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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 여러분! 원간본 『서유기』는 귀국(貴國)의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박통사언해』 부분에서도 분명하듯이, 여러분의 선조인 고려인들은 “울적할 때 읽기에 딱”인 원간본 『서유기』를 아마 다투어 사서 조국에 가지고 왔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약 700년의 성상을 거치며 산일(散逸)된 것도 적지 않겠죠. 그렇지만 저는 어딘가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잠자고 있는 것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원간본 『서유기』가 발견된다면, 그 책은 귀국의 보물이 되겠지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귀국의 『서유기』 전문가, 아니면 다른 분이라도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p.18)
[1장]
이 소설은 흔히 황당무계한 일들을 써서 늘어놓은 터무니없는 세계로 인식된다. 그러나 황당무계한 일들을 써서 늘어놓은 터무니없는 세계에도 반드시 어떠한 논리가 분명히 관통하고 있다. 나는 줄곧 그 논리를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p.23)
[2장]
『서유기』의 세계를 즐기는 첫걸음은 그 줄거리만을 열심히 따라가는 것이다. 그 경우, 소설 여기저기에 삽입된 시사(詩詞) 따위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즐기려 한다면, 그러한 시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앞에서 사오정의 모습을 읊은 사가 사오정의 모델을 암시하는 말들을 숨기고 있듯이, 시사(詩詞)의 대부분은 이야기의 줄거리보다도 이 소설의 세계를 구성하는 비밀을 말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p.84)
『서유기』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는 평가는 예로부터 종종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돌고 돌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서유기』만큼 관념적인 추상이론에 집착한 소설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론이라는 것은 송·원대 이래 형성된 연단술의 관념적 유희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앞에서 나는 유럽의 중세 연금술에 담긴 메르쿠리우스의 용 이론을 일부 소개했는데, 서양과 동양의 연금술이나 연단술이 똑같이 실험과정의 최후단계에서 이렇게 사변적인 심벌리즘 조작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강한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p.135)
『서유기』의 숫자들은 성수 9를 핵심으로 하는 만다라의 세계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습은 만다라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언뜻 보기에 무의미하고 터무니없는 숫자의 범람이다. 하지만 이 성수 만다라의 세계도 중국인들의 긴 우주론(cosmology)의 역사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바꾸어 소설 『서유기』 속에 나타난 것임이 틀림없다. 어쨌든 우리는 『서유기』 성립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본모습 감추기, 즉 ‘도회’(韜晦, mystification) 취향 또는 비교(秘敎, esoterism) 취미에 오랫동안 미혹되어왔던 것 같다.(p.180)
[3장]
비록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옥제와 삼청의 관계 및 옥제와 석가의 관계는 대강 밝힌 셈이다. 알기 쉽게 “어느 쪽이 더 높은 지위였는가?”라는 소박한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생각한다면, 표면상의 위계를 유지하면서도 마음속의 위계가 기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천계에서 옥제는 마치 지상의 최고 권력자인 황제처럼 권력자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손오공을 퇴치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보자면, 옥제는 표면적으로만 위계의 정점에 선 통치자가 되고, 그 대신 석가여래가 실질적인 최고 통치자의 임무를 수행한다.(p.225)
확실히 『서유기』에는 동물이 많이 출현한다. 그럼 어떤 동물들이 있을까? 그중에서 진귀한 동물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매우 친숙한 동물뿐이다. 호랑이, 곰, 소, 뱀, 담비, 악어, 사슴, 양, 거북, 궐파(?婆, 쏘가리), 전갈, 육이미후(六耳??, 귀 여섯 달린 원숭이), 메기, 이리, 거미, 사자, 코끼리, 대붕(大鵬, 붕새), 백여우, 쥐, 코뿔소 등이 그런 예이다. 친숙한 동물이라고는 했지만, 사자나 코끼리가 근처 동물원에 있었을 리는 없으므로, 어쩌면 “실존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동물”이라고 바꿔 말하는 편이 나을지 모르겠다.(p.245)
[4장]
혁명 이후의 중국에서 『서유기』의 해부학은 정치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민중이 품고 있는 손오공의 저항적 이미지가 이방인인 우리에게도 깊이 각인된 점을 생각할 때, 손오공이 국가권력을 상징하는 천계에 대해 승리를 거둔 사실은 역설적으로 현재의 국가권력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을 예고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즉 『서유기』는 언제라도 다시 해부될 운명을 짊어진 상황인 셈이다.(p.300)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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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일본의 『서유기』 전문가이자, 중국도상학 분야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나카노 미요코의 문예비평서. 지은이는 황당무계하게 보이는 소설 『서유기』가 사실은 세계를 해석하려는 형이상학적 욕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꾸며낸, 장대한 지적 유희의 텍스트라고 분석한다. 특히 지은이는 불교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서유기』에 도교적 정서가 많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서유기』 속에 묘사된 연단술과 도의 심벌리즘을 해독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서유기론을 제시하는 동양문예비평의 정수이다.
