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수제자》 세 번째 시간이다. 오늘은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계셨는데,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반장한테 인사를 하라고 한다. 그냥 편하게 인사 나누고 시작하는 게 좋은데, “차렷! 경례!” 구호가 좀 쑥스러웠다. 지나간 소제목들을 한 번씩 읽고 바로 오늘 분량을 읽기 시작했다.
수정이 정도관에서 오남 관장과 부딪히는 장면부터다. 한 친구가 “저번 시간에 관장님이 화가 나서 신문을 확 접었는데…” 하고 알려준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적당한 추임과 반응을 적극적으로 해 주는 고마운 친구다. 도장에서 마음이 상한 채 집에 돌아온 수정이 이번에는 엄마랑 부딪치고 혼자 밥을 먹는 뒷모습 삽화가 나왔다. 아이들은 수정이가 쓸쓸해 보인다, 밥이 잘 소화가 안 되겠다는 등의 감상을 말한다.
다음 꼭지의 제목은 ‘대한민국 십 대가 가장 잘하는 세 가지’다. 제목은 들은 친구들이 세 가지가 뭘까 궁금해한다. 읽기 전에 한번 예상해 보라고 했더니 앞의 내용을 생각해서 유튜브, 게임, 태권도를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고, 먹는 거 노는 거 등을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다. 거봉과 수정과 태진이가 함께 떡볶이 먹는 장면은 재미있게 지나가고, 거봉이 수정을 위해서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정하는 부분이다. 거봉이 “사부님……. 아~ 아아아~ 한 번만~” 하고 말하며 뱃살을 흔들어 대며 사정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이 빵 터졌다. 거봉이 징그럽다며 고개를 흔드는 친구도 있고, 배를 꿀렁거리는 흉내를 내는 친구도 있고, 거봉이 진짜 착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다음 꼭지는 ‘북한 태권도와 남한 태권도’다. 여기부터 태권도 관련 협회 이야기와 협회장 선거를 둘러싼 어른들의 알력과 다툼이 이어지는 부분이라,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앞부분을 조금 읽었는데 마치는 종이 울렸다. 아쉬워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교실을 나왔다.
복도에서 상반기에 활동했던 4반의 여자 친구들 4인방을 마주쳤다. “꺅~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다!!” “지금은 몇 반 읽어줘요?” “와, 《불량 수제자》!!” “우리도 또 읽어주면 안 돼요?” “선생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잠깐 사이에 다다다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높은 톤의 아이들 목소리가 교문을 나서는 동안에도 계속 귓가에 쟁쟁하다.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 |
첫댓글 지난번 단체로 지나가면서 만났던 1반 아이들의 반응이 생각나네요 ㅎㅎ
대한민국 십대가 가장 잘하는 세가지~ 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