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각광을 받아왔던 20세 이하팀에 비해 17세팀은 사실 존재 자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더랬죠. 그나마 2003년 대회 때 한국이 세계 대회에 진출해서
준우승팀인 스페인을 2대 0으로 앞서기도 하는 등(3대 2 대 역전패..-_-, 예선탈락..)
선전을 펼쳤지만, 이전까지는 아시아 무대도 통과못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하지만 이번엔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
팀의 레벨 자체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시아 대회에서도 8강에서 탈락하고..주최국 자격으로 성적 자체는
상관이 없었지만..뭔가 짜임새가 돋보이던 20세 이하 팀과 비교할 때 팀의
색깔이 없는 느낌도 들었고..
페루와의 경기..남미 4위팀이라지만 브라질, 아르헨등과 비교할 때
많이 부족해 보이는 팀입니다. 실수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어이없는 볼처리도
많고..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짜임새는 갖춘 팀이네요.
한국은 홈인데도 체력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보입니다. 후반 초에 이미 지쳐서
상대를 몰아붙일 흐름을 스스로 놓쳐버렸고..중반엔 한 명이 퇴장까지 당하면서
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레벨도 좀 아쉽네요. 대부분 고등학교 1,2학년 생이고, 전통적인 학원축구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터라 플레이가 상당히 단순합니다. 고등학교 레벨의
축구에서는 개인기가 제법 통하는 수준인데도 개인 돌파를 전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측면으로 볼이 나가도 크로스를 아예 올리지 못합니다. 상대 수비에게 꽁꽁 묶여버리네요.
페루의 골이 물론 골키퍼의 판단 미스및, 골대 맞은 볼이 넘어진 선수 머리에 딱 떨어지는
등 운이 따랐다고는 하지만, 약점을 커버할 만한 다른 강점들을 보유한 반면, 한국팀은
모두 어중간한 느낌입니다. 운이 따랐으면 한국도 동점골을 충분히 넣을 뻔 한 찬스가
몇 차례 있긴 하지만, 게임 플레이를 보자니 예선 통과할 레벨이 안되어 보이네요.
이 경기만 놓고 보면..
기대를 많이 모았던 윤빛가람은 볼처리가 상당히 느려서 위험한 역습 기회도 자주 내줬습니다.
플레이 메이킹을 하는 선수들의 특징이 투입할 곳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볼을 돌리는 게
아니라 자기가 볼을 계속 끌고 줄 곳을 찾는 습관이 있는데...혼자서 볼을 오래 가지고
돌파도 패스도 안하다가 둘러싸이는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주변 선수들 탓고 있겠지만
본인이 확실히 무엇을 할 지 결정을 빨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열리고 HD의 고화질 방송으로 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다만 여기에 한국팀이 선전을 해주면 더 좋을텐데..
남은 팀들이 다 고만고만하니까 1패를 안고 있더라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예선탈락했지만 불같은 골레이스를 펼쳤던 2003년 대회가 생각나네요.
탈락이 확정적이었음에도 불같은 공격으로 많은 득점을 주고 받으며 4대 2로 이겼던
경기(상대는 모르겠네요). 왠지 모르게 안타까운 동시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그런
느낌을 이번에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