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실 주말이라는 기분이 별로 안들어서 활동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실감이 잘 안나는 날이었다. 푸른 하늘만큼이나 서늘한 공기는 꽤 쌀쌀했다. 옷 안으로 밀려드는 추위에 봄은 아직 오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허둥지둥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 모니터링 한 유적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서울 연통부터와 중명전이었고 예정대로라면 가야 했던 삼문출판사터는 표지같은 것을 찾을 수 없어서 끝끝내 찾지 못하고 이화여고 캠퍼스 내에 있는 손탁호텔터와 유관순 열사 빨래 터, 그리고 그 길로 빠져나오면 볼수 있는 배재 공원을 살펴봄으로서 대체했다.
먼저, 연통부는 조사해온 예정이의 말에 따르자면 현재 동화약품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 있었는데 상하이에 있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서울에 연락통을 둔 장소였다고 한다. 예정이가 꼼꼼하게 조사하고 나름대로 요약하고 분석해와서 잘 발표해주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웠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곳에도 나름의 역사가 배여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곱씹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향한 곳은 중명전이었는데 첫 느낌은 정말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이드도 배치되어 있고 지역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여러가지를 보조하고 있었다. 실내에 들어갈 때도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도록 규정되어 있어서 그런 느낌을 더해주었다.
우리는 운이 좋게 설명해주시는 분의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중명전은 일종의 황실 도서관인데 고종이 머물렀던 덕수궁이 화재가 난 후 머물렀던 곳이었고 이 곳에서 정사를 봤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역사적 의의는 '대한제국의 운명이 갈렸던 곳'이라는 책자의 표현과 같이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헤이그특사를 파견할 때 밀서를 전달했던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더 자세한 설명으로 대략적으로 그 때 당시의 상황을 더 살펴볼 수 있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기 전, 일제는 치밀한 계획 하에 외교권을 박탈했는데 그 예로 일제는 미국과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들수 있다. 이 때 미국의 경우는 필리핀을 식민지로,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로 삼는 것에 대해 일체 아무 간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또, 해설해주시는 분꼐서 당부하신 점은 을사늑약의 명칭에 대한 것이었는데 예전부터 최근까지 교과서에서는 '을사조약'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한 코멘트였다. 을사조약은 양국간의 공정한 관계하게 체결되는 조약으로서 강제성이 조금은 배제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을사늑약이라는 어느 한쪽이 강압적으로 체결했다는 의미를 포함한 말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30분 정도의 설명을 듣고 중명전을 돌아보고 나서는 삼문출판사터를 찾아 조금 헤매다가 다른 유적지로 대체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외국인들의 집회 장소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또, 조금 걸어 내려가니 유관순 열사의 빨래 터가 있어서 전기에서 읽었던 일화를 잠시 떠올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 배재 공원에 도달했다. 검색 엔진을 인용하면 신교육의 발상지이며 신문화의 요람이었던 배재 학당은 선교사에 의해 지어져 독립협회가 태동했던 곳이기도 하며 고종황제가 현판을 직접 써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배재중,고등학교가 이전하면서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 건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오늘의 모니터링을 마치고 점심을 간단하게 먹은 후 해산을 했다. 본격적인 첫 활동, 산뜻하고 의미있었던 것 같다.
보고서
유적지명 : 배재공원
소재지 : 서울 중구 정동 34-31
찾아가는 방법 : 시청역 1번 출구에서 500m가량 도보
관련사건 : 독립신문, 독립협회
독립신문은 서재필이 미국에서 유학을 갔다와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으로서 순한글로 되어있으며 띄어쓰기가 적용되어 있다. 아무래도 서재필이 외국에서 유학을 갔다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립 의지를 외국에도 알리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서 독립신문의 한 페이지는 영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이다.
독립협회는 독립신문의 발간 이후에 생겨난 협회로 초기에는 지식인들에 의해 운영이 되다가 점차 보조금을 낼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단체가 되었다. 하지만 독립협회의 특성상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의 외척에 비교적 배척하는 성향이 강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답사후기 : 조사를 하던 중에 새롭게 안 사실인데 오늘은 신문의 날로, 독립신문이 처음 창간한 날이라는 데에서 착안해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우연 아닌 우연으로 다시 한번 그 의미를 곱씹을 수 있어서 좋았고, 배재공원의 자리에 지금은 배재중,고등학교의 이전과 함께 건물을 없애서 학교의 모습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
첫댓글 그때는 모르겠다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검색엔진의 힘이라고 절대로절대로 말할 수 없음..ㅋㅋ
그리고 니가 설명 잘한 건 맞...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