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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여행기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짧게 쓰면 그 감동과 슬픔이 감소하기에.. 좀 깁니다..
양해하고..시간 많을 때 천천히 읽어보세요..
논 픽션 버라이어티 스택타클.. 퐌~타스틱~~
3/31 마지막 통일호를 타기 위해 포항 가는 첫차(10:06)을 타러 부전으로 향했죠..
아침에 부단한 노력으로 일찍(?) 일어나긴 하였으나
아침에 자격증 합격여부 조회하고 카페에 글 올리는데 컴의 말썽으로 약간 지체되고..
밥도 먹는 중 마는 둥하고 도로로 뛰쳐나가니..
그 많던 부전으로 가는 버스는 보이지 않고 죄다 다른 방향의 버스만 한 그득 보이고..
겨우겨우 부전으로 달려가니 10시 05분
역시 열차 내에서 표를 끊기로 하고 일단은 탑승..
근데 열차가 넘넘 이쁘게 생긴...꽃순이 열차..
사진 찍을 틈도 없이.. 일단은 타고보니.. 엥~ 지하철처럼 생겼네..
그 전날처럼 기차 뒷칸에서 서서 갈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였는데ㅠㅠ
평일 아침인데두 사람은 무지 많았다.
열차를 첫칸부터 끝칸까지 쭐레쭐레 다니며 전무님을 찾아 대행 승차표를 끊을려고 했는데..
오늘이 통일호 마지막 운행이라서 그걸 마니 가지고 오지도 않았고 있는 것도 아침에 다 써서없단다.. 포항 역에 가서 사정 설명을 하고 거기서 표를 끓으란다..
옆에 있던 할머니들이랑 얘기도 하고..
혼자 간다니깐 겁도 없이 혼자 다닌다면서 어제 뉴스에서 봤던 사건 얘기를 너무나도 자세히 해주셔서 겁이 났다는..
전무님들에게도 이 아가씨가 혼자 간다고 겁도 없다면서 혼내주라고 하고..
할머니는
오늘 나의 여행에서 겹쳐질 재앙(?)을 아셨던걸까?
전무님도 6년간 부전-->포항 동해남부선 구간을 하셨는데 철도청이 안팎으로 마니
바뀌어서 자신들도 정신이 없다면서 이제는 대구, 진주쪽으로 가신다면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쉬워하셨다.
내가 젤 끝칸에 있어서 경주까지 가시던 많은 전무님들, 기관사님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나가는 열차나 역사마다 사진 찍으니깐 그 할머니가 가만히 있는 차를 왜 계속 찍냐면서
그러시고 전무님은 장난 반으로 간첩이냐고 물으신다. ㅜㅜ
그래도 경주에서 먼저 내리실때는 경주에서 밥 먹고 가자고 그러신다..
포항(13:06)에 내려서 돈을 정산하고..
내 처지가 무임승차와 같으니 바짝 쫄고 있었는데...
역무원 할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2700원! 이러신다..ㅋㅋ
포항에 있던 예쁜 열차들 사진도 찍고..그런데 내가 열차를 사진 찍으니깐 넘 이상하게 본다..
그 눈들을 사진에 담았어야 하는데..
호미곶으로 가기 위해 여행관광안내소로 가서 설명을 듣고 자료를 구하고..
20분정도 길 헤매고 20분 정도 버스를 기다려서(죽도시장 앞 외환은행 정류소) 200번을 타고 구룡포(1150원, 내릴때 정산하는 시외요금 250원 추가)로 갔다.
역시 어느 할머니와 동행..
할머니 집이 호미곶이라면서 자신만 믿고 따라 오라고 하신다.
50분 정도를 달려서 구룡포에 도착!
다시 대보행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그런데 버스 배차시간이 있기에 길에서 20분정도 지체!
그때 버스 기사 아저씨가 오더니 자신은 "선진 문화정착을 위한 시민의 모임의 회원"이라며 명함을 주신다.
좋은 아이디어가있으면 문자로 받겠다면서 문자를 자주 주고 받자고 하신다. ㅋㅋ
재밌는 기사님이시다..
6시 30분 통일호 막차를 타고 부산으로 와야 했기에..
