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음 주 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을 합니다.
영상이 있는 국악동화 <호랑이와 곶감>입니다.
왜? 국악동화를 만들었는가? 라고 의문을 가져준다면
이 작품/ 이 장르를 만든 우리는 정말 감사할 겁니다.
국악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라는
진지한 고민에서 비롯된 창작이기 때문이죠.
국악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되는 어르신(50대 이상)들은
악극 공연장에는 넘쳐나지만 정작 국악공연장에서는
어버이날 김영임의 회심곡 하는 곳이 아니면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20-40대요? 관계자 아니면 국악공연장에서 보기 힘듭니다.
이 분들에게 국악의 아름다움을 새로 배워서 즐기게 하기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이미 나왔군요. 10대 이하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과 즐거움, 아름다움을
배워서 알고 느끼며 즐기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시절 거의 단소와 장구 정도는 배웁니다.
음악책에는 산도깨비 등 국악동요도 실려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배워보기, 불러보기 수준에 지나지 않아
우리 전통문화의 깊이와 예술성을 체험하기엔 무리죠.
그렇다고 판소리나 수제천, 산조를 들려주기도 어렵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 국악의 예술성과 더불어
즐거움까지 체험하게 해줄 만한 작품들이 필요합니다.
국악동화는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응답하는 장르입니다.
더불어 수천년간 전해내려오는 우리 전래설화 속에서
우리의 지혜와 해학을 담뿍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골라
맛깔스런 대본과 흥겨운 음악으로 재구성하여
시대적인 과제를 해결해 보고자 시도하는 것입니다.
한모음실내악단이 첫 작품으로 시도한 <호랑이와 곶감>은
우리 전래동화중 가장 해학이 넘치는 이야기로
첫 작품으로 가장 적절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2002년의 뜨거웠던 여름, 그리고 태풍 루사의 와중에서도
한모음은 강원도 5개 지역을 순회하며 워크샵 공연을 하였고
대통령 선거의 열기가 뜨겁던 12월 19일 초연을 하였습니다.
초연날, 관중은 적었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분들이
"이거 언제 또 해요?"라고 이구동성으로 묻는 바람에
힘을 얻어 작품을 업그레이드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올해 5월 5일에는 국립국악원 어린이날 특별공연에
메인프로그램으로 초청되었습니다. 물론 국악원에는
정악단, 민속단, 무용단 등 자체에서 공연을 해결할
충분한 인력이 있지만 이 작품이 초청된 거죠.
물론 공연은 매진되었고 입석까지 들어찼습니다.
이번에는 무려 5회의 공연을 시도합니다. 그중 두번은
영어로 나레이션을 함으로써 우리것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합니다.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음 프로젝트(두번째 작품)도 이미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 많은 격려가 있어야 하겠지요.
우리가 먼저 간 발자국을 따라 다른 분들 또한
국악동화라는 장르를 개척해 가시길 바랍니다.
한모음은 이 장르를 독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 국악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이죠.
첫댓글 youngmankim 씨는 항상 좋은 공연을 기획하시는 것 같아요. 작지만 이런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질때 우리의 전통은 계속 지속 되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시간이 되면 갈께요.. 힘내시구요. 홧팅!
은선님의 응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진 못했네요. 우리의 발레"심청"에 손님이 적게 들듯이 이것도 그런가....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