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아의 보석 이야기 / “브로치, 생각과 말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다”
울브라이트 장관의 ‘브로치 외교’와 2012년의 히트 영화 ‘도둑들’에 나온 태양의 목걸이다. 보석이 말을 한다. 노올~라운 이야기다. 앵무새도 아닌데 보석이 말을 하다니... 그런데 진짜로 그렇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TV홈쇼핑에서 보석을 진행해 온 필자는 수천, 수만의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보석이 말을 한다는 걸 생방송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보석방송 중에 “오늘 같은 기분일 때는 00보석을 하고 싶어요”라고 멘트를 하는 순간, 주문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얼굴도 못 봤고 어디 살고 계시는지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반응이 불일 듯 일어난다는 건 불특정다수의 많은 고객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 했다는 것이다. 난 단지 그 보석을 보면서 우리 여자들의 기분, 그리고 내 마음을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보석은 마음을 대변해준다.
어느 날 따스한 햇살과 푸르른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는 비취나 옥의 그린색을 착용하고 싶고, 또 어느 날은 헐리웃 여배우는 아니지만 화려하게 빛나고 싶을 때는 블랙 원피스에 다이아몬드목걸이를 착용하는 것으로 마음이 행복하다. 다이아몬드가 없으면 큐빅지르코니아의 화려한 목걸이라도 좋다. 그 날의 그 기분으로 착용했던 주얼리, 그것이 바로 나의 마음이다.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104 한국주얼리페어’에서 강연을 맡게 되었다. 관람 온 청중이 편안하게 듣고 주얼리와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준비했고 우리가 모르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흥미와 호기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자, 보석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자.
-울브라이트의 ‘브로치 외교’
내가 참 좋아하는 미국전 국무장관인 매들린 울브라이트(Madelleine Albright) 장관을 여러분도 기억하실 거다. 그녀는 1997년 미국의 최초의 국무장관이 되었다. 워낙 유능한 여성이니 외교능력으로 이슈가 될 수 있었겠지만, 연예인도 아닌 그녀가 지금까지 화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브로치 때문이다.
국무장관과 브로치, 그리고 무섭게(?) 생긴 그녀와 브로치... 뭔가 궁합이 안 맞는 조합이기도 하다. 내 생각엔 그러하게 된 내막으로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외교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얼핏이라도 내색하면 안 되는 영역 아니겠는가. 확실하고 극명한 사건에서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되는 지극히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하는 영역이다 보니, 울브라이트는 그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브로치의 이미지를 사용해서 나타낸 것이라 생각된다. 정말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성리더다. 훗날 그녀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누군가 콱 쏴줄 사람을 찾고 있을 때는 벌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고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국방문제에 관해 논할 때는 미사일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습니다.” 또한 이라크 언론이 독사 같다고 그녀를 표현했을 때 뱀 브로치를 달았고 북한 문제로 대담하는 곳에서는 미국의 성조기를, 그리고 평화를 위한 모임에서는 비둘기 브로치를 달았다고 한다. 브로치 착용한 사진들을 찾아보니 그야말로 많은 이야기를 많은 생각과 마음을 브로치에 담아낸 사진들이 참 많았다.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하는 울화병. 너무나 하고픈 말이 많았을 울브라이트 장관에게 브로치는 울화병을 막아준 흑기사와도 같은 역할을 해줬던 것 같다. 나도 남편을 향해 벌 브로치를 착용하고픈 생각이 강하게 드는 오늘이다. 이처럼 보석은 나의 말을 대신해 줄 수 있다.
-영화 도둑들의 ‘태양의 목걸이’
우리나라의 대도들이 뭉쳐서 홍콩의 유명한 목걸이를 훔치기로 모의한다. 바로 태양의 목걸이. 돈의 가치로 300억! 그래서 그들은 홍콩으로 모이게 되고 그곳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겪게 된다. 그 목걸이는 실제로 존재하는 태양의 눈물이라는 엘로우 다이아몬드와 티파니의엘로우 다이아몬드 디자인을 합해서 만든 목걸이다.
영화 속의 목걸이에 이런 히스토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참 재밌다. 영화상영이 끝난 지금, 태양의 목걸이 소품은 어디에 있을까? 중국 청도에 전시되고 있는데 그 목걸이의 가격은300만원선. 큐빅지르코니아로 만들어진 목걸이다. 대한민국 주얼리 파이팅!
김지아
前 CJ, 현대, 홈앤쇼핑 쇼호스트
GIA G.G, MV F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