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8주일 강론 : 생명의 빵(요한 6,24-35) >(8.4.일)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생명의 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몸을 모시지 않으면 신자로서 올바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 세상 안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8/1(목) ‘친교의 해’를 맞이하여 조환길(타대오) 교구장님의 우리 지역(2대리구 4지역) 본당 방문 때, 교구장님, 총대리주교님, 사무처장, 사목국장, 비서실장 신부님, 4지역 신부님 10명 및 교우들 포함해서 총 255명이 저녁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우리 본당이 설립된 이래 가장 많은 평일미사 참석인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본당 마당과 강당에 환영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사제단/ 총회장단 간담회를 위한 간식도 준비해서, 우리 지역 본당 활성화를 위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2007년 9월 4일 설립된 우리 본당에 조 주교님이 그해 12월 24일 성탄 밤미사 때 오셨는데, 그때는 교구장 직무대행이었고, 2010년 11월 4일 제10대 대구대교구장으로 임명되셨기 때문에, 교구장으로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 본당에 오셨습니다. 우리 본당 역사에 아주 뜻깊은 날이었고, 타본당 교우들도 많이 참석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제 생각과 마찬가지로, 대주교님은 20-30년 후에 교우들 숫자가 많이 없을 것이고, 통합해야 할 본당들이 있다고 하시며, 새 성전 지을 생각 하지 말고, 현재의 성전 잘 관리하며 살라고 당부하셔서, 앞으로의 사목 방향을 그런 관점에서 해나가겠습니다. 작년에 LED, 냉난방기 공사를 해서 좋아졌지만, 아직도 냉난방기가 없는 방에 전부 설치하겠습니다.
2. 예수님이 지난 주일 복음에서 “오병이어(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기적”을 베푸셨는데, 오늘 복음에서는 “생명의 빵”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라 배를 나눠 타고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그분을 또 만났지만, 그분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열심히 따라온 사람들은 섭섭했을 겁니다. 예수님은 왜 당신을 계속 따라오는지, 기적만 보고 따라왔는지, 병을 고치기 위해 따라왔는지 물으셨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늘 굶주림과 싸워야 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위해 일하면 배고프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우리 배만 채워주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3. 예수님은 사람들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회복시키려고 했는데, 사람들은 또 다른 기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은 그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그분을 올바로 믿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분을 잘 모르고, 잘 알기 위해 노력도 하지 않고, 그분을 올바로 믿지 않으면, 예수님 시대 사람들처럼 육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예수님을 쫓아다닐 뿐입니다.
4. 구약에서 가장 핵심적인 책을 꼽으라면 단연코 “탈출기”일 것입니다. 이집트 탈출사건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 “창세기”가 있는 것이고, 출애굽 이후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 시나이산 계약으로 하느님 백성이 된 이스라엘 민족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구약, 신약 성경 전체로 볼 때 출애굽은 예고편에 불과합니다.
신약성서에서는 이집트 종살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죄의 종살이가 더 큰 문제입니다. 죄와 죽음의 사슬에 묶인 인생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고 구원받아,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향해 40년간 걸어갔지만, 광야에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빵과 고기를 배부르게 먹었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당장의 고생 때문에 이집트 노예 시절을 그리워했습니다. 아주 나약하고 이율배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입장으로는 아주 괘씸하셨겠지만, 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만나를 주셨습니다. 그들은 만나를 보며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뜻의 단어인 “만나”라고 불렀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시나이반도에 살던 모든 사람이 매일 만나를 먹을 수 있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를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생각했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우리 인생의 매일 매순간이 은총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백성인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자연현상이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 안에 있음을 믿고 고백하며,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인생은 늘 배고프고 고달픈 삶입니다. 안 먹고도 배부르면 좋겠지만, 계속 먹어도 배고픕니다. 특별히 더 배고픈 사람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고, 지금은 먹을 수 있어도 다음에 언제 먹을 수 있을까 불안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배고프지 않고, 불만도 없고, 불안하지 않고, 우울하지 않겠습니까? 건강만 유지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안 죽고 살아갈 수 있는 음식,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을 먹어야 합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밥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빵은 밀가루로 만들고, 밥은 쌀입니다. 밀과 쌀 모두 땅에서 나지만, 곡식을 내기 위해 땅만 일하는 게 아니죠? 더 중요한 것은 하늘에서 합니다. 하늘에서 햇빛과 비를 내리기 때문에, 햇빛과 비가 없으면 빵과 밥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따져볼 때 빵과 밥은 전부 다 하늘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무엇을 먹을지 땅만 쳐다보지 말고, 하늘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빵을 먹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그 당시 군중에게 계속 말씀하셨고 기적을 보여주셨지만, 그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미사와 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몸을 모시고, 우리 영혼의 빈공간을 채워나갈 때,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고, 영원히 굶주리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몸을 잘 모시며, 그분의 제자답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