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
-강원의 문인을 찾아서-
『조선의 핫플레이스, 강원의 명소』가 장소 중심의 글이라면, 이 책은 인물 중심의 글이다. 전자가 문인들이 즐겨 찾아 시를 창작하던 공간을 조명했다면, 이 글은 강원도라는 공간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의 삶과 창작을 살펴봤다. 높은 관직에 올라 훌륭한 정치를 한 사람도 있다. 나라의 위기를 구한 장군도 있다. 예술로 한 시대를 아름답게 수놓은 예인도 있지만, 시문을 남긴 문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바른 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춘천의 홍재학, 화천 곡구정사에서 노년을 보낸 김창흡, 김화 매월대에서 절의를 지킨 김시습은 아쉽게도 책에 실리지 못했다. 김시습은 춘천과 양양, 김창흡은 인제와 철원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다른 지면을 기다리게 되었다.
남한강변 법천사지를 찾았을 때 가슴이 텅 빈 느티나무만이 반겨주었다. 정시한이 낚시를 하였다는 조대(釣臺)와, 조대 아래 우담(愚潭)이 궁금했다. 정시한이 지팡이를 짚고서 왕림하던 곳이다. 선생은 부모의 상을 마친 후, 내가 즐거워하는 바를 따를 터이니 나를 막지 말라고 선언하였다. 바로 길을 떠났다. 조대에 앉으니 선생의 결연한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양양 읍내에서 남쪽에 위치한 법수치리 계곡으로 들어갔다. 검달동은 김시습이 노년을 보내던 곳이다. “땅은 외져 사람의 일 없고, 봄을 맞은 마음 슬프고 차가워라.” 따뜻한 봄날에도 어김없이 슬픔이 찾아왔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김시습의 마음인 듯했다. 흐르는 구름을 보니 그처럼 유람하고 싶어졌다.
<목차>
1.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다, 춘천 이자현
2. 청평사 세향원에서 시름을 덜어내다, 춘천 김시습
3. 소양강 보이는 곳에서 책을 쓰다, 춘천 이정형
4. 춘천에서의 세 가지 즐거움, 춘천 신흠
5. 13도의군 도총재, 춘천 유인석
6. 바른 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다, 춘천 홍재학
7. 화천의 곡운정사와 화음동정사, 화천 김수증
8. 화천에서 노년을 보내다, 화천 김창흡
9. 김화에서 절의를 지키다, 철원 김시습
10. 삼부연폭포 위 진사골에 은거하다, 철원 김창흡
11. 설악산의 주인, 인제 김창흡
12. 홍천에 비를 내리다, 홍천 이원익
13. 삼포에서 바른 것을 지키다, 홍천 이항로
Ⅱ
1. 백 대의 스승 될 만하다, 원주 원천석
2. 영월을 보며 눈물짓다, 원주 원호
3. 시대와 불화하다, 원주 이달
4. 지팡이가 큰 나무가 되다, 원주 허후
5. 우담정사와 청시야초당, 원주 정시한과 정범조
6. 원주의 세 여성, 원주 임윤지당, 김금원, 박죽서
7. 서민들의 생활상을 기록하다, 횡성 안석경
8. 율곡의 학문을 밝히다, 평창 신범
9. 시대를 풍자하다, 영월 김삿갓
10. 고(孤)를 지키는 것은 나의 운명, 정선 이자
Ⅲ
1. 냇물도 갈라놓지 못한 우정, 강릉 박공달과 박수량
2. 문장으로 이름을 날리다, 강릉 심언광
3. 오죽헌에서 연마한 학문과 예술, 강릉 신사임당과 이이
4. 향호에서 노닐다, 강릉 최운우와 이영부
5. 세상을 바꾸려 하다, 강릉 허균과 허난설헌
6. 선녀와 나무꾼이 사랑하던 곳, 고성 양사언
7. 법수치리 검달동의 황폐해진 터, 양양 김시습
8. 산봉우리 위로 나는 가을 독수리, 동해 심동로
9. 천은사에서 제왕운기를 쓰다, 삼척 이승휴
10. 척주를 기록하다, 삼척 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