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30분
놀토라 학교 안 가는 딸은 괜찮은데
깨웠지만 다시 누워있는 고3이라 학교 가야하는 아들을 두고 집을 나서자니
미덥지가 않아 현관문에서 한 번 더 불러봅니다만 안 일어나네요
평소와 달리 부천 실내 체육관에서 차량을 통제하길래
써미트빌에 주차를 하고 차량에 나눠 타고 일단 대부도로 출발입니다
먼저 도착하신 분이 배 타는 줄에 차량을 대놓고 우리 승합차와 바꾸기로 했습니다
지렁이 떡밥을 사오라고 하시네요
떡밥값을 제대로 하려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무척 긴 방조제를 지나 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북적이는데
쉽게 일행을 만나 차량을 교체했지요
9시 30분 배를 기다려 탔는데 손님들이 3층까지 꽉차서
우리는 다시 차에 타기로 합니다
총무 안사람이 차량 앞자리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열며
"이게 뭐지?"하더니만
깜짝 놀라며 쏟았나봐요
낚시 하시는 성 사장님을 내려오시라고 불렀습니다만
오시기 전에 여유있게 안사람이 해결하네요
그 바람에 커피 타임을 가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집에 전화를 하니 한참만에야 받는 아들
역시나 깜빡 도로 잠들었군요
갈매기들이 많이도 배를 따라 오네요
1층에서 보는 갈매기 2층에서 보는 갈매기 3층에서 보는 갈매기가
달리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새우깡 받아먹는 재미에 따라오나요?
자월도에 한 번 서고 그 다음은 몰라요
1시간 쯤 지나 승봉도가 보이고 산위에 커다란 콘도 건물이 보이네요
내려서 콘도가 가깝다고 하길래 걸었더니
한 굽이 돌아 올라가니 콘도입니다
우리에 하얀 개들을 기르고 있네요
몇 마리 흑염소도 방목되어 동글동글 염소똥이 흩어져 있지요
노란 민들레 보랏빛 제비꽃 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가 핀 봄
바다가 보이는 방으로 달라고 해주세요라는 부탁대로 방 두 개를 받아
짐을 풀고는 쉬다가 12시쯤 예약한 승봉 마리나 민박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어차피 승합차에 다 탈 수 없으므로 승합차는 걸음마를 하지요
그냥 길 따라 찾아가는데 섬 안내도가 보입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본 바로는 보건소 성당과는 완전 반대인데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성당앞이지요
'콘도에서 물어보고 올 걸...'
두 배로 멀리 가게 생겼네 속으로 떨었습니다
때마침 전화번호도 안 가져왔으니까요
그래도 새로 지은 민박집도 둘러 보고 길을 물으니
기다란 녹색 지붕을 가리키는데 그리 멀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지요
정말 손바닥만한 섬이네요
2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고 분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모두 전교1등이지요
선생님 두 분에 학생이 3명뿐이거든요
물때가 아니라서 해물탕은 어렵다고 해 예약해둔
전복을 넣은 백숙에 양주로 건배를 하니
작은 모임 하정회의 우의가 돈독해질 듯 합니다
8쌍 중 3명만 불참입니다
승봉 마리나 민박집의 흰머리도 검게 만든다는 하수오주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는
80만원이나 한다는 하수오주가 참 비싸구나 생각하며
섬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차로 먼저 가신 분들은 낚시를 하신답니다
우리 일행은 섬 길을 따라 천천히 걷습니다
흑염소에 올라탄 까치가 인상적이었는데
찍는 순간 날아가버려 순간 포착은 실패했지요
모래사장보다 자갈밭이 많은 바다에 도착했습니다
물결이 만든 이랑도 이쁘고
사람들이 많지 않은 조용한 바다
촛대바위 근처에서 낚시를 하고 계시는군요
여자분들이 자그마한 게는 많이 잡으셨는데 낚시는...
아주 작은 조개들이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심심치 않게 큰 배도 지나가고 그러면 잠시후엔 물결이 세어진다지요
낭만 7인방은 섬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얕으막한 바다가 신기하네요 위험한 절벽은 없지만
굴 비슷한 험한 곳도 통과하며 나름 재미 있습니다
또 다른 해변에 도착 바윗상에 찻잔을 내려놓고 차도 한 잔 하지요
딱 한분은 지금쯤 3시 20분 돌아가는 배에 타고 계실 거라며
이번에는 산책도로를 걷기로 합니다
찔레 줄기를 닮은 줄딸기꽃이 띄엄띄엄 피어 있고
현호색도 무리지어 피어 있어요
산에는 진달래 그리고 연초록 새잎이 돋는 계절
쑥도 많이 뜯었지요
목이 마르다고 근처 민박집에서 물을 얻어 마시며 하얀 매화를 발견한 기쁨이란
이일레 해수욕장이 앞에 펼쳐져 있는데 딱 한 부부만 내려가
다정하게 바다의 밀어를 나누고 있습니다
새로 짓는 건물은 민박집이겠지요?
