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강남역이 잠겼다는 뉴스를 듣고 그곳으로 출근하는 며느리가 염려되어 문자를 보냈는데 아직도 버스 안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염려스러워 다시 조심하라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후 내가 시내 나갈 때면 잠시 주차하곤 했던 전원마을에서 토사가 밀려 일곱명이 뭍혀 있다는 뉴스를 듣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전원마을은 남태령역 주변의 마을로 토사가 밀려올만한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사태가현실이라니 내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론 쉽게 받아드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따금 찾던 곳이기에 고인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속깊이 명복을 빌어 봅니다. 이 사태 외에도 너무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는데 정말 사람 앞일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어느 검색 싸이트의 사건사고 헤드라인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정말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산사태 부녀사연의 눈물] 7월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숨진 최00 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연인즉 숨진 최씨의 막내 딸은 경찰이 전해준 아버지의 지갑을 두손에 쥐고 연신 아버지를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최씨의 아내 김00씨도 사고 10분 전에 남편과 나눈 마지막 전화 통화를 떠올리며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그는 오전 8시 30분께 남편과 통화할 때 “터널 근처인데 차가 너무 막힌다.”는 말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라며 오열했습니다.
고인 최씨는 소규모 정비 업체에서 근무하는데 두 딸에게는 자상하기로 소문난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방배동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막내딸을 걱정해 항상 승용차를 바래다 주곤 했습니다. 고인이 쉬는 날은 일요일 뿐이었지만 항상 가족들과 함께 보내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집 인근에서 외식도 자주하는 등 좋은 가장이요 아버지요 남편이었습니다. 사고 당일에도 고인은 막내딸을 고등학교에 내려주고 직장으로 가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습니다. 막내 딸은 “아빠가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아주 자상한 분이었다.”며 나를 학교에 데려다 주지만 않았어도 이런 사고는 당하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끝내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포천에서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60년지기의 동창 다섯쌍 부부의 사연은 더더욱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매달 모이는 부부는 여름 물놀이를 겸해 펜션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6,25 당시 초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쌓은 우정을 60여년 내내 한달에 한번 꼭 만나는 아주 돈독한 사이였습니다. 물놀이를 일찍 끝내고 펜션에 머물며 그윽한 향기가 넘치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밤 8시30분께 쾅하는 굉음과 함께 시뻘건 흙더미와 소나무가 벽을 뚫고 순식간에 밀려와 피할겨를도 없이 마당까지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친구 일곱명은 흙더미를 비집고 겨우 빠져 나왔고 세친구는 흙더미에 깔려 맥없이 죽어갔습니다. 정말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면산의 전원마을, 방배동의 자상한 아빠, 그리고 포천의 60년지기 친구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사고였습니다. 사람의 장래일 안다는 사람있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솔로몬은 “사람이 그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느니라.”고 설파했습니다.
첫댓글 내가 예측하는 것 딱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죽을 것이고, 그후 천국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무더위에 마음 상하지 마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죠 죽음은 다 예측할 수 있죠
전 목사님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