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르 성
▶ 2012년 7월 31일(화), 맑음, 불볕
- 투루(Tours), 쉬농소(Chenonceau) 성, 앙부아즈(Amboise) 성, 상보르 성(Chambord) 성
투루. 루아르(Loire) 고성들의 여행 기점이다. 즉, 성지(城地) 순례의 시발점이다. 투루는 15세기
중세도시로 그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고는 하나 볼만한 것은 대성당과 구 시가지의 옛적 목조건
물이라 하여 차창 밖 구경으로 대신한다. 아쉬운 점은 1804년에 심은 둘레 7.5m의 노거수인 히
말라야 삼나무(히말라야 시다가 아닐까?)가 있다는데 찾지 못했다.
아침안개가 자욱하다. 아침안개는 이곳에서도 쾌청한 날씨의 전조(前兆)였다.
쉬농소 성으로 향한다. ‘Chenonceau’는 전문가들도 읽기 어려운가 보다. ‘슈농서’라고도 하고,
‘셔농소’라고도 하고, ‘쉬농소’가 더 자주 보여 나는 다수의 주장을 쫓아 ‘쉬농소’로 읽고 쓴다.
쉬농소 성 도착시간 09시 18분. 입장객을 09시부터 받는다.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성
진입로부터 멋있다. 폭 넓은 길 양쪽으로 가로수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쭈욱 도열하였는데
높은 끝가지는 마치 창검을 받쳐 들고 아치를 그리며 입장객을 환영하는 것 같다.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빠져나오자 성이 그 모습을 일시에 드러낸다. 눈이 번쩍 뜨인다.
입장권 매표소에서 한글로 쓴 리프릿(방문안내서)을 준다.
‘셰르(Cher) 강에 닻을 내린 배’처럼 우아하다는 소개가 빈말이 아니다. 쉬농소 성은 ‘여섯 여인
의 성’ 혹은 귀부인들의 성이라고 한다. 디안, 카트린느, 로렌, 뒤펭, 마르그리드 펄루즈, 시몬
머니에. 왕이 죽으면 성은 자연스레 왕비의 차지가 되었다. 성 안에는 이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
다. 이태리 메디치가에서 시집온 카트리느는 못생겨서 앙리2세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지만 그
리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
이중 뒤펭 왕비가 인물도 가장 나아보이고 업적 또한 남다르다. 몽테스키외, 루소, 볼테르 등 당
대 세계 최고의 지성들을 초빙하여 그들의 얘기를 경청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혁명 때에는
대부분의 성들이 아작나는 판인데 이 성을 고스란히 지켜냈다.
앙부아즈 성은 쉬농소 성에서 불과 12㎞ 떨어져 있다. 고도(古都)인 앙부아즈의 성은 언덕 위에
세워진 요새 같은 성이다. 고옥(古屋)이 즐비한 좁은 길을 걸으며 올려다보는 성벽은 우선 육중
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성에서도 한글로 쓰인 리플릿이 있다.
성안이야 그 성이 그 성이다. 다만 앙부아즈 성은 성 내의 성당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묻혔다
고 하여 세인의 관심을 끈다. 그는 말년에 이곳에서 살고 묻히기를 원했다고 한다. 성 정원 한가
운데에 그의 흉상이 있다.
1. 이른 아침의 투루
2. 쉬농소 성 입구 해자
3. 쉬농소 성 입구
4. 쉬농소 성
5. 쉬농소 성 정원
6. 쉬농소 성과 프랑스를 한때 다스렸던 (앙리 2세의 부인) 카트린느
7. 쉬농소 성에서, 앙리2세의 애인인 디안느의 사냥복 차림
8. 쉬농소 성의 방 벽 그림
9. 쉬농소 성의 방 벽 그림
10. 쉬농소 성에서, 로앙 공주
11. 루소, 뒤펭 왕비가 자주 초대했다
12. 쉬농소 성에서
13. 쉬농소 성의 방 벽 그림
14. 쉬농소 성
15. 쉬농소 성
상보르성. 루아르 지방 최대의 성이라고 한다. 당초에는 프랑수아 1세가 사냥하다 잠시 머무는
집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짓다보니 그의 야심작이 되고 말았다. 1516년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
치를 초청하였는데 성의 설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조언을 들었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성
의 완공은 프랑수아 1세의 아들 앙리 2세와 루이 14세의 일이었다.
당시에는 사냥터였을 상보르 공원 숲길을 일직선으로 3㎞(자동차 미터기로 측정했다) 달리면
이 웅장하고도 우아한 성이 나온다. 매표소에서 표 끊고 들어가는 데도 멀다.
이 성을 누가 만들었냐? 이 방은 누구의 방이었냐? 이 초상화는 누구냐? 태피스트리의 그림이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이냐? 문양은 어느 가문의 것이며, 문양의 의미는 무엇이냐? 등에 대해서
이제는 별반 관심이 없다. 그런 것에 대해 얘기를 듣자면 좀이 쑤시거나 퍽 따분하다.
이 성을 지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느냐(상보르 성은 지정
되었다)? 성의 크기는? 방의 개수는? 따위에 더 관심이 간다.
프랑수아 1세(1494~1547) 당시 이 성 주위의 사냥터 규모는 5,440헥타르(17백만평 약간 못 미
친다), 둘레 32㎞라고 한다. 그중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은 800헥타르다.
성은 길이 156m, 폭 117m, 높이 56m, 계단 있는 곳 77개, 바닥에서 일반인이 가볼 수 있는 테라
스까지 나선형 계단 수는 145개(이것은 내가 세었다), 벽난로 282개, 방의 수는 426개. 그래서
일까? 성을 맘대로 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둔다. 사진을 찍든 말든, 플래시를 터뜨리든 말든, 애들
은 소리치고 뛰어다니든 말든 ….
독일 슈방가우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처럼 각국 언어별 해설시간 대를 만들어 알아듣든 말든 해
설사 앞세워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이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감당할 수도 없거니와 방방을 다
돌아다니려면 몇 날 걸릴 것이다.
방을 10개나 돌았을까? 진퇴양난이다. 더 돌자니 눈은 침침하고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그
만 나가자나 여기까지 와서 돈이 아깝고.
성지순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몽 생 미셀(Mont St. Michel)’이 남았다. 몽 생 미셀을 보러간
다. 그 근처인 ‘생 말로(St. Malo)’에다 오늘 밤 숙소를 정했다.
생말로 ‘F1 호텔’. 에탑 호텔보다 한 등급 떨어진다. 샤모니 유스호스텔처럼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민박집보다는 훨씬 낫다. 방이 넓고, 침대 튼튼하고, 텔레비전이 있
고(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을 심심찮게 본다), 무료인 인터넷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 3인 1실 1일
아침 제공으로 41유로.
갈매기들이 깩깩하며 우리를 환영한다.
16. 쉬농소 성 디안느 정원
17. 쉬농소 성
18. 앙부아즈 성
19. 앙부아즈 성 성당,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묻혀있다고 한다
20. 앙부아즈 성
21. 앙부아즈 성에서
22. 앙부아즈 성 태피스트리
23. 앙부아즈 성
24. 상보르 성
25. 상보르 성
26. 상보르 성
27. 상보르 성에서
28. 상보르 성에서
29. 상보르 성에서
30. 상보르 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