아저씨랑 버스 시간을 맞춰보며(시골이라 버스가 수시로 오지가 않고 30분에 한대 정도)
호미곶 여행 시간표를 짜고.. 버스를 탄다.
20분 정도 걸려서 드뎌 호미곶에 도착~
바다를 배경으로 넓게 펼져진 유채꽃밭이 너무 예뻤다.
호미곶의 명물..
등대 박물관이 보이는...
4시 50분 차를 타야 했기에..40분만에 휘~~익 다 둘러보고..
42분에 정류소에 갈까 하다가..
50분에 대보에서 올려면 버스가 52분 정도에 오겠지..해서..
유채꽃밭에서 사진 쫌 찍다가 버스를 타려고 올라간 시간이 49분에서 50분으로 막 바뀐 사이 그~~때 버스 한대가 지나간다~
"설...마"
그런데..그건 설마가 아니였다.
5시가 되어도 버스는 지나가지않았다.
지나가는 차라도 잡을 맘이였는데.. 지나가는 차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 한복판에 서 있어도 차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드문드문 차는 보여도..
그 차엔 너무 건장하게 생기신 형님 분들만 타고 있다든지..하여
"태워주세요~~" 란 말이 전혀 안 나오는 ..무서운 차들뿐이였다..ㅠㅠ
5시 10분..막막하게 앉아 있는데..
아까..포항에서부터 타는 버스마다 만났던 남자가 저~~~기서 걸어오는 것이였다.
그 사람도 50분 차를 탈려고 했는데..어떻게 하다보니 늦어서 지금 왔다나..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난 그동안의 여행과 당일 아침에 갑작스러운 돈을 써서..
딱 통일호 차비밖에 남아 있지가 않아서.. 반드시 열차를 타야만 했다..
그래서 더 급박했다.
"그래..파출소로 가자..가서 포항역까지만이라도 태워달라고 부탁하자.."
바로 앞에 보이는 파출소로 갔다.
그런데 안에 아무도 없다. ㅜ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니..
"야~~서역마(내가 역마살이 끼였단다..울 회원들 보면 그런 얘기 안 나올텐데..)
니 언젠가는 그럴줄 알았다. 부산도 헤매는게 무슨..니한테 텔레뱅킹을 해줄수도 없고..
니 카드도 없제? 일단 파출소 안에 들어가 있어..경찰 올 때까지 앉아 있어라고~~알았지?"
오늘 부산 가서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전화해서..
"너희들 나 포항으로 만나러 오면 안돼?" / "미쳤냐?..걸어서라도 와.."
이것들은 실미도에서 파견된 기관병들인지..독하기 그지 없다.
5시 25분쯤..
반대방향에서 버스 한대가 왔다.
아까 그 선진문화...회원 기사님이였다.
"아직도 버스를 못 탔어?
으그... 밥을 입에 넣어 줘어도 씹어먹지를 못한다니깐..일단을 타고 얘기해~!"
그런데 아까 그 버스놓친 남자랑 같이 타니깐..
"왜 나란히 버스를 놓쳤지? 누구의 작전이야? 이렇게 둘이 같이 놓칠수는 없는데.."
하긴..포항에서도 같이 200번 타서 오고..
구룡포에도 같이 내려서 그 버스를 같이 타고 같이 내렸으니..
구룡포로 가는 버스비는 1,150원 인데..
일단 주머니에 있던 150원부터 내고...1000원을 찾을려고
지갑을 열었는데..지폐가 한장도 없다..
잔돈만 1,020원...헉~!
분명히 버스 타러 나올때 차비 확인하고 지갑을 닫았는데..
파출소에 갈 때 가방을 정류장, 그 남자 옆에 두고 잠시.. 잠시 갔었는데..
지갑 열때 흘렸으면 지갑에 있던 승차표들도 다 빠졌어야 하는데..
돈만 한푼도 없는 것이였다... 그때부터 머리가 띵~~
그런데 기사님이 디카를 살려고 하신다면서 나랑 디카 얘기를 한창 한다고 1000원은 관심에 없으셨다..
"휴~~"
그런데 기사 아저씨...
