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 이런!
본인 빠가사리가 명색 충청도 양반골 뼈대 있는 자손이라 이겁니다.
하면,작은 소읍에 산다고 이렇게 박대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벌써 여기 작은 카페에 자그마하게 입장을 해본즉슨 쭝국음악이 흐르고 요리가 날리는데 어찌하여 님네들은 3일 늦은 빠가사리는 잊고 본인 스스로 푸어맨이라고 자칭하는 그님만 반기시이나니까?
고오연지고!
아아니 이말은 저어기 음식나르는 쭝국청년에게 하는 말이고 사실은 왜 본인 빠가사리에게는 일말의 관심도 안 기울이시느냐하는 강력한 하소연이올시다.
팔보채에 소인 빠가사리가 안 들어 간다고 하시는 소행이시오?
어허 고오연지고.
매운탕에 빠가사리가 안 들어가면 그 맛은 이미 절반의 맛이오만...
그렇지 않아도 안사람에게 중복이니 뭐니한데 손에 들고 들어온것이 아무것도 없냐고 핀잔을 잔뜩 듣던중인데...
사람 편애하지 맙시다.
듣는 빠가사리 기분이 별로이오이다.
♥ 특징 : "빠가사리"는 "빠각빠각"하는 소리를 내는 것에서 생긴 이름으로써 이 충청도 지방에서 주로 빠가사리로 불리어 진다. 이 물고기 헤엄치는 모습은 언뜻보기에 팬텀기가 작전지역으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 고기는 육식어종으로써 양식이 어려워 백마강에서 잡히는 자연산 빠가사리만을 가지고 요리하기에 신선한 "빠가사리"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본 업소는 "빠가사리" 매운탕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요리집으로써 그맛이 시원하고, 깔끔하며, 매콤담백한 맛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 주재료 : 빠가사리, 씨레기, 무, 파 등
♥ 부수찬류 : 열무기침, 나물무침, 장아찌 등
♥ 가격 : 대 : 40,000원, 중 : 35,000원, 소 : 30,000원
♥ 연락처 : (041) 835 - 3039
빠가사리의 말
빠각... 빠각... 아시죠? 제 이름은 빠가사리입니다.
낚시꾼들이 그렇게 부르더군요. 원래 표준말로는 나의 이름이 동자개입니다만, 이젠 동자개란 이름은 생소해지고 빠가시리가 보편성 을 띈 이름으로 바뀌어진 모양입니다.
낚시꾼 뿐만아니고 일반 민물메운탕지에도 '빠가사리 메운탕'이란 글자를 읽을 수 있고 빠가사리 메운탕이 또 인기가 있다나요?
빠가사리란 이름이 붙여진건 불과 20여년전이라고 봅니다.
그때를 우연히 낚았다고 합시다. 그는 처음으로 만나본 물고기가 빠각빠각 소리를 내자 '그래 이 묘하게 생긴놈의 이름은 아무래도 빠가사리가 적격이겠군'하고 그때부터 다른 꾼이 잡은 우리 선배들의 이름이 뭐냐고 묻는 사람에게 '그건 빠가사리란 이름의 물고기야' 라고 강변한 것이 보편화의 발단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이름이 종종 거론되는 이유도 대충 이렇습니다. 첫째 우리의 생김생김이 기묘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몸통의 세부분에 뿔같은 강한 가시가 돋아 있다는 것이지요.
겉모양은 메기 나 모래무지사촌 비슷하게 생겼지만 주둥이 쪽이 조금 길지요. 물론 비늘이 없어 미끌미끌 합니다.
색깔은 등허리쪽은 검은 회색을 보일듯 말듯한 반점이 있고 배쪽은 싯누른색 이어 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물고기와는 좀 다릅니다.
말하자면 불결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둘째 우리의 기묘한 점은 '빠각빠각'소리를 낸다는 겁니다. 소리내는 물고기! 물론 소리를 내는건 우리뿐만 아닙니다.
붕어도 잡히면 모기같은 소리로 '살려줘요' 합니다. 그러 나 우리의 빠각빠깍 소리만큼 크지도 분명하지도 않습니다. 빠각..., 빠각...
우리의 이 빠각거리는 소리가 '어떻게 들으면 여편네 이빨가는 소리처럼 기분 나쁘다'고 어떤 꾼이 밤중에 동료 꾼에게 내뱉더군요.