아 바다 경치를 또 가리는구나 아쉽습니다
콘도로 돌아와 좀 쉬다가 저녁을 위해 다시 마을 초입의 선창가 횟집으로 갔습니다
솜씨 좋은 며느리들이 칼국수랑 매운탕을 맛있게 내왔습니다
아침거리로 횟감과 매운탕 거리 주꾸미 2kg을 샀지요
"며느리한테 커피 타주는 사람 나밖에 없지?""하시며
방글방글 큰며느리에게 커피를 건네는 주인 할아버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나는 딸이 없어요 며느리만 세 개 그런데 며느리들이 여우 같아서 인천에 가면
손주 거 사주고 나면 우리 건 안 사주시냐고 다 뺏겨요"
며느리 자랑이시지요
맞은 편으로 멋진 민박집을 지어 둘째 며느리를 최근 분가시켰답니다
아버지 아버지 하길래 딸인줄 알았는데 가족들이 아주 정이 좋은가봐요
낭만파 몇 분들만 콘도 아래 바닷가를 거닐면서 깜박이는 등댓불도 바라보고
파도소리 듣다가 돌아왔어요
하늘엔 반달이 웃어주고 있습니다
성 사장님이 직접 뜨신 회랑 데친 주꾸미에 맥주를 겻들이고
게들은 맛있는 튀김이 돼 있네요
가장 일찍 자는 사람은 남편
하정회 기금조성 고스톱도 12시까지 한 판 해서 10만원 모았지요
저는 옆사람이 훈수 둬주고 점수 계산 해주고...
여자방에 문 두드리시고 얼굴 내미는 횟수로 애정지수도 가늠해 봅니다
또 다시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두 시가 넘었는데 왜 안자냐고 해서
작은 방에 누우니 뜨거운 온돌이라 정말 좋았지요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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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찍 눈이 떠지네요
창을 열고 바다를 바라보니
젖어 있는 상태로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보이는데
안개입니다
매운탕이 맛있게 끓여졌습니다
맨바닥에 핀 상에 평등한 상차림인가요?
맛있게 먹고 동대장님께서 설거지까지 해주셨고
총무님께서 커피 타오는데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부탄 가스 불꽃이 약했나봐요
살림꾼들은 미나리 캐러 가시고 낭만파들은 산책입니다
절벽을 지나면서 해안길을 계속 갈까 하다 포기하고
반대편으로 가봅니다 갈매기들이 바위에 앉아 쉬고 있군요
여객선이 바위 사이로 지나가니 한 줄기 물살이 만들어지네요
바다만 보면 재미 없으니 미나리 캐는 곳으로 가보자고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서니 논둑에서 열심히 봄나물 캐는 분들이 보이네요
쌀쌀한 날씨에도 콧물 흘리며 열심이지요
시장에서 파는 나물 절대 비싼 게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는 더 걸었습니다
소나무 한 그루가 바다를 향해 가지 하나를 멋지게 드리웠네요
내려서 바닷가 걷기를 포기하고 절경을 뒤로 하고 돌아섰습니다
오는 길에 나물 캐는 일행을 불렀지요
점심은 아침에 남긴 매운탕 국물에 라면을 끓이고
밥을 약간 더해 마무리 하고 짐정리를 합니다
차량은 미리 선창가로 보내기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더 머물기로 합니다
물이 훨씬 더 빠져 있습니다
시간만 있다면 절벽에 도전할 수 있으련만...
멀리서 선창가에 다녀오신 분들이 소리치십니다
"안개 때문에 배가 못 뜬대요..."
'하루를 더 쉬다 가야 하나?'
그것도 괜찮은데 했는데 거짓말이었습니다
봄나물을 뜯으며 선창에 도착해
여객선 둘을 보내고야 우리 배가 도착했지요
나름대로 일찍 배에 타서 자리를 잡아볼까 했는데
뛰어서 탄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해 다시 차에 타기로 햇습니다
중간에 서는 섬에서 선장의 불찰로 배가 트럭을 받아 바다에 가라앉고
헤엄쳐 올라온 사람은 얼굴이 피투성이 사고가 있었다네요
대부도에 도착하니 오후 햇살에 바닷물이 은빛으로 일렁입니다
지금쯤 모두의 마음에도 행복의 물결이 일렁이겠지요
승봉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는 사승봉도를 못 가본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08.4.12.토~4.13.일
첫댓글 여름에는 꽤나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요?즐거운 1박2일의 멋진여행즐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