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도내 단체장 줄줄이 낙마

[고흥군터울회]

민선 4기 도내 단체장 줄줄이 낙마
“주민 뜻 받들겠다” 1년만에 물거품
뇌물수수 등 10명 사법처리·재판계류

2006년 7월3일 해남문예회관 대공연장. 민선 4기 박희현 해남군수의 취임식이 열렸다. 각급 기관장과 공무원, 군민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박 군수는 “군민의 뜻을 받들어 잘사는 해남, 행복한 해남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년을 일주일여 앞둔 2007년 6월25일. 해남군청사 2층에 자리한 박 군수의 집무실은 `해남군수 박희현'이라는 명패만 있을 뿐 “군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박 군수의 취임 일성은 메아리로만 남았다. 박 군수는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장흥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검 해남지청이 25일 박 군수로부터 경조사비와 떡값, 명절 떡값 등의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해남지역 주민 59명을 적발, 불구속 기소와 과태료 부과 대상 처분을 내리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군수가 구속되고, 주민들이 무더기로 연루되면서 이래저래 해남군이 시끄럽다.
민선 4기 출범 1년도 안돼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10명이 선거법, 특가법 위반 등으로 사법처리됐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사퇴한 단체장이 2명에 달한데다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인 단체장 3~4명도 낙마할 가능성이 있어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25일 전남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민선 4기 출범 이후 선거법이나 특가법, 산지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단체장(1명은 배우자)은 이미 군수직을 상실한 고길호 전 신안군수와 전형준 전 화순군수를 비롯해 총 10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인 단체장은 7명. 추가로 군수직을 상실할 단체장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강종만 영광군수와 박희현 해남군수는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 재판중이다. 김인규 장흥군수도 부인이 2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 상고와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한 상태다.
신정훈 나주시장은 산지관리법과 건축법, 농지법 위반 등으로 1심에서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받아 신분유지에는 지장이 없으나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됐던 정종해 보성군수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이정섭 담양군수는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현재 검찰이 상고한 상태다.
이 같은 민선 단체장의 '수난'은 곧바로 행정공백과 예산낭비, 지역민심 분열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상당수 단체장이 송사에 휘말리면서 각 지역의 현안사업은 '올스톱' 되다시피 했으며 새로운 시책사업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장 사퇴와 재보선을 둘러싸고 지역 민심이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체장 낙마로 재·보선이 치러지면서 막대한 혈세도 낭비됐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신안군수 재선거와 화순군수 보궐선거의 경우 각각 6억9천여만원과 4억1천여만원의 선거비용이 지출되는 등 지자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