낚시바늘이란게 너무 기막히게 만들어서 이것을 목구멍 깊숙히까지 삼켜버린 즐거움 이 이내 극한적인 아픔으로 돌아섰을때의 당혹감.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우리의 세상 아닌 대기속으로 끌려나왔을때의 절망감이라니.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필사의 몸부림과 비명이 아니고서야 뭐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다름 물고기는 잡히면 손으로 바늘을 빼내고 살림망속으로 넣어 줍디다만 유독 우리가 걸리면 발이 올라가더란 말입니다.
목구멍이 찢어 지든 뱃가죽이 터져나가든 아랑곳하지 않고 발로 우리의 몸통을 짓밟고 바늘을 빼내는 거예 요.
" 야 조심해. 그놈의 가시에 찔리면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아프단 말야.
독이 들어 있다 더군" 이런 속설 때문입니다.
어느 가시건 찔리면 아프지 않는게 어디 있습니까만 그러나 우리의 가시에 독이 들어 있다는건 허무맹랑한 돌팔이식 진단이예요.
이런 진단 때문에 우 리가 낚시에 걸리면 숫째 대접을 못받고 장화나 구둣발 밑에 짖밟히는 신세가 되나봐요. 생 각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개취급 하면서도 먹을때 보면 정말 이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입니다. '빠가사리 민물메운탕'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메운탕 은 마다하고 궂이 빠가사리 매운탕만 찾기도 한답니다. "요새 생긴건 웃기지만 메운탕 맛은 기가 막힐 정도지. 연한 살맛하며, 담백한 냄새하며, 게다가 이놈을 많이 먹으면 정력강장엔 왔다야"
"위장병치료에도 좋다고 들었어. 입에 군침이 도는데... 쇠주 한병까 놓고 말씀이야. 따끈한 빠가사리 메운탕으로 안주해 가면서 ... 이걸 당장 메운탕으로 만들어 먹을까?"
"꺼리가 있어야 말이지. 많이 잡히면 내일 날밝으면 관리인집에 부탁해서 한번 만들어 먹자 구" 수초가 듬성듬성한 저수지가의 뻘밭을 기어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보면 꾼들끼리 대충 이런 대화가 오고갑니다.
'살해모의'치고는 봐줄만합니다. 많이 잡히기를 결코 바라지 않으 면서 입맛타령만 하는 거예요. 어느 낚시꾼이 우리가 자주 올라오기를 기다린답니까? 월척 붕어나 목이타도록 기다리는 주제에, 우리 빠가사리라도 한마리 어쩌다 배가 몹시 고파 미 끼를 가로채다 걸리면 '왔다!'했다간 '비이러 먹을... 빠가사리 새끼로군'하는 그들이 말입니 다. 그러나 빠가사리 메운탕은 왜 그렇게들 좋아하는지요.
동료 한명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쏘가리 메운탕 한 냄비에 8천원 하는데 쏘가리는 한마리정도 들어갈까 말까하고 전부 우리 빠가사리로 채우더라는 겁니다. 우리가 뭐 쏘가리 대용품입니까?
그렇지만 빠가사리 없는 쏘가리탕은 '앙꼬없는찐빵'이란 소리도 있어 참을수는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숫째 빠가사리 메운탕도 나오게 됐고 쏘가리 메운탕보다 더 인기있는 종목으로 바뀌어 졌다더군요. 왜냐하 면 쏘가리탕보다 빠가사리탕이 값도 사고 맛도 훌륭하고, 쏘가리탕이란게 사실상 '빠가사리 탕 플러스 쏘가리탕'에 지나지 않을테니까 그렇겠지요.
'우리가 뭐 지금 메운탕 이야기를 하 면서(사실은 얼마나 광범위한 살륙의 그물이 우리를 덮어씌울 것인가 겁나는 노릇이긴 하지 만)우리를 자부하려는건 천만에 아닙니다.
말인즉은 그렇다고 거고, 낚시꾼들이 우리를 취급 하는데 좀 더 '아끼는 마음'을 써달라는 충정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어떤 낚시꾼은 불평이 많고 거칠게 노는 자기 친구를 '빠가사리 같은놈'이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우리 빠가사리가 잡혀나와 빠각빠각 소리를 내니까 그게 불평인줄 착각해서, 그리고 바늘을 사정없이 집어 삼키니까 얌전하지 못하다는 뜻에서 그러는가 봅니다.
하지만 빠각거리는 소리는 우리 종족 의 공통된 습성의 비명이고 바늘 삼키는 버릇이야 얼마나 솔직한 행동입니까?