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사용하던 프린터가 잼이(용지 걸림) 됐습니다. 용지가 롤러에 걸려서 제가 잡아 댕겨서 뺐는데 마지막 부분이 롤러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인쇄를 실행해도 다음 용지가 그 부분에서 계속 걸리는 것입니다. 다음날이 교역자회의로 모이는데 제가 지방회계라 부담금을 계산해서 용지를 나눠줘야 하는데 그만 그렇게 된 것입니다. 늦은 밤이라 딱히 방법이 없어서 제가 나사를 풀어서 제거해 보려고 했는데 되지를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용지가 걸리기 전에 인쇄된 것을 다음날 복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교역자회의를 마치고 서산에 있는 삼성 서비스 센터를 찾았습니다. 차례를 기다렸다가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옆에 가서 어떻게 롤러를 푸는지 다음을 생각해서 잘 봐두었습니다. 그리고 담당 기사가 친절히 부속품이 새로 교체됐다고 하면서 서비스 기간이기에 무료로 바꿔 주었습니다. 드디어 시험으로 출력해 보니 잘 되었습니다. 서비스가 다 끝나서 제가 들고 오려고 했더니 담당 기사가 앞까지 자신이 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가 따라 나섰습니다. 2층 현관문 앞에 도착해서 제게 달라고 했더니 계속 자신이 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또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해도 거의 막무가내 수준으로 무거운 프린터기를 듣고 계단을 내려가시는 것입니다. 결국 주차장에 있는 차까지 갖다 주셨습니다. 그야말로 고객 감동 서비스인데 돌아오면서 좀 맘이 씁쓸했습니다. 물론 고객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제 입장에서)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노트북을 맡기면서 알게 되었는데 서비스 센터에 있는 대부분의 기사들은 삼성의 정식직원이 아니고 계약직입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에게 가끔 전화를 해서 서비스 상태 즉 만족도에 대해서 조사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계약이 계속 유지되거나 해약이 되기도 하고 점수에 따라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인 정식 직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고객에게 친절하게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겠지만(사람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과도하게(?) 해야 하는지 기분이 그랬습니다. 만일 제가 프린터를 들 수 없는 연령이라면 얼마든지 그래야겠지만 말입니다. 요즘 계약직 처리로 인해서 국회가 시끄럽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상태에서 정말 양측이 다 만족할 수는 합의도출이 쉽겠습니까? 하지만 같은 일을 하지만 때론 더 많고 힘든 일을 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 사회는 바르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자신이 일한 만큼 받는 건강한 사회가 우리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