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산행일자 : 2006년 10월 29일(일요일)
* 날씨 : 맑고 청명한 가을날씨
* 동행자 : 솔바우님, 이수영님 부부, 난테님 부부와 함께
* 산행코스 : 중산리 - 유암폭포 - 통신골 - 천왕봉 - 촛대봉 - 청학연못 - 도장골 - 길상암(거림)
* 산행시간 : 11시간 23분
* 산행거리 : 17.6Km (gps) 14.5km(만보기 거리) 걸음 수 : 35,000보 정도
* 이동 : 승용차 (88고속국도 - 대진고속국도 - 단성I.C - 20번 도로 - 중산리)
대구 범물동 - 중산리 매표소 : 약 175Km (편도) 통행료 : 4100원(편도)
소요시간 : 약 2시간 22분 (산청 휴게소에서 아침 : 국밥)
* 구간별 산행시간
05:16 : 중산리 매표소
05:47 : 법계사 삼거리
07:01 : 홈바위교
07:11 : 유암폭포
07:20 : 통신골 시작
08:06 : 두번째 합수 지점(오른쪽 계곡으로)
08:31 : 세번째 합수 지점(오른쪽 계곡으로)
09:25 - 10:02: 천왕봉 정상
10:32 : 제석봉
10:56 - 11:08 : 장터목(제석단 찾아 헤메다 결국 못찾음)
11:25 : 연하봉
12:20 : 촛대봉
12:35 - 13:07 : 점심
13:24 : 청학연못
13:52 : 시루봉(장군봉)
15:04 : 합수(촛대봉과 도장골)
15:17 : 와룡폭포
16:14 : 이영회부대 아지트
16:39 : 길상암
산행에 앞서
지난 9월 초에 청학연못을 다녀와서 산행기를 올렸는데
수영님이 답글에서 10월에 난테님과 도장골로 해서 연못을 찾을 예정이라고 하길래
어렵사리 부탁(?)을 해서 동행을 하기로 하고 10월 22일을 D-day로 정했다
그런데 날씨 주간예보에서 22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해서 1주일을 미루었는데,
산사랑방님의 무시무시한 산행기(통신골 - 천왕봉 - 일출봉 - 도장골 - 시루봉 - 연못 - 거림)가
수영님의 마음을 확 바꾸어 놓았는지 전화가 온다
"도장골로 올라가서 연못만 보고 하산을 하기에는 코스가 너무 짧지 않느냐?
그러니 통신골로 올라서 촛대봉으로 내려서서 연못보고 도장골로 내려오면 어떻겠느냐고"
혼자서 가기는 힘이 드는 코스인지라
고수들 틈에 끼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가는게 현명한 판단이리라
그래서 당연히 "좋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고
이렇게 해서 오늘 산행코스가 정해지고 들머리도 거림에서 중산리로 장소가 변경되었다
산행기
도장골만 해도 설레이는데 통신골로 오른다고 하니 긴장반, 설레임 반이다
아니 긴장이 4분의 3이고 설레임이 4분의 1이다
이영진님의 산행기와 산사랑방님의 산행기를 읽으면서 indoor climbing을 해보지만
현장에 직접 가서 피부로 느껴봐야 제 맛을 알겠지.....
2시35분에 대구를 출발하여 산청 휴게소에 도착하니 4시10분 이다
휴게소에는 대형버스 두대에서 내린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끄트머리에 붙어서서 국밥을 받아 빈자리에 앉아 먹고는
단성 I.C를 빠져서 중산리 방향으로 2km정도 진행하니 수영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우리는 벌써 스탠바이 하고 있는데 어디 쯤 오고 있느냐고?"
약속 시간이 5시인데 내가 너무 늦장을 부렸나 싶어서 부리나케 가니
중산리 도착시각이 5시 3분전이다
모두들 지루하셨는지 식당에 앉아 막걸리와 커피등을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다
(약속시간을 넘기지는 않았지만 괜히 미안스럽다)
서로 수인사를 나누고 이마에 불을 밝히고 지리의 품으로 찾아든다
새벽 하늘에는 별들이 밝게 빛나는데 아는 별자리는 북두칠성 밖에.....
