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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관광뉴스 스크랩 태국의 <러이 크라통> 축제
KTMI연구원 추천 0 조회 7 06.01.12 04:0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강물의 신에게 내 소원 전해주렴~ 태국 -‘러이 크라통’ 축제

태국의 강 이름은 공통적으로 앞에 ‘메’자가 붙는다. 메콩, 메핑, 메콕… 메는 강이란 뜻인가? 아니다. 태국어에 강 또는 물이란 단어는 ‘남’이다. 가끔씩 메남콩, 메남핑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메’는 무슨 뜻인가? 바로 어머니란 뜻이다. 태국에서 강은 어머니다. 말없이 유장하게 흘러가는 강은 어루만져 감싸 안는 인자한 어머니 그리고 생명을, 후손을, 자신의 분신을 생산하는 풍성한 어머니다.

염천(炎天)에 시달리던 태국 사람들은 태국력 12월 보름을 손꼽아 기다린다. 겨울이 문을 여는 이맘때, 가마솥 더위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아침, 저녁은 제법 쌀쌀해 옷깃을 여민다. 보름달이 두둥실 떠오르면 태국 사람들은 모두가 강으로 나간다. 태국 전역은 러이 크라통(Loi Krathong) 축제로 떠들썩하다.

▲ 탁을 가로지르는 핑강의 급류에 크라통이 까딱까딱 뭇사람들의 소원을 싣고 떠내려간다.

‘러이’란 태국어로 물 위에 띄운다는 뜻이고 ‘크라통’은 바나나 잎으로 만든 작은 연꽃 모양 접시라는 뜻이다. 바나나 잎 접시, 크라통엔 꽃과 향 그리고 촛불이 자리잡는다. 오색 꽃에 싸인 향은 연기를 피워 올리고 촛불은 불을 밝힌 채 강물에 띄워져 까딱까딱 크라통은 떠내려간다. 크라통은 꽃과 향과 촛불만 안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크라통을 띄우는 사람의 소원을 함께 안고 떠내려 가는 것이다.

“강처럼 너그럽고 하늘처럼 믿음직한 신랑감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처녀의 소원을 안고 크라통은 떠내려간다. “넉넉한 곳간 열쇠를 차고 나도 좀 남에게 베풀며 살게 해 주십시오.” 가난뱅이의 소원을 안고 크라통은 떠내려간다. “우리 아버지 빨리 완쾌되어 성큼성큼 걸어 세상구경하게 해 주십시오.” 효녀의 소원을 싣고 크라통은 까딱까딱 떠내려간다.

백인백색 만인 만 가지 소원을 싣고 촛불을 깜빡이며 수백·수천 개의 크라통이 강물로 떠내려 간다. 러이 크라통 축제는 서양의 추수감사절, 우리나라의 추석과 성격이 비슷한 태국의 축제다.

서양은 신께 감사하고 우리는 조상께 감사하지만 태국은 강에 감사한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만물의 원천이다.

오곡백화를 살찌우고 온갖 미물, 수많은 동물이 물에 기대어 살고 인간들도 물가에 터전을 잡는다. 먹이 사슬의 바닥은 항상 물이다. 러이 크라통 축제의 기원(起源)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만물의 어머니인 강물의 정령에 제사를 올려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듬해도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해 달라는 기원(祈願)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불교의 자비를 몸소 실천하는 행사라는 설도 있다.

나무판자로 만든 커다란 크라통에 쌀과 옷을 실어 떠내려 보내면 하류의 가난한 사람들이 그걸 받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손바닥만한 크라통에 동전 한 닢을 넣는 풍습이 있다.

가마솥더위가 가고 상큼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좋은 시절, 두둥실 달이 떠오르면 자연히 사람들은 강가로 나가고 심심풀이로 엮은 연꽃 모양의 바나나잎 배에 촛불을 꽂아 물에 띄워 보내는 놀이를 했다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설도 있다.