"아가씨..인제 어쩔꺼야..열차도 놓치고..
그러니깐 여행올 때는 비상금이라도 들고 있어야지..것두 시외를 나오는데..카드도 없어?"
그때부터 버스에 있는 사람들 모두 나에게 입을 댄다..
내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냐구요..ㅠㅠ
대보에서 돌아나오다가 잠시 담배를 태우러 나가신다며 자신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신다..
젊었을때 꽤나 많은 여자를 울리셨을꺼 같다.. 요즘말로는 선수~!
사진 찍는걸 넘 좋아하는 기사님..
이거 찍느라고 3~4번은 다시 찍었다..
그나저나 포항에서 집에 갈 일이 까마득했다.
집에다가는 학교 간다고 하고 나왔고 포항에는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정말 막막하였다.
여행을 만니 다녔으니 이런 맘 잘 알꺼같은 울 회원들에게 연락하고..
그래도 설에서 어떤 방법을 내려 주겠는가..
혼자 걸어서라도 가야지.. 택시 타면 얼마일까.. 한..십만원?ㅜㅜ
내릴때도 그 남자랑 당연히 같이 내렸다.
거기서 나 비굴하게.. 두 눈 꼭 감고..
"저기..돈 좀 있으세요?"
다행히 있다고 한다..차에서 내 얘기를 다 들은터라..
다시 부연 설명을 안해도 되었다...
거기서 포항으로 나오는 버스를 탔는데 거기 기사님도 포항에서 올 때의 기사님이였다.
분명히 갈때는 따로 간 남녀가 올때는 나란히.. 것두 남자가 돈을 다 내주니..
이상하게 쳐다본다..
버스에서도 계속 울리는 전화..
봄비님이 포항에 아는 회원 없냐고 진숙 언니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정아야~~ 일단 침착하고, 놀라지 말고..가까운 파출소로 가...
가서 니 사정 얘기하고 경찰 아저씨들 계좌 번호 갈쳐 달라고 해서
언니가 글루 돈 부쳐줄께.."
정말 눈물이 쏙 빠지도록 고마웠다..
근데 버스에서 이런저런 얘기 다 할려니깐 넘 길어질꺼 같아서..
"언니...나 잘 가고 있으니깐 넘 걱정 말아요~"
봄비님은 포항에 있는 아는 사람 붙혀줄테니..만나서 돈 빌려서 가라고 하고..
암튼 다들 너무 고맙습니다..
근데..주인장~
인제 주인장이라고 할거에요..
회원이 그런 위험에 부딪힌고 알고 있었음..전화라도 해줘야지..흥~
내 친구..
"잘 오고 있제? 그래..우린 믿는다..근데 언제 올꺼야?"
독한 것..
그 남자는 대전에서 왔는데..말투는 완전 전라도 사람이였다.
고향은 광주라고한다..
500만원을 갚을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친구가 해외로 떴다나..
그래서 3일정도 있어야 하는데 포항은 너무 가볼때가 없다고 한다..
호미곶은 "니 멋대로 해라" 드마라를 보고 꼭 가고 싶어서 왔는데 생각보다 볼 꺼 없다고..
차라리 부산이 더 낫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겁도 없이 "그럼 부산에 가보실래요? 부산은 여기보다 볼때는 많은데.."
그사람은 또 좋다고 따라 나선다..
나와 티라미슈 언니 못지 않은
팔랑귀(귀가 습자지처럼 얇아서 여기저기의 얘기에 팔랑팔랑~~)이다..
부산에서 오는 버스에서 나에게 계좌번호가 있냐고 묻는다.
친구한테 돈 받을 요량으로 돈을 조금밖에 (70만원) 안들고 나왔는데 서울에서 다 써서 없다면서 친척한테 돈 좀 붙여달라고 해야 하는데 자기는 통장도 없고 민증, 도장도 하나도 없단다... 술 먹고 다 잃어버렸다나..
서울에서도 나처럼 어떤 여자애가 와서..
돈을 잃어버렸다면서 차비 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ㅋㅋ
나 역시 통장은 있어도 엄마가 다 관리하시는(내가 연예인도 아니고..내 수입을 모르다니..)