얼마만에 올려 쳐다보는 밤하늘 이던가
부지런한 공단직원은 자기자리를 잘 지키고 있으며 주차장에는 이미 여러대가 주차해 있다
사실 추울 거라고 생각하고 겨울 짚티를 입었는데 새벽 시각인데도 생각외로 춥지가 않다
이른 시각에 내려오는 산님들도 몇분 만나고 30여분 가니 출렁다리가 모습을 보이고
이 다리를 지나면 법계사와 장터목 갈림길이다
6시 30분 정도 되니 랜턴없이도 진행할 만하다
홈바위교 직전에 있는 넓은 반석에서(나무로 등로를 만들어 놓은 곳) 간식을 먹고 있으려니
새벽에는 포근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리려나 바람이 차갑고 기온이 떨어지는지 추워진다
옷을 꺼내기도 귀찮고 해서 서둘러 출발을 한다
홈바위교
이른 아침의 산속, 그것도 지리산 속의 이른 아침은
나 아닌 그 누군가의 행복도 빌어주고 싶을 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곳에서 10여분 가면 오늘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유암폭포다
유암폭포(여름에는 많던 수량을 뽐내더니...)
유암폭포에서 정상등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폭포 위 지점에서 계곡으로 내려서서
잠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계곡으로 올라서서 조금 진행하면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통신골의 모습이 펼쳐지고
그 장엄함에 그저 "아..."하는 감탄사 이외에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통신골 초입부
초입에서 30여분 오른 지점에서 되돌아 본 모습(솔바우님)
거의 일직선으로 이루어진 계곡이라 비가 오면
빗물이 순식간에 쏟아져 내려 오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은 당연히 피해야 하지만
물기를 머금은 바위 길을 올라 가기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비가 온 뒤에 오르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간간히 바위들이 마치 화산석처럼 묘한 모습들을 하고 있기도 하며
곧 돌멩이나 흙 등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지점도 통과한다
통신골은 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이 세군데 인데 모두 우측계곡을 선택하면
천왕봉 바로 아래 지점의 산사태가 나서 보강공사를 해 놓은 지점으로 오르게 되지만
세번째 합수 지점에서 좌측계곡으로 오르면 제석봉과 천왕봉 사이로 올라간다
촛대봉(우측)과 시루봉(장군봉 : 가운데)
제법 고도를 높였나보다
저 멀리 오늘 가야 할 촛대봉과 그 아래로 볼록하게 솟아오른 시루봉의 모습이 보인다
통신골은 좌우의 조망이 아니라 뒤 쪽으로 멋진 조망을 주고 있다
가볍게 산을 오르는 난테 곁님
연하봉이나 촛대봉 능선에서 바라보면 천왕봉에 산사태가 난 곳이 보인다
그 곳이 오늘 우리가 오른 통신골이며
육안으로 보기에는 오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직각으로 서있는 듯 하다
사실 정상 바로 아래는 경사가 만만치 않지만 다행인 것은 보강공사를 해 놓아서
그나마 오르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천왕봉 정상에서(수영님 곁님, 난테님과 곁님, 나, 솔바우님)
정상에 올라서니 오늘도 많은 산님들로 북적인다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을려니 차례 기다리기도 쉽지 않다
재빨리 종군기자(?)께서 사진 찍을 자리를 잡고 우리는 서둘러 포즈를 잡았다
정상석에서 내려와 통신골 입구에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 전을 펼치고
수영님이 통영에서 준비해 온 전어 무침회를 천왕봉 정상에서 소주와 곁들이니 그 맛이란.........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상주였다
40여분 지나니 슬슬 추워지고 갈길도 멀어서 대충 정리를 마치고 천왕봉을 뒤로 한다 이른 시각이다 보니 내려가는 사람보다는 올라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30여분 내려서니 제석봉이다
제석봉 표지목과 천왕봉
제석봉에 내려오니 솔바우님이 제석단을 한번 찾아보고 가자 하신다
모두 의기 투합하여 또 한번 금지선을 넘어서서 찾아 보았지만 준비 소홀로 포기하고 만다
장터목 산장은 많은 산님들로 북적인다 그래서 늘 장터같다(이름값은 하는가 보다)
장터목에서 수영님이 음료수를 사와서 갈증을 달래고 연하봉으로 출발한다
일출봉
일출봉을 바라보며 수영님이 지난 1월 일출봉에서 도장골로 하산하면서
생과 사를 넘나 들며 절박했던 그날의 상황을 육성으로 듣고나니
오늘 가야 할 도장골에 대해 사뭇 긴장감이 더해진다
언제나 따뜻해 보이는 연하봉 가는 길
半生半死한 나무와 난테님
반생반사한 나무 앞에서 난테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번 산행기에 쓸 野史라도.............
