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11월 28일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4국에서 김지석 6단이 중국 4장으로 등장한 씨에허 7단에게 196수 끝 흑불계패를 당하며 아쉬운 마침표를 찍었다.
씨에허 7단의 노림수를 간과한 것이 화근이었다. 4국에서 흑을 잡은 김지석 6단은 초반 좌상귀 접전에서 선취점을 얻어내 편한 국면을 이끌었다. 현지해설을 맡은 허영호 7단은 김지석 6단이 원하는 구도라며 4연승도 기대해볼만하다는 희망의 눈빛을 아낌없이 보냈다.
그러나 예상외로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상귀 접전에서 느슨한 행마를 하다 백에게 기회를 주더니 약점을 보강해야 될 타이밍에선 되레 과격하게 나서는 엇박자 행마로 결국 대형사고의 참극을 빚고 말았다.
▲패자인터뷰를 하면서도 밝게 웃고 있는 김지석 6단. 씨에허 7단은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변 흑대마를 끊어가 꽃놀이패를 만들면서 단숨에 상황을 종료시켰다. 김지석 6단은 우변 흑대마와 좌상 백대마를 바꿔치기하는 고육지책을 써내려갔지만 흑이 한참 밑지는 장사가 돼선 바둑도 때 이른 종국을 고했다.
김지석 6단은 싹싹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4연승이 깨져서 아쉽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2차전에서 승재가 잘해줄 것이다.”며 3연승에 만족한다는 옅은 미소를 보냈다.
씨에허 7단은 고무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초반에 좋지 않았다. 시종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김지석 6단의 착각 덕분에 이긴 것 같다. 이겼지만 내용은 썩 좋지 못했다.”며 간단한 국후 소감을 전했다.
김지석 6단의 3연승으로 한국팀은 1차전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1차전 징크스’란 말이 나올 정도로 7년 동안 한 번도 연승을 하지 못한 한국팀은 김지석 6단의 맹활약 덕분에 한결 여유 있게 2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한국팀 4장으로 예고된 김승재 3단은 “지석이형 덕택에 부산에서 둘 수 있게 됐다. 2차전에서 지석이형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환한 얼굴을 마음껏 드러냈다.
▲김지석 6단이 검토실로 올라와 허영호 7단, 김승재 3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2차전은 장소를 바꿔 2010년 1월 18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팀 4장이 유력시되는 김승재 3단이 얼마나 든든한 허리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 국가대표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결정하며 전기 대회에서는 한국이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명단
한국: 이창호 9단, 박영훈 9단, 윤준상 7단, 김지석 6단, 김승재 3단 중국 : 구리 9단, 창하오 9단, 딩웨이 9단, 류싱 7단, 씨에허 7단 일본: 야마시타 게이고 9단, 다카오 신지 9단, 하네 나오키 9단, 이야마 유타 9단, 야마다 기미오 9단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일정
- 1차전(베이징) : 2009. 11.25 ~ 11.28 본선 1~4국 - 2차전(부산) : 2010. 01.18 ~ 01.23 본선 5~10국 - 3차전(상하이) : 2010. 03.08 ~ 03.12 본선 11~1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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