『서유기』는 불교의 교리를 전파하려는 의도로 완성된 책인가?
『서유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교를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불교를 말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유기』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삼장법사가 당대(唐代)의 실존인물인 승려 현장(玄?, 602~664)이고, 소설의 내용 자체도 손오공 일행이 불경을 구하러 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공’(悟空), ‘팔계’(八戒), ‘오정’(悟淨) 등의 주인공 이름에서도 우리는 불교적인 정서를 다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 나카노 미요코는 『서유기』에 도교적인 모티브와 정서, 그리고 여러 가지 도교적 은어와 심벌이 ‘은밀’하게 가득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제목이 『서유기의 비밀』인 까닭은 바로 이처럼 『서유기』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보려는 지은이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서유기』와 오행사상: 손오공은 ‘금’과 ‘화’, 저팔계는 ‘목’과 ‘수’, 사오정은 ‘이토’
지은이는 손오공이 음양오행설에서 ‘금’(金)이자 ‘화’(火)인 동시에, 광물로는 ‘연’(鉛, 납)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런 해석의 연장선상에서, 저팔계를 ‘목’(木)이자 ‘수’(水)이며, 물질로는 ‘홍’(汞, 수은)에, 사오정을 두 개의 ‘토’(土), 즉 ‘이토’(二土)로 보았다. 그런데, ‘토’ 두 글자를 겹쳐놓으면, ‘규’(圭)자가 된다. 『서유기』에 삽입된 여러 시사(詩詞)에서는 사오정을 ‘규’, 즉 ‘도규’(刀圭)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도규’는 원래 연단술에서 단약을 조제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계량스푼을 의미한다. 따라서 손오공·저팔계·사오정 세 사람(?)이 함께 서천(西天)으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단순한 소설 속 주인공의 결합이 아니라, 계량스푼으로 납과 수은의 양을 조절하여 단약을 만드는 연단술사의 행위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연단술의 기본이 되는 화합기술을 상징한다.
또한, 『서유기』 속에서 손오공과 저팔계는 자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두 주인공을 중재하는 인물은 대체로 이 둘의 사제(師弟)인 사오정이다. 그런데, 사오정을 가리키는 은어로 ‘이토’나 ‘도규’ 이외에, 또 다른 은어인 ‘황파’(黃婆)가 있다. ‘황파’는 원래 연홍에 의한 연성을 촉진하는 약품의 이명이었는데, 나중에는 오로지 남녀의 성적 결합을 중매하는 할멈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이 단어는 많은 연단술 서적에서 중매 또는 주선자의 역할로서 빈번히 등장한다. 물론, 중매하는 노파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연단술이라는 가면을 쓴 채, 난해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황파’의 ‘황’(黃) 역시 두말할 것도 없이 오행의 ‘토’가 배당된 방위인 중앙의 색이 황색인 것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지은이는 손오공·저팔계·사오정의 결합이 매파를 중개로 남녀가 맺어지는 성적 교합을 상징한 것으로도 분석한다.