이 나무를 보니 촛대봉도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촛대봉에 도착하니 12시 20분이다
점심은 조금 더 내려가서 먹자고 합의를 보고 촛대봉 능선을 따라 내려서니
넓은 바위가 보여 이곳에서 성찬을 먹는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도장골을 다 내려 와서도 허기를 못 느낌)
과일은 물론 수영님 곁님의 즉석 냉커피까지 제대로 된 후식을 하고서 연못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청학연못은 이제 가을의 정취는 가고 없고 황량함이 물씬 베어있어서 안타까??다
그 유명한 연못을 뒤로하고 다시 촛대봉 능선으로 돌아 나와서 우측 방향으로
잘 나있는 길을 따라 25분 정도 가면 시루봉 정상이다(정상석은 없음)
이 시루봉의 조망이 사방 팔방으로 펼쳐지는데 최고의 전망대라 아니할 수 없다
천왕봉과 걸어온 지리 주능선들, 시원하게 눈 앞에 펼쳐지는 장쾌한 남부능선들.......
시루봉에서 바라본 촛대봉 뒷모습
남부능선
시루봉에서 직진하여 내려 서야 되는데
우리는 직진하는 길을 보지 못하고 우측의 협곡으로 내려 서는데(엄청 경사가 심함)
솔바우님 말씀이 이 길로 내려서면 거림으로 떨어진다고 하신다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제법 내려서니 좌측으로 희미한 등로가 보이고
그 길로 올라서면 좌측으로 시루봉으로 올라가는 등로가 열려있고 리본도 달려있다
정상 등로를 찾아 조금 내려서면
촛대봉 능선에서 촛대봉 골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당도하고 여기서 좌측으로 꺽어
등로가 뚜렷한 길을 30여분 고도를 낮추어 내려서면 좌측으로 촛대봉골이 시작되고
좌측으로 계곡을 두고 20분여를 내려서면 도장골 본류와 합류하는 합수점에 당도한다
이곳 합수점에서 우측 도장골(촛대봉 골을 좌측으로 두고 보면) 본류로 올라서면
일출봉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으며 얼마전 대구의 산사랑방님이 확인한 산행기가 있다
합수점(좌측이 촛대봉 골, 우측이 도장골 본류)
도장골의 등로는 걱정했던 것이 기우일 정도로 뚜렷하고 어느 산길보다 더 편안하다
우리가 도장골을 전부 차지라도 한 듯 조용해서 더 좋다
도장골의 가을
도장골의 단풍도 여느 계곡과 마찬가지로 다 지고 없으며
계곡의 수량도 많이 줄어 오늘은 그저 평범한 계곡에 불과하다
합수지점에서 6분정도 좌측에 계곡을 두고 내려오면 유암폭포가 나온다
폭포 위로 내려서서 폭포 좌측으로 내려 설 수도 있으며 계속 등로를 따라 내려오면 유암폭포로
내려서는 입구가 나온다 (흰색의 "기쁜인연"님 표식기가 있음)
유암폭포
갈수기라 서인지 빈약해 보이는 유암폭포!
