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테너 이인범 노래 가고파
우리나라 가곡의 대표곡 가나다 순으로 찾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을 듣고 있자면 남해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해진다.
1933년 당시 20세이던 작곡자 김동진이 숭실전문학교에 재학 중일 때 은사이시던
무애 양주동 선생으로부터 노산 이은상의 시 '가고파'를 들었다고 한다.
명시가 주는 감동에 샘솟듯 하는 악상에 그는 창작의 의욕을 누를 길이 없어 펜을 들었고
곡은 명시와 어울리는 크기와 중후함을 가지고 오늘날까지 한국 가곡 중에서 수작으로 일컬어지며
가장 많이 애창하는 곡 중에 하나가 되었다.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테너 이인범 노래 가고파
https://youtu.be/LILsvxqsHCQ
전편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 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 같이 살고 지고
내 마음 색동 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자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후편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다름질하고
물들면 뱃장에 누어 별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에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되 안기자 되안겨.
처자(處子)들 어미되고 동자(童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없은 몸에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者)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을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이 곡의 작곡자인 김동진은 평안남도 안주 출생으로 평양 숭실 전문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일본 고등음악학교 기악과를 나와 평양의 중앙 교향악단과 합창단을 조직, 지휘자로 근무했다.
1954년 초대 예술원 회원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한 신창악운동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이 곡은 통절형식의 대표곡으로 반주화음의 처리도 중후하고 아름답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처음 부르고 일본 순회공연에서 꼭 이 노래를 불렀다는
평안북도 용천 출신으로 숭실전문학교 선배인 테너 이인범의 곡이 목을 죄는 듯하는 두성이지만
맑은 음색과 노랫말의 전달이 잘 되는 발음과 시원하고 힘찬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들기도 하고,
경희대 사제지간인 엄정행이 김동진의 지도하에 작곡자 자신의 편곡과 지휘로 노래한 곡도 있다.
테너 엄정행이 즐겨 불러 무리없이 풀어내어 망향의 간절한 정을 호소력있게 전한다.
엄정행은 울림있는 통성과 비교적 짧고 아름다운 바이브레인션이 감정의 고조를 극적으로 부추기는
창법으로 짙은 호소력을 갖고 있어 느낌있는 곡을 선사하고 있다.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테너 엄정행 노래 가고파
https://youtu.be/qfWOqjeeynM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스페인 국적 소프라노 우슬라 바르드로우스카 노래 가고파
Kagopa. Añoranza. 가고파 . Soprano : Urszula Bardlowska. - YouTube
스페인에서 우리나라 가곡을 부르다니 임재식 단장님 정말 대단하세요!
가수가 미성이고 한국어 가사도 정확히 발음 하는데
미인의 얼굴 이마에 주름이 가끔 크게 잡히는 것이 한가지 아쉽다.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소프라노 조수미 노래 가고파
가고파 (youtube.com)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테너 김화용 노래 가고파 전후편
가고파 (전후편) - YouTube
사대부중 2학년때 삼덕동 가교사에서 미 8군이 사용하던 담장이 덩굴로 뒤덮힌 고색창연한 벽돌 건물
구 대구사범학교 교사를 신현길 교장이 미8군 담당자에게 거의 매일 되돌려달라고 졸라서 이사간 본교 강당에서
학예회때 반 대표로 나가 가고파 전편 4수를 불렀다.
이 가곡은 악보도 축음기 판도 없이 라디오와 형님들이 부르는 것을 듣고 배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당대 동양 최고의 테너 이인범 씨의 노래로 들은 것이었다.
대구사범 1학년때 사대부중12회 동기회가 본교에서 열린다는 연락을 받고 참석했는데 전국학술경시대회에서
1등을 한 이영화 여자 동기가 먼저 노래를 한 후 '이름은 모르지만 제일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라고 나를 지명하여
노래를 부르라고 요청을 받은 추억이 있다. 아마 가고파를 부른 것을 기억한 것 같다. 나는 이성조 교감이
전구학술경시대회에 참석한 결과를 발표해서 이름을 알았고 복도를 지나갈 때 명찰을 보고 얼굴을 알았다.
미국에 가서 살고 있다는데 몸이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다. 건강이 회복되기를 빈다.
1932년에 이은상이 발표한 시에 김동진이 곡을 붙여 1933년에 완성하였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였고 순수 우리 가곡이 없었다.
[가고파]가 한국 가곡의 시조라 할 수 있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이은상 시인의 문학특강을 들었는데
키는 좀 작은 편이나 두 귀가 부처님 귀와 많이 닮은 것을 보았다.
독립유공자, 시인, 사학자, 교육자이다.
연희전문 대학 문과 중퇴
와세다 대학 사학과 졸
이화여전 교수 역임
동아일보사, 조선일보사에 근무했다.
이후에 동국대, 청구대, 서울대 교수도 역임했다.
마산이 고향인 이은상은 이화여전에 재직하면서 조국의 참모습을 그리면서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은상은 고향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우리나라 전통 시조를 발전시키는데 노력을 했고 '가고파'도 시조의 음률을 따르고 있다.
'가고파'는 어릴 적 마산 앞바다와 고향에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시조 10연에
담아 '노산 시집'에 수록되었다.
김동진(金東振, 1913~2009)
평안남도 안주 출신 김동진은 목사인 아버지 아래 태어나 어려서부터 서양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10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화성학, 작곡을 공부했다.
일본 고등음악학교에 유학하여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만주 신경 교향악단에서 바이올린 및 작곡을 담당하여 평양국립심포니 창설기념 지휘를 하기도 했다.
1950년 한국 전쟁시 대한민국에 정착해 숙명여대, 서라벌예대, 경희대 교수로 역임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오페라 '심청전', 교성곡 '조국', '승리의 길', '만가' 등이 있고, 교향모음곡 '제례가(祭禮歌)',
서곡 '양산가'와 가곡 '가고파', '내 마음', '뱃노래', '수선화' 등이 있으며 그 외에 1956년 '백치 아다다'를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음악을 남겼다.
옮겨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