이처럼 지은이는 『서유기』 이야기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중국의 민간신앙인 도교사상에 숨은 신비주의의 베일을 벗겨 냈다. 그래서 『서유기』에 도교의 엘리트만이 아는 암호의 세계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분석한다.
『서유기』에 담긴 도교적 함의와 대장장이업자 길드
『서유기』에는 고도의 도교적 함의, 연단술과 관련된 많은 상징적 표현과 비유가 담겨 있다. 『서유기』의 가장 주요 배역인 손오공이 ‘금’과 ‘화’의 성질을 가졌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금’과 ‘화’의 성질을 가진 손오공은 돌에서 탄생하기 위해 바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여기에서 바람은 대장장이가 쓰는 풀무를 상징한다. 금속을 불로 가열하고, 풀무질로 금속의 가열을 돕는 모습에서 손오공의 탄생을 묘사한 장면이 교차된다. 이처럼 손오공은 금속 단련, 즉 연금술사 또는 대장장이의 일과 관계가 깊다.
여의금고봉(如意金?棒), 속칭 여의봉이라는 철제 무기를 휘두른 손오공을 비롯하여, 『서유기』 전편에는 금속기(金屬器)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금속기의 영험함과 불을 예찬한 시사(詩詞)는 사실 대장장이들의 자랑스러운 직능을 과시한 찬가라고도 볼 수 있다. 북송대(宋代) 이래 대장장이업자 길드(guild)의 조신(祖神)이던 태상노군(太上老君, 중국도교에서 노자를 신격화한 칭호)만이 손오공이 멋대로 하던 짓을 쉽게 제어할 수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서유기』를 오늘날의 형태로 편집한 최초의 인물은 대장장이업자 길드와 모종의 깊은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손오공은 원숭이, 저팔계는 돼지, 사오정은 악어?
손오공은 오늘날의 동물학 분류에 따르면, 긴꼬리원숭잇과(―科) 마카크속(macaque-屬)의 붉은털원숭이에 가깝다. 붉은털원숭이는 표정과 몸집, 심지어 급하고 변덕스러운 성질 등에서 손오공을 빼닮았다. 특히 『서유기』에는 손오공이 이랑신과 싸우다가 토지신의 신묘(神廟)로 변신하면서, 꼬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다가 깃대로 만들어 신묘 뒤에 꼿꼿이 세운 대목이 있다. 동물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 자세는 붉은털원숭이가 화났을 때 위협하는 자세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한다.
저팔계(?八戒)의 ‘저’(?)는 중국어에서는 ‘멧돼지’가 아니라 ‘돼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의 모습이 둘 중 어느 쪽인지는 모호하다. 『서유기』의 제8회에서 저팔계가 처음 등장할 때 관음보살은 “너는 어디서 굴러먹다 요괴가 된 ‘멧돼지’[成精的野豕]인가, 아니면 어떤 지역에 사는 ‘괴상한 돼지’[作怪的老?]인가?”라고 묻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팔계는 돼지이면서도 멧돼지의 습성까지 갖고 있는 캐릭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사오정이다. 『서유기』 이야기를 집대성한 16세기의 중국인은 사오정을 그려내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을 모델로 삼아서 형상화한 것일까? 『서유기』에서는 사오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푸른가 하면 푸르지도 않고, 검은가 하면 검지도 않은 것이 어쩐지 기분 나쁜 낯짝. 번뜩이는 눈빛은 부뚜막에서 피어나는 불덩이 같고, 양쪽으로 찢어진 입술은 푸줏간의 화로 같으며, 삐죽 나온 이빨은 박아놓은 칼날 같다.” 정체가 모호한 이 묘사를 두고, 지은이는 악어를 연상시킨다고 단정한다. 양자강(揚子江) 하류 등지에 분포하며, 몸길이가 2미터 남짓의 소형 악어, 학명으로는 ‘앨리게이터 시넨시스’(Alligator sinensis)라고 불리는 양자강 악어가 바로 사오정의 모델이라는 것이다. 『서유기』와 같은 시대에 완성된 명대(明代)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도 이 ‘양자강 악어’에 해당하는 ‘타룡’(?龍)이라는 동물이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는 악어의 형태와 생태를 잘 관찰한 결과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16세기의 중국인이 양자강 악어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서유기』의 작자는 오승은인가, 구처기인가?