한동안 이곳에서 머물다 떠난다
합수점에서 길상암까지 도장골 본류를 도합 세번 건너야 하는데 이곳이 첫번째 계곡이다
맞은 편에 리본이 달려있지 않아 솔바우님이 빨간 의령산우회 리본을 하나 매어 놓으신다
도장골의 가을
유암폭포에서 1시간여를 내려오면 이영회 부대 아지트 안내판이 있으며
등로의 상태는 아주 좋아 며칠동안 걱정했던 것이 생각나 혼자 웃음을 지어본다
이영회 부대 아지트 안내판
이곳에서 20여분 진행하면 길상암인데 철망으로 막아 놓았다
그런데 우측 계곡쪽으로 보면 파란 물통이 두개 있는데 그곳으로 넘어서면 도장골 산행이 끝이난다
길상암 입구와 날머리인 파란 물통
산행후기
on line 상에서만 대화를 하다가 처음 만나서 한 산행이라 약간은 서먹서먹할 것 같아서
내심 괜히 오늘 참가한다고 객기(?)를 부렸나 싶었는데
오늘 중산리에서의 첫 만남부터 평소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맞아 주시고
편안하게 이야기들을 해서인지 자주 함께 산행을 해본 그런 분위기였다
짧지 않은 산행 시간이었고 꽤나 힘이 든 코스였지만 산행내내 힘든 줄 몰랐던 시간들이었다
오랜 산행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그런 강한 믿음을 주셨던 솔바우님과
수영님과 난테님 두 부부의 powerful energy와 夫婦愛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함께한 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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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선생님 반갑습니다...^^ 정말 반가운 만남 이었습니다. 선생님 산행기를 보아서 첫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왠지 낯선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날 분위가 좋아서 하루가 짧은것같았습니다. 뒤풀이도 너무고마웠고요. 아참 도장골폭포는 유암이 아니고 와룡폭포로 수정하셔야 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고 또한번 발맞차 보기를 기대합니다.....^^
솔바우님! 안녕하세요 어제는 어느 산으로 다녀오셨는지요? 뵙는 순간 기분이 좋았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방장님이 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조만간 다시 한번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장골 폭포가 유암으로 잘 못 적혔군요 그런데 스크랩 한 글이라서 고칠 수가 없네요 아님 원본에서 새로 고쳐서 다시 옮겨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즐거운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언젠간 합류 하겠습니다
무시기님! 안녕하세요 무척 즐거운 시간들이었고 하루 해가 너무 짧았던 느낌이 들 정도였답니다 언제 한번 만나서 함께 좋은 시간 만들어 봅시다 늘 건강한 산행이어 가시길............................
원호님 안 그래도 산행기가 안 올라와서 궁금했었는데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듯이 짠하며 산행기를 올려주시는 군요. 제가 쓴 산행기보다 오히려 더 정하시고 내용이 정연한 것같습니다. ^^ 미남이신 것은 알았지만 키가 저보다 클줄은 몰랐습니다. 이번에 거북이부부랑 함께 산행을 하시느라 많이 답답하셨지요. 제 처는 오름길에서 낑낑거리고 저는 사진찍는다고 한눈팔고 정말 민폐가 많았습니다. 인도해주신 덕분에 손 안대고 코풀듯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지리 단천골을 시계방향으로 돌았는데 무척 원시등로라 진땀좀 뺐습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쉽게 다녀왔을 것인데 말입니다. 다음에 또 한번 기회를 가집시다. 캄솨 ^^
수영님!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거북이 부부라니요! 함께 할 수 있음에 기뻣답니다 어제는 비가 온다기에 저는 영남 알프스의 청수좌골에서 중앙능선으로 내려 왔는데 비는 많이 맞지는 않았는데 우박까지 내려서 고생하신 분들도 꽤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수영님은 또 지리산으로 드셨군요 암튼 대단하십니다 늘 건강한 산행이어 가시길........
멋진 만남...멋진 지리...멋진 산행기까지 너무너무 완벽하네요....부럽습니다...
달콤한 토마토님! 안녕하세요 님의 명성은 많이 들었습니다 댓글을 주심에 감사드리며 이 까페의 영원한 촛불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