관계로 통장 번호도, 비밀번호 모른다ㅜㅜ
내가 하도 사진 찍고, 버스 시간 받아쓰고, 지도보고 그러니깐 내가 기자인줄 알았단다..
기자였음 더 일찍 말 걸었을꺼라고한다..
간첩에서 기자까지 골고루 들어본다..ㅠㅠ
버스에서도 쉼 없이 울리는 전화..
진숙 언니..
"너 잘 오고 있는거지?" / "에이~언니 걱정 말아요..저 잘 오고 있어요"
"야~너 같음 걱정 안되겠냐.. 언니두 돈 잃어버린 경험 있어서 잘 안단말야~"
언니 너무 고마워요~~! 진짜루!
무사히 부산에 도착...
부산에 오니 눈물이 날거 같았다..
식후경 하면 금강산이 없어져서 종일 굶었는데..이런 그지 여행은 정말 첨이다..
부산에는 교통 카드가 있기에 부산에만 도착하면 아무런 걱정이 없다.
친구들이 서면에 있길에..빌려준 돈을 빨리 갚고 싶어서.. 서면으로 가기로했다.
그 남자가 나중에 어디로 움직이든 간에..서면이 편할꺼 같아서..
대전엔 지하철이 없으니깐..지하철 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노선도 설명해주고..
나중에 혼자올때는 잘 오라면서 친절한 설명도 해줬다.
저녁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범상치 않은 인물인거 같았다.
자신의 살아온 사는 얘기를 주욱 하는데..
70%가 전국의 사귀었던 여자 얘기..
예사 인물은 아니였다...정말 하마터면 큰일날뻔한..
서면 한복판에서 그 남자를 잘 무사히 보내고..
돈 빌려주신 조관우님..고맙습니다..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것들은 아웃백에서..우아하게..ㅠㅠ
나는 남은 빵이랑 어린 돼지 뼈다구를 잡고 마구마구 먹었다..
친구들의 불쌍한 눈빛..."오늘 굶었냐?맛있어?"
나의 무용담을 들려주니..
"야~~대단하다..
하긴..니니깐 돈 빌려달라고 그렇게 했지..그 남자를 부산까지 데꼬오고..대단해.."
3/30일 경전선 여행은 정말 최고의 여행이었다면 어제 포항 여행은 최악의 무용담이 가득한 여행이었다.
호미곶은 해뜨기 전이나 해가 마악~~질때 가야 그 아름다움이 빛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보단 자가용을 가져가면 더 편하게 아름다움을 즐기겠죠~
느낀점 :
1. 혼자 다니면 재밌는 일들도 많지만 위험하고 힘든 일들도 그만큼 많다..
2. 담부턴 꼭 카드를 만들어야겠다..
3. 이런 독한 것들이랑은 친구 안해야겠다..
열분들도 혼자 여행 다닐때는 더더욱 조심하세요~~
이상 끝!
첫댓글 정아야!! 넌 이제 나의 우상이야~~ 넘 멋찌다. 이야아~~~~ 무지 무서웠겠지만....... 여행기 읽고 나니깐 손에 땀에 다 나네... 이야아~~~
음..오타 발견...잘 찾아봐 부사=>부산, 있기레=>있길래 ? 있기에? (애매하군..쩝) 하여간에.. 고쳐.............탁 ~~~ (ㅡ.ㅜ)a
찾았지렁~~~! 메롱~!
키키 포항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근데 그 기억이 정말 오래 남을꺼야..정아 넘 좋은 경험했다..돈으로도 살 수 없는... ㅋㅋ
휴~ 이렇게 긴글을 읽느냐구....힘들엇습니다..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같네여..
본의 아니게 이렇게 길어져버렸습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꾸벅~
웃음 밖에 안나온다야..ㅋㅋ 암튼 대단하다..너따라 부산까지온 그 남자도~
글게 말이다..내 뭐 믿고 따라 왔을까낭.. 내가 그 놈을 잡아서 새우잡이 배로 팔았어야 하는가..ㅋㅋ
이야...혼자 잘돌아 다니시네요...이제 부터 나도 혼자 다녀야겠당...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