오늘날 『서유기』의 작자로서 정설이 된 인물은 오승은(吳承恩)이다. 그런데 이 설에 꼭 모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작자’로 단정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불가능하다. 원래 청대에 보편적인 『서유기』의 작자로 알려진 사람은 구처기(丘處機)였다. 그가 지은 원대의 『장춘진인서유기』(長春眞人西遊記)와 혼동했기 때문이다. 『서유기』의 작자가 오승은이라는 주장은 명대 말기에 편찬된 『회안부지』(淮安府志)라는 지방지의 기록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이 지방지에서 언급한 『서유기』가 여행기의 일종이 아니라 소설 『서유기』라는 확증은 없다. 『회안부지』에는 ‘서유기’(西遊記)라는 세 글자만 있을 뿐, 그 내용이나 판본에 관한 주기(注記)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후 호적(胡適)과 노신(魯迅) 등이 오승은설을 채용하면서, 오승은설은 거의 정설이 되었다. 그러나 지방지에서는 통상 백화소설류를 소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고, 『천경당서목』(千頃堂書目) 등에서는 『서유기』를 지리서로 분류한 점으로 볼 때, 『회안부지』에 수록된 『서유기』가 소설이 아닐 가능성도 남아 있다. 오늘날에도 『서유기석의』(西遊記釋義)를 쓴 대만의 진돈보(陳敦甫) 등은 구처기가 『서유기』의 작자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유기』와 한국
지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고려 시대의 중국어 교재인 『박통사』(朴通事)의 일부 구절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 『당삼장서유기』(唐三藏西遊記)를 사려고 하네. …… 『서유기』는 신이 나고 재밌어서 울적할 때 읽기엔 딱 일세.” 이 인용부분에서 우리는 원대에 『당삼장서유기』라고 제목을 붙인 텍스트가 간행되었고, 이 텍스트가 고려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매우 많았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당삼장서유기』는 원간본(元刊本) 『서유기』로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책이다(지은이는 이 책이 한국의 어딘가에 지금도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또한 조선 시대에도 『홍길동전』의 저자인 16세기 말의 허균(許筠, 1569~1618)이, 자신이 『서유기』의 열성적인 독자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책의 지은이 나카노 미요코처럼 『서유기』가 도교의 수련법을 말하는 책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서유기』는 아동용 도서인가?
이처럼 『서유기』는 연단술사와 도교의 엘리트들이 신비롭고 은유적인 고도의 상징적 비유를 통해, 자신들의 ‘도’(道)를 설파하고 연단술 및 도교 비책의 우월함과 고상함을 과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점은 16세기의 허균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을 만큼,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이 책을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손오공 일행이 천축국으로 불경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 온갖 악독한 요괴를 무찌르며 불법을 설파한다는 스토리로만으로 『서유기』를 받아들인다면, 이 책은 그저 아동용 환타지 소설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물론, 줄거리 자체로도 많은 사람의 흥미를 자아낼 만큼 이 책의 흡인력은 크다. 그러나 『서유기』 작자의 숨은 의도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유기』에 수록된 시사(詩詞)를 통해 그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이 책 『서유기의 비밀』은 그런 숨은 암유와 상징을 간파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