▲ 수코타이 역사공원이 유록한 색깔로 모습을 드러내면 기구 크라통이 꼬리를 흔들며 밤하늘로 날아간다.

태국 서북부 지방에서 시작

러이 크라통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발원한 곳은 이론의 여지없이 태국의 서북부이고 지금도 이 지역은 태국에서 러이 크라통 축제를 가장 성대하게 치른다. 히말라야 산맥의 눈 녹은 물이 남쪽으로 흘러 중국, 버마(현 미얀마)를 거쳐 태국 북서부로 들어 올때는 도도하게 흐르는 대하(大河) 메핑(Mea Ping)강이 된다.

태국의 서북부 탁(TAK)주(州)는 첩첩 산 속의 변방으로 버마와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태국은 원래 끝없는 평야 지대로 산이 별로 없는 나라지만 버마와 마주보는 서북부 지방은 산 넘어 산이 계속 이어졌다.

옛날부터 버마와 태국은 끊임없이 부딪쳤다. 얼굴을 마주한 탁주는 버마군의 침공을 막는 교두보로 편할 날이 없었고 지금도 버마 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버마에 정변이라도 일어나면 수많은 소수종족이 밀물처럼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태국으로 넘어온다. 맘씨 좋은 불교의 나라 태국은 박절하게 그들의 입국을 거절하지 못한다.

탁주는 예부터 버마와 다투고 화해하고 밀고 당기며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 여기저기 산 넘어 태국으로 들어온 버마 소수 종족들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티베트 피를 갖고 있는 아카(Akha)족, 라후(Lahu)족, 리수(Lisu)족, 중국 중부에 뿌리를 둔 미엔(Mien)족, 중국 남부에서 흘러온 몽(Hmong)족, 미얀마에서 온 카렌(Karen)족들이 이 골짝 저 골짝에서 저마다 자기네들의 전통을 이어가며 살아간다. 핑강에 보름달이 두둥실 떠오르면 탁 사람들은 저마다 정성껏 만든 크라통을 들고 핑강가로 모여든다.

▲ 수코타이의 러이 크라통 퍼레이드에 시녀들이 화려한 크라통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탁의 크라통은 독특하다. 다른 지역의 크라통이 바나나잎으로 엮어서 만드는 데 비해 탁의 크라통은 코코넛 열매를 반쪽으로 쪼개어 만든다. 탁의 크라통이 반쪽 코코넛 열매가 된 데는 탁 사람들의 음식 문화가 영향을 끼쳤다. 미엥 잎에 싼 한입 거리 주전부리 음식, 미엥(Mieng)은 탁의 전통음식이자 특산물이다. 미엥에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가 코코넛의 속살이다.

탁 사람들은 미엥을 만들기 위해 코코넛 열매를 반쪽으로 자를 때부터 크라통을 염두에 두고 비뚤어지지 않게 반듯하게 반을 가른다. 반쪽 코코넛 열매를 깨끗하게 다듬어 말려 두었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칠을 하고 예쁜 문양을 넣고 바가지 속에 굵은 심을 박고 촛물을 붓는다.

탁의 러이 크라통 축제는 보름을 가운데 두고 닷새나 이어진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핑 강가에 모여 자신의 소원을 담은 크라통을 강물에 띄우면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수백 수천 개의 촛불은 대 장관을 이룬다.

탁의 바로 동쪽에 붙어있는 수코타이(Sukhothai)는 유네스코가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태국의 옛 수도다. ‘수코타이’란 ‘행복의 새벽’이란 뜻이다. 크메르(캄보디아)인들을 쫓아내고 1238년 진정한 독립국가 타이 왕국의 수도가 된 곳이다.

걸출한 2대왕, 람캄헹이 왕좌에 오른 1278년부터 40년, 그의 재임 기간은 수코타이의 황금기였다. 강력한 군대를 양성해 국토를 넓히고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문물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태국 글씨를 창제했다. 그 당시를 설명한 금석문을 보자.

