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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주치의 서동원 박사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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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이 비중이 높은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면 언제나 KFA 의무분과위원회 소속의 전문의가 따라가곤 한다. 선수들의 상태를 의학적으로 정확히 파악해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의무분과위원은 KFA 의무팀 재활 트레이너들과 함께 선수들의 부상치료와 컨디션 점검, 재활치료 등을 담당하게 된다.
U-20 세계선수권에 참가 중인 한국 U-20 대표팀에도 물론 의무분과위원이 함께 했다. 2004년부터 의무분과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서동원 박사(바른세상 정형외과 원장)가 그 주인공이다.
고려대 병원, 안세병원, 울산병원 등에서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했던 서 박사는 2004년 성남시 분당구에 병원을 개업했고, 이후 KFA 의무분과위원회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워낙 좋아했어요. 직접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축구가 최우선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하면서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증도 땄고, 미국에서 스포츠 의학도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도 성남시 의사회 축구팀과 집 근처 축구팀에서 매주 축구를 하고 있어요.(웃음)”
“그리고 KFA에 의무분과위원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력서를 넣어 봤지요. 심의를 거쳐서 지난 해 정식으로 의무분과위원이 됐고, 이번 세계대회 참가가 팀 주치의로서 나가는 것으로는 처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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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의욕이 높았던 서 박사는 보통 대회 시작 2-3일전에 합류하는 관례와는 다르게 3일 U-20 대표팀이 네덜란드로 떠날 때부터 동행하며 선수들 치료에 힘썼다. 개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해외에 머물게 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과감하게 결정했다.
“솔직히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에요. 개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원장이 병원을 장기간 비워야하고, 또 저 대신 진료를 해줄 의사를 불러야 하는데 그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죠. 그렇지만 그런 부담은 감수하고 나왔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고, 돈 주고도 못사는 경험이니까요. ”
“다행히 집에서도 큰 반대가 없었고, 아이들은 오히려 선수들 사인 좀 받아달라고 좋아하더군요.(웃음) 다만 개업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병원이다보니 제가 없을 때 문제가 조금씩 생기긴 하는 모양이더군요. 마음이 불안한 것도 있긴 있어요.(웃음)”
U-20 대표팀과 같이 네덜란드 원정을 떠나면서 오랜 기간 함께 있다보니 어느덧 선수들과도 의료상담을 할 정도로 친해졌다. 서 박사로서도 팀과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이야기도 하고, 친해지면서 상태를 알게 되니까 몸을 이해하는 것도 쉽죠. 그냥 병원에서 의사 vs 환자로 만나는 것보다는 축구를 매개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진찰도 해주고, 치료도 해주는 것이 역시 좋네요.(웃음)”
“현재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약간 피로한 상태입니다. 무릎이나 발목 등에 잔부상이 있는 선수도 꽤 있고...그런 상태에서 저와 재활 트레이너 두 분이 힘을 합쳐 잘 치료하고 있는데, 막상 경기를 뛰는 것을 보면 저 선수가 아까 발목이 아프다고 했던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 뛰더군요. 그런 부분들을 보면 선수들이 참 불가사의하죠.(웃음)”
다행히 현재 U-20 대표팀은 큰 부상을 입은 선수는 없는 상황. 신영록이 턱뼈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경기에는 지장이 없으며, 무릎인대 부상을 입었던 안태은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복귀한 상태. 이번 나이지리아전을 마치고 박주영이 왼팔이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경기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
“신영록 선수는 턱뼈가 부러져서 수술한 상태예요. 안에 핀을 이용해서 내부고정을 해놨기 때문에 그것만 어긋나지 않으면 되죠.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니까 그 상태에서는 설사 부러진 부위를 부딪쳐도 문제가 되지 않아요. 경기 중에 뛰다보면 마스크가 자꾸 돌아가거나 벗겨지려고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는데 그것 외에는 문제되는 것은 없습니다.”
“안태은 선수는 무릎 안쪽 측방인대가 늘어났었는데, 혹시 관절 속 손상인가해서 주사기로 관절 속을 체크해봤는데, 다행히 안에서 피가 나오거나 물이 차는 증상은 없었습니다. 일단 안심했고, 감독님께 상태를 말씀드렸죠. 박 감독님의 신뢰가 큰 선수인데 다행스런 일이죠.
"박주영 선수는 벌써 왼팔이 5번 정도 탈골됐다고 들었어요. 일단 보호대를 하게 되면 뛰는데 큰 지장은 없어요. 다만 만성적인 탈골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대회 끝나고 약 1주 정도 팔을 고정한 뒤 3-4주 가량 근육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부상 재발을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물론 시즌 중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 외 선수들은 모두 잔부상들이에요. 사실 의학적으로 제대로된 진료를 하려고 하면 선수들이 꺼려하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신의 신체적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 혹시라도 출전에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워지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훈련 초기부터 같이 따라와서 파악했던 것이 도움이 됩니다. 대회 임박해서 오게 되면 사실상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고, 선수가 경기 중에 다쳤을 때 이 선수가 뛸 수 있는지의 여부 정도만 판단할 수밖에 없거든요. 일찍 와서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얻는 부분이 이런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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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과의 첫 번째 경험을 순조롭게 치르고 있는 서 박사는 의무분과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의무분과위원회의 역할이 다소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서 박사는 좀 더 명확한 역할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의무분과위 정기모임이 있는데, 저는 작년에 처음 들어왔기 때문에 아직 회의에 참석하지는 못했어요. 일단 선수관리의 측면에서 선수보호와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의학적 데이터를 시스템화해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표팀과 함께 처음 나온 건데, 이런 해외파견에 대한 매뉴얼 같은 것도 확립됐으면 합니다. 즉 의무분과위원들이 대회에 참가했을 때 해야할 일, 준비해야할 것들 등에 대한 매뉴얼 말이죠. 저만 해도 가기 전까지 아무도 저에게 연락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여기저기 물어서 준비했거든요. 이런 부분들부터 차근차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무분과위원으로서 한국축구와 관련된 조언 한 마디.
“20세 청소년들은 지금까지는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앞으로 10년이 넘게 지속될 선수생활에서는 타고난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요. 그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은 훨씬 생명력이 길고 가치 있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자기 몸관리입니다. 술이나 담배, 기타 등등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는데 이런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또 자신이 아프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숨길 것이 아니라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해요. 당장 눈 앞의 이익 때문에 이런 것을 숨기다가 선수로서의 생명력이 끊어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이것을 반드시 명심해줬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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