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02,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2, 리처드 파인만 지음, 1985, 김희봉 옮김, 2000, 총274쪽
이 책은 1편보다 더 웃긴다. 사실 파인만씨는 농담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진심을 말하는데 사람들은 파인만씨가 농담을 하는 줄 안다. 나는 가끔 내 주위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웃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리고 가끔씩은 나도 의도치 않게 나의 진심이 남을 웃기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런 내가 부끄러웠는데 파인만씨를 보니 파인만씨처럼 위대한 사람도 다른 사람들한테 핀트를 못맞춰서 비웃음을 사는데 나도 이제 다른 사람한테 비아냥거림이나 말막힘 상황을 당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넘길 수 있겠다. 그리고 그것을 책으로 냈는데 이렇게 재미까지 있으니 나도 그건 걸 당하더라도 웃어 넘기고 나중에 책으로 내야지. 난 파인만씨처럼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사람도 아니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108쪽을 보면 파인만씨가 도박 귀신을 만나서 0.493 밖에 되지 않는 주사위 도박에서 어떻게 도박 귀신이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그 때 도박 귀신의 답은 이렇다.
"아주 쉬워요. 판 주위에 서 있으면 어떤 친구가 이렇게 말하죠. <9가 나올거야! 9가 나올거라고!> 이 친구는 흥분해서 9가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돈을 걸려고 하죠. 그런데 나는 모든 숫자에 대한 확률을 알죠. 그래서 내가 그에게 말하죠. <내 번 중에 세 번은 9가 아니라는 쪽에 걸겠소.> 결국 내가 이기죠. 나는 판에 돈을 걸지 않아요. 대신에 판 주위에서 편견, 즉 행운의 숫자에 대한 미신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내기를 하죠." 그리고 계속 말했다.
"이제 나는 꽤 명성을 얻었죠. 쉬운 일이에요. 사람들은 확률이 별로 좋지 않을 때도 나와 내기를 하거든요. 어쩌다 자기가 이기면, 도박 귀신을 이겼다고 무용담을 늘어놓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는 거죠. 그래서 나는 도박으로 먹고 살아요. 멋지죠?"
이와 같이 파인만씨는 도박 귀신한테 가서도 사실이 뭔지를 묻고 살펴본다.
또 내가 좋아하는 페이지는 133쪽인데 파인만씨가 일본어를 배울 때 있었던 일이다.
일본말은 [보다] 라는 말에도 여러 가지 단어가 있다고 한다.
[보다] 용례 1. 내 정원을 보여드릴까요? (일반적으로 정원을 보여줄 때)
2. 형편없지만 제 정원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겸손하게 보여줄 때)
3. 당신의 멋진 정원을 구경해도 되겠습니까?
(다른 사람의 정원을 보려고 공손하게 부탁할 때)
4. 당신의 최고로 아름다운 정원을 제 눈으로 더렵혀도 되겠습니까?
(절과 같은 우아한 곳의 정원을 구경하고 싶을 때)
그래서 파인만씨는 일본말은 자신에게 맞는 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일본어 배우기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에피소드는 151쪽 인데 한번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열리는 중력 학회에 갈 일이 있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자신은 평소에는 항상 같이 가는 사람 중에 길을 아는 사람이 있거나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목적지의 주소를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단다. 그런데 그 날은 다른 일이 있어 파인만씨 혼자 다음날 공항에 도착했다. 그래서 택시 타는 곳에서 배차원에게 로스캐롤라이나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하니 그 대학은 남쪽과 북쪽 두 군데에 있고 두 곳 모두 이 공항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파인만씨는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려 이렇게 말했다.
"어제 공항에서 머리를 공중으로 번쩍 치켜들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신경도 안쓰면서 '지뮤뉴, 지뮤뉴(중력 텐서를 가리킴)'하고 얘기하던 사람이 가던 곳으로 가요."
라고 했더니 배차원이 얼굴이 환해지면서
"아 예, 채플힐 말씀이군요."라고 하면서 택시를 불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파인만씨는 무사히 학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ㅡ참말로 웃기지 않아요? ㅎㅎㅎㅎ
158쪽에 파인만씨가 그림을 배울 때 이야기인데 이것은 교사인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웃기는 이야기이다.
화가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그림을 대하라고 말했다. [긴장을 푸는 것]은 [대충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의미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 걱정하지 않고 그리는 것이었다.
또 166쪽에 보면, 파인만씨는 누드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해서 어느 날은 플레이보이지의 모델을 누드화로 그리게 되었다. 이 여자는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질투할 만큼 키가 크고 정말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 여자는 방에 들어오자 마자 구부정하게 서 있었다. 그 여자는 자기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여 당당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파인만씨가 제발 당당하게 서라고 말해서 마침내 당당하게 섰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 사타구니 근처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해부학적으로 허벅지 뼈 근육에 붙은 것이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움푹 들어가는 곳이 생기기 때문이니 아무에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고 자신의 용모를 걱정한다는 것을 그 여자를 보고 알았다고 파인만씨는 이야기하고 있다.
또 재미있는 곳은 183쪽인데 정말 웃기다.
토론회에서 조타수가 파인만에게 하는 말
"직업이 뭡니까? 절대로 교수는 아니지요?"
"왜요?"
"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는 무슨 말인지 통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당신이 질문하거나 발언할 때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교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첫댓글 ㅋㅋㅎ
수준 있는 농담집 ...
이해하자면 시간은 좀 걸릴 듯 해요. ^*^~#
수준있는 농담집 아니고요.
그냥 진찌 웃겨요.
세상 물정 싫어하는
한우물파기 대가
물리학자의 좌충우돌
웃기는 이야기 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