“수코타이 왕국은 부강하고 평화롭다. 물엔 고기가 있고 들판엔 나락이 쌓였다. 국가는 장사꾼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코끼리를 팔고 싶으면 팔고, 소를 팔고 싶으면 팔고, 말을 팔고 싶으면 팔고…….”

옛 수도 수코타이는 수코타이 역사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신도시인 수코타이시에서 12㎞ 떨어져 있다. 수코타이는 욤(Yom)강가에 자리 잡아 수코타이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러이 크라통이 밤의 욤강을 수놓지만 하이라이트는 역사공원에서 펼쳐지는 ‘빛과 소리’다.

“태초에 행복의 새벽이 열렸으니….”

칠흑 같은 밤에 마왕의 목소리처럼 우렁찬 ‘소리’가 적막을 깨면 와~ 함성이 터지고 마침내 한줄기 ‘빛’이 함성을 쫓는다. 웅장한 수코타이 유적들이 밤하늘을 찌르고 수백 명의 타이군과 크메르군이 칼과 창을 부딪친다. 러이 크라통은 물 위에만 뜨는 것이 아니다.

수백 개의 크라통이 밤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밤하늘로 떠오르는 크라통은 기구의 원리 그대로다. 원래는 기름 먹인 종이 포대의 터진 곳을 아래로 두고 불을 달아 종이 포대공기가 더워지며 하늘로 떠오르는데 요즘은 기름종이 대신 비닐이 사용된다. 수코타이 사람들은 기구의 발명자가 자기 조상들이라 주장한다.

▲ (左) 화려하고 거대한 크라통이 밤을 기다린다. / (右) 수코타이 역사공원에 있는 이 불상은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이다.

치앙마이엔 독특한 문화·전통 있어

치앙마이(Chiang Mai)는 태국 북부 지역의 중심이자, 트라이앵글로 가는 진입로이자, 태국 어드벤처 여행의 종착점이 된다. 원뿔처럼 긴 삼각형에서 왼쪽 모서리가 탁이고 오른쪽 모서리가 수코타이라면 위쪽 뿔 끝이 치앙마이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다른 지방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자랑한다.

1296년 멩라이 왕이 란나(Lanna) 왕조를 세우며 이곳에 정도(定都), 사방 1.5㎞의 벽돌성을 쌓고 성 밖으로 깊은 수로를 파 외적의 침입을 막았다. 치앙마이는 그렇게 태어났다.

‘치앙’은 ‘성(城)’이라는 뜻이고 ‘마이’는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태국 총각들은 치앙마이 처녀를 신부로 맞는 게 소원이다. 방콕의 술집 앞엔 ‘치앙마이 웨이트리스’라는 광고를 흔히 볼 수 있다. 치앙마이 출신 여자는 예쁘다는 의미다.

태국에서는 얼굴이 희다는 것이 미인의 선결 조건이다. 치앙마이 처녀가 얼굴이 희다는 것은 인종적 차별성에 기인한다. 태국도 동남아 다른 국가들처럼 많은 중국인들이 그 옛적서부터 쉼없이 넘어왔다. 추산컨대 태국 인구의 10% 이상이 중국피를 갖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치앙마이는 지리적 근접성으로 특히 중국계가 많다. 그러나 태국은 완전히 동화되어 중국의 특성은 소멸되어 버렸다.

치앙마이도 러이 크라통 축제는 요란하다. 이곳에서는 이 축제를 이펭(Yi Peng)이라 부른다. 치앙마이도 핑강이 시내를 가로지르지만 강물 위에 띄우는 크라통보다는 하늘로 날려 보내는 기구 크라통이 이 이펭의 주류다. 치앙마이 사람들의 소원을 싣고 기구 크라통은 불꼬리를 흔들며 밤하늘 멀리멀리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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