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절기를 보내고 있지요.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선선해요. 백로절기가 지났는데 이제야 아침이슬을 보았어요. 아침에 옥상텃밭을 살피러 올라갔다가 무와 배추잎에 맺힌 방울방울 영롱한 이슬을 발견했어요. 정작 백로절기에는 기온차가 크지않아 이슬을 보기가 어려웠지요. 반갑고 예뻐서 사진으로 남겨봤어요.
이번주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일요일 밤에 건물 변압기가 고장나서 월요일 아침 10시가 되도록 건물전체가 정전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대천천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했어요. 토요일에 내린 폭우로 대천천 풍경이 아이들 표현대로 '처참'하네요. 그래도 비덕분에 기온이 내려가 산책하기에는 한결 좋았어요. 10시부터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구포도서관이 진행하는 특강이 계획되어 있어서 서둘러 학교로 돌아왔어요. 다행히 10시 즈음 전기가 복구되어 초등과 중1,2반은 '3D펜 체험'활동을, 상급반은 '유튜브'에 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어요.
한진샘과 함께하는 손공예수업도 재미있게 했고, 진샘과 함께하는 주기집중 '수와 셈'은 이번주로 마무리 되었어요. 분수의 연산을 배웠는데 마지막 수업시간에 이번에도 시험을 쳤어요. 1학기때처럼 아이들은 오손도손 서로 의논해가면서^^ 50개나 되는 문제를 재미있게 잘 풀었고 모두가 고득점^^을 받아 기뻐했어요.
목요일 점심시간에는 <참초신문> 9월호에 실을 인터뷰를 했어요. 2학기부터 우리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중2 시윤이를 인터뷰했어요. 서로 수줍어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준비한 인터뷰 질문과 대답이 진지하게 이어졌어요. 시윤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금요일 오후에 상급반 특강이 잡히는 바람에 금요일 오후에 하던 자치회의를 목요일 오후에 했어요. 자치회의에 앞서 교육청 의무교육인 '마약예방교육'도 받았어요.
금요일 오전에는 사랑어린 친구들과 노느라 미뤄두었던 <참초신문> 글쓰기 작업도 하고 <백범김구>책 읽기도 했어요. 오후에는 강당에서 상급반 특강이 진행되는 바람에 우리는 오랜만에 대천마을학교에 가서 보드게임도 하고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놀이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어요. 토요일에는 학교 입학설명회가 열렸지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큰 일은 '사랑어린학교 친구들의 방문'이었지요. 사랑어린학교 초등 5,6학년 일곱명의 아이들과 세분의 선생님이 우리학교에서 2박3일을 보냈어요. 사랑어린에서 초등친구들이 손님으로 왔으니 우리학교 초등반이 호스트가 되어 친구들을 맞이해야했지요. 수요일은 아침부터 화명생태공원에서 초중고모두 함께 짝피구를 하고, 초등아이들이 준비한 떡볶이를 곁들여 점심도 함께 먹고, 저녁에는 한진샘과 상급반이 준비해준 음식으로 저녁만찬을 했어요. 마피아게임도 하면서 저녁 늦게까지 어울려 놀았어요.(이 날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참초신문>9월호에서 확인하세요^^)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손님을 환대하고 대접하느라 초등반 아이들이 마음을 많이 썼지요.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도 많은 배움을 얻었으리라 생각해요. 아이의 기질이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반응과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아이도 있고, 친해지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한 아이도 있고, 뭔가 표현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너무 쑥스러운 아이도 있고.... 저녁이 되자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아이도 있고, 더 어울려 놀고 싶은 아이도 있고... 표면적인 모습은 다양하지만 멀리서 온 친구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보낼수 있도록 돕고 배려하려는 마음은 모두가 똑 같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른 아이 할것 없이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관계 맺는 과정을 통해서 좀더 풍요롭고 조화로운 인간으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성장하는 것이겠지요. 이번 경험이 우리아이들에게 어떤 배움을 내적으로 일으켰을지 짐작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하기를,
내 영혼이 얼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나기 위해.
(박노해 『걷는 독서』 > 295p)
월요일 아침. 폭우가 지나간 대천천 살피기
월요일 2교시, 3D펜 체험 활동
화요일 아침, 옥상 텃밭
화요일 2교시, 주기집중 수와 셈
화요일 오후, 손공예
수요일, 사랑어린학교 친구들과 함께
목요일 아침, 사랑어린 친구들 잘가, 다음에 또 만나요~~
목요일 점심시간, <참초신문> 시윤이 인터뷰
목요일 오후, 마약예방교육
금요일 오후, 대천마을학교 나들이
토요일, 참빛학교 입학설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