18. 창경궁
첫댓글 그냥 읊은 시가 아니고 가슴아픈 사연이 있는 시군요. 경회루의 버드나무를 오랫만에 보니 